19~21일 코엑스에서 세미콘코리아 개최
네덜란드·日 기업 부스 혼잡…채용설명 진행
[뉴스포스트=최종원 기자] 전세계 500개의 반도체 기업이 2301개 부스를 꾸린 박람회 '세미콘 코리아 2025'가 코엑스에서 진행되고 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가 주최하며, 반도체 산업의 최신 기술과 시장 동향을 공유하고 기업 간 협력과 사업 기회를 제공하는 자리다.
주최 측은 "AI, 첨단 패키징, 지속 가능한 반도체 제조 기술 등 미래를 주도할 핵심 트렌드를 조명하며, 해당 기술들이 칩 디자인, 제조 공정, 글로벌 공급망의 변화를 어떻게 이끌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 비중은 20.8%로 최대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출품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관세율은) 25% 이상이 될 것이고 1년이 지나면 더 높아질 것이다"고 발언하며 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실내 혼잡 유의"…세정·TC 본더 장비 소개
그럼에도 전시 둘째 날인 20일 세미콘 코리아 현장은 인산인해였다. "실내가 많이 혼잡하오니 안전에 유의해달라"는 방송이 나올 정도였다. QR로 이미 사전예약을 했지만 비표를 필수적으로 수령해야 하는데 비표를 받기 위한 대기줄까지 존재했다. 에스컬레이터도 전부 두줄로 서서 이용했다.
방문객 중 상당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직원들이었다. 반도체 제조 역량을 좌지우지하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과 협력을 모색하고, 시장 동향 확인 차원에서도 이들 기업이 참여를 권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한 삼성전자 직원은 "방문한 사람들은 대부분 회사에 미리 신청한 뒤 통과된 이들"이라고 밝혔다.
1층 A3 입구로 들어가자 삼성전자 산하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장비 전문 기업인 '세메스' 부스가 있었다. 세메스는 웨이퍼의 잔류물을 씻어내는 세정 공정의 장비 기업이다. 자사 세정 장비가 모니터에 소개돼 있었고, 해외에서 온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이 세메스 담당자들과 사업 미팅을 하고 있었다.
최근 JP모건이 AI 칩·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확대로 혜택을 받을 기업으로 선정한 한미반도체도 부스를 꾸렸다. 장비를 따로 시연하진 않았지만 HBM 생산용 장비 'TC 본더 1.0' 그리핀과 드래곤을 전시했다. TSV 공법으로 불량을 탐지하는 'HBM 6 사이드 인스펙션'도 선보였다. 부스 관계자는 "미국 마이크론에도 공급이 이뤄진 주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ASML 인산인해…EUV·증착·후공정 장비 전시
3층에는 다양한 외국계 반도체 기업들이 전시를 하고 있었다. 눈길을 끈 곳은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 기업 'ASML' 부스였다. 반도체 초미세 공정에서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에 가까운 형태로 공급하는 기업인 만큼, 로비와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수많은 관계자들이 부스를 찾았다.
ASML 부스에는 대학원생, 취업준비생들도 많이 방문해 부스 관계자의 기술 설명을 듣고 있었다. 관계자는 n나노 대량 생산에 사용되는 EUV 리소그래피 장비 'NXE 3400' 시리즈를 설명하고 있었다. 부스에는 그보다 범위가 큰 100~300nm의 딥 자외선(DUV) 장비 'NXT:2150i'에 대한 정보도 전시돼 있었다.
같은 네덜란드 기업인 'ASM'도 부스를 꾸렸다. ASM 측은 자사를 "박막 증착용 웨이퍼 가공 장비를 주축으로, 원자층 증착(ALD) 기술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웨이퍼에 매우 얇은 박막을 씌우는 증착 공정에서 절반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가졌고, 2023년에 동탄 제조혁신센터 확장을 위한 1억 달러 규모의 투자도 발표한 바 있다.
싱가포르 기업도 참여했다. 후공정 장비를 생산하는 'ASMPT'는 칩을 패키지 기판에 다이 본딩하는 공정 장비 'SIPLACE CA2'를 전시하고 있었다. X-Power 열음파 접합 기술과 ECP 루핑 강화 기능을 갖춘 'AERO PRO'도 소개했다. 후공정 분야가 취약하다고 평가받는 국내 반도체 업계와 협력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히타치·TEL 등 日 부스 활기…채용설명회 진행
도쿄일렉트론(TEL), 히타치, 호리바, 니콘, 미쓰비시, 올림푸스, 후지필름, 스크린홀딩스등 '소부장 강자' 일본 기업도 부스를 준비했다. 일본 정부 차원에서 세금을 깎아주며 공장 준공을 장려한 결과로 마이크론이 히로시마, TSMC는 구마모토현에 공장을 짓는 등 결과를 내고 있다.
TEL과 히타치에는 수많은 업계 관계자들이 부스를 방문해 북새통을 이뤘다. 호리바는 분광기 'EV 2.0'과 질량 분석기 'QL-SG02'를 전시했다. ASML이 독점한 노광장비 시장에서 사업을 이어오고 있는 니콘도 웨이퍼 검사 장비를 선보였다. 과거 수출규제 대상이었던 폴리이미드를 생산하는 미쓰비시 화학은 폴리이미드 '듀라트론 D7000'를 내놓았다.
일본 기업들은 이날 한국 인재들을 찾기 위한 채용설명도 아끼지 않았다. 도쿄거래소에 상장된 스크린홀딩스는 10:30~16:30까지 채용설명을 4차례에 걸쳐 진행했다. 히타치하이테크코리아의 경우 접수가 마감돼 바깥에 서서 채용설명을 듣는 경우도 있었다.
주최 측은 "반도체 산업으로 진로를 희망하는 대학생을 위한 멘토링과 산업 내 다양성 증진을 위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며 "미국, 베트남 등의 국가에서 투자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인베스트먼트 포럼과 네덜란드와 R&D 협력을 논의할 수 있는 컨퍼런스도 개최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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