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수원컨벤션센터서 주총 개최
스마트폰·전장·로봇·TV 등 혁신기술 전시
주주대화 호평 의견 속 '주가 답보' 비판도

(사진=뉴스포스트 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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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포스트=최종원 기자] 19일 오전 8시 제56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가 열리는, 경기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수원컨벤션센터. 주총 시작까지 1시간이 남았지만, 입장을 위한 대기줄이 형성돼 있었다. 부진한 주가 부양책을 듣기 위한 주주들의 뜨거운 관심이 반영된 듯 했다.

삼성전자는 DS(반도체) 부문의 업황 회복에 힘입어 작년 연간 영업이익 32.7조원으로 전년 대비 5배 이상 올랐다. 하지만 주력인 메모리 재고 조정 등 업황 악화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가동률 하락에 더해 DX 부문(TV·스마트폰 등)은 경쟁사 대비 품질이 걸맞지 않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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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이같은 비판을 회피하지 않고 회사만의 '초격차' 기술력으로 다시 도약하겠다고 이날 밝히는 듯 했다. 주총장 입장하기 전 삼성전자의 제품 전시와 사업 전략을 소개하는 공간을 마련했고, 안내 직원들은 주주들에게 관련 내용을 친절히 설명했다.


S25·스마트싱스·볼리 등 AI 생태계 전시


(사진=뉴스포스트 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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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 비표를 받고 3층으로 올라가니 삼성전자의 제품별 부스들이 마련돼 있었다. 먼저 눈길을 끈 곳은 지난 1월 출시된 '갤럭시 S25 시리즈' 전시 공간이었다. 전작이 AI 기능 탑재였다면 이번 시리즈는 완성된 AI 아키텍처(구조)를 갖춘 제품이다. 갤럭시에 특화된 스냅드래곤8 전량 탑재와 실감나는 게이밍 경험을 강조했다. 강력한 프로세서로 최적화된 포토 어시스턴트 기능을 체험할 수도 있었다.

(사진=뉴스포스트 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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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부스에선 삼성전자의 AI 생태계 '스마트싱스'를 설명했다. 1억7000만개의 기기와 9600만개의 TV, 2400만개의 가전제품, 전 세계 3억8000만명 이상이 연결되는 이 생태계는 별도 장치 없이 기기를 연결·제어가 가능하다. 스마트싱스가 적용된 비스포크 가전도 전시됐다.

(사진=뉴스포스트 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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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더욱 고도화된 개인용 AI 로봇 '볼리'도 있었다. '집사' 역할을 자처해 일정 관리, 가전 제어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어린이, 노인, 반려동물의 도우미 역할을 수행하면서 건강 상태를 확인해 위급 상황에도 대처가 가능하다는 후문이다. 음악을 틀어주고 업무를 도와주는 등 비서 역할도 수행한다.


마이크로LED·하만·로봇 등 미래 먹거리 소개


(사진=뉴스포스트 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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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도 소개됐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세계 최초로 공개한 투명마이크로 LED는 특유의 높은 투과율과 선명도에 베젤이 없어 스크린을 여러 개 붙여 크기를 키울 수 있다. 부스 관계자는 "마이크로 LED는 세계 최고 밝기와 TGV 기술로 균일한 화질을 구현했고, 전력 소비량도 30% 절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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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억달러(현재 환율로 약 11조원)를 투입해 인수했던 하만의 전장(자동차 전기장치) 경험도 전시했다. 레디비전·디스플레이·오디오에 대한 설명이 나와있었고, 삼성전자 QLED 디스플레이를 자동차 윈드쉴드에 투영한 비전 제품은 마치 AR(증강현실)처럼 느껴졌다. 차량용 디스플레이에도 NEO QLED 기술을 적용했다.

(사진=뉴스포스트 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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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최대 주주 지위를 확보한 레인보우로보틱스(삼성전자 지분 35%)의 사족보행 로봇 'RBQ SERIES'는 행사장을 돌아다니며 관람객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레인보우로보틱스 자체 기술로 개발한 이 로봇은 감시, 정찰, 수색 임무 수행에 최적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주대화 호평 속 '재도약 기원·10만 전자' 등 의견


(사진=뉴스포스트 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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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들은 또 공간에 마련된 핸드폰과 태블릿을 활용해 의견을 작성하고 있었다. '글로벌 1위 삼성전자 재도약 기원' '삼성 날아오르라' '10만전자 가자' '세계 1등회사 되어달라'와 같은 주주들의 의견이 담긴 화면이 송출됐다. 지적과 비판보다는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로 삼성전자의 미래를 응원했다.

해당 부스들을 모두 돌아보고 나면 주총장 입장이 가능한 메인 게이트가 나왔다. 수십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주주들을 모두 확인하고, 배정된 자리로 안내했다. 직원들은 딱딱하고 경직된 분위기보다는 웃는 얼굴과 친절한 안내 멘트로 주주들을 맞이했다. 

(사진=뉴스포스트 최종원 기자)
(사진=뉴스포스트 최종원 기자)

실제로 이날 주총에 대한 주주의 호평도 나왔다. 주총장에서 한 주주는 Q&A 세션에서 "3년 전에 온 주총과 비교했을 때 분위기가 많이 변화한 것 같다. 안건 별로 심의하고 투표해서 시간이 오래걸렸는데, 안건을 통합해서 일괄적으로 심의하고 투표하니 시간이 줄어들었다"며 "주주들의 대화를 만든 것도 좋다"고 평가했다.  


"주가 왜 이리 낮나" 비판에 배당 확대·자사주 매입 소개


삼성전자 제56기 주주총회가 진행 중인 모습.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제56기 주주총회가 진행 중인 모습. (사진=삼성전자)

동시에 답보 상태에 있는 주가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한 주주는 "주주가치를 최우선으로 한다는데 주가는 5만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하이닉스 등 경쟁자에 비해 왜 이렇게 주주가치가 낮은지 설명해달라"고 질문했다. 또 다른 주주는 "반도체는 설비투자 금액이 막대한데 그 결과가 하루 빨리 도출되서 주가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주가가 주주님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을 사과드린다"며 "대내외 환경이 어렵지만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이 의장 인사말을 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이 의장 인사말을 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한 부회장은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시행했고, 2 3차 매입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사용할 것을 약속드린다"며 "주가 회복에 도움되도록 인원들의 책임 경영을 강화했고 성과급에 대해 주식보상제도를 처음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근원적인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견조한 실적을 달성해 주가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삼성전자는 주주가치 제고를 경영 최우선으로 두고 지난해 1월에 발표한 3년에 걸쳐 9조8000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하는 방침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한 부회장은 또 "회사의 가치가 저평가됐다는 우려를 고려해 지난해 11월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해 1차로 3조원을 소각했다"며 "2차로 진행하는 3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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