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개사, 7만5000여명 바이어 참석하는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코엑스에서 개막
각국 제품 전시와 기술 세미나, 잡페어 등 진행
[뉴스포스트=최종원 기자] 국내외 2차 전지(배터리) 산업의 미래를 조망하는 '인터배터리 2025' 전시회가 서울 코엑스에서 지난 5일 개막했다. 전시회에는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배터리3사와 글로벌 배터리 기업 등 총 500개사가 참여한다.
주최 측인 한국배터리산업협회가 추산한 올해 사전등록인원은 약 5만명으로, 지난해(약 4만3000명)보다 17% 가량 증가하는 등 캐즘(수요 정체) 우려에도 뜨거운 열기를 자아냈다. 특히 중국, 영국, 네덜란드, 캐나다 등 다양한 국가의 참관객들과 기업이 참여해 열기를 더했다.
PDK·LG화학·롯데머티리얼즈 등 소부장 제품 전시
이날 전시 공간 1층에는 3사에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을 공급하는 국내 기업들이 부스를 꾸렸다. 기업 PDK는 배터리 압력시험기와 계측기를 전시했다. PDK 관계자는 "배터리에 가해지는 힘을 감지하는 센서가 단락과 벤트, 얼마만큼의 압력을 받는지 측정 가능하다"고 전했다.
LG화학은 이날 부스에서 건식전극용 소재에 대해 설명했다. 용매를 건조하는 방식을 생략해 에너지 소모가 적은 건식 전극 공정은 LG엔솔이 주목하는 미래 기술로 꼽힌다. 회사는 R&D를 통해 강성(stiffness)을 개선하고 도전재 특성을 확보했다. 리튬이온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 양극과 음극 사이 리튬이온 이동을 도와주는 장수명용 분리막도 전시했다.
옆 부스는 롯데케미칼, 롯데머티리얼즈, 롯데인프라셀였다. 머티리얼즈는 AI 가속기에 탑재할 수 있는 구리 소재의 동박을 전시했다. 전기차 캐즘으로 인해 엔비디아 등 AI 가속기 기업에도 동박을 공급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롯데인프라셀도 리튬이온 배터리용 전해 동박을 선보였다. 전해액 유기용매, 분리막 소재, 배터리 모듈&외장소재 등 롯데그룹 차원의 소부장 공급 전략도 공유됐다.
BYD·EVE 등 中 기업들도 배터리 기술 전시
지난해 기준 글로벌 65%를 점유하고 있는 중국 배터리 기업들도 전시회에 참여했다. 작년 테슬라와 ESS(에너지저장장치) 공급 계약을 체결한 EVE에너지는 부스에서 G16 등 NCM(삼원계)과 C33 등 LFP(리튬인산철)을 선보였다. 배터리 시장에서 LFP의 점유율이 늘어나고 있는데, 95%를 중국 업체들이 공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1월 한국에 상륙한 전기차·배터리 기업 BYD도 부스를 꾸렸다. BYD도 LFP인 46120p 배터리를 전시했다. 높은 안정성, 긴 사이클 수명, 고출력으로 전기 이륜차와 삼륜차에 고성능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스 관계자는 "리튬 이온 배터리에서 30년의 경험으로 선도 글로벌 업체와 협력하고 있고,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英·네덜란드·캐나다·스위스 기업도 지원 하에 참여
영국은 주한영국대사관이 직접 전시를 지원하며 배터리 3사에 소부장을 공급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자처했다. 주한영국대사관 산업통상부(DBT), MIRA, IDTechEX, ABERLINK, 등 기업이 영국관에 참여했다.
네덜란드 기업들은 이날 배터리 기술 세미나를 열어 전략 발표를 진행했다. 마지막 발표를 맡은 배터리 안전 기업 'DSPA' 측은 "자사는 화재를 연소하는 솔루션 업체로 기존 장치 대비 협소한 공간에서도 연소가 가능하다"며 "미국 환경보호국의 SNAP에 등재돼 인체에 무해하고, 지구 온난화지수가 0인 친환경 솔루션"이라고 설명했다.
캐나다는 온타리오 주정부 주재로 국내 배터리 기업과 협력을 모색했고, 스위스에선 WAB AG사의 나노 분산기 공급을 맡는 다이노밀이 참여했다. 독일에선 플라즈마 전처리 장비 기업인 '플라스마트리트', 국내에선 창원·부산 등의 지자체가 배터리 재사용 업체들을 소개했다.
"우리 회사 인재상은"…배터리 잡페어 진행
취업을 희망하는 대학(원)생들을 위한 '배터리 잡페어'도 진행됐다. 3사를 포함한 20개 기업이 참여해 배터리 인력 채용 행사를 진행하며, 구직자와 기업 간 직접적인 정보 교류 기회를 제공해 배터리 기업의 우수 인재 확보에 기여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날은 삼성SDI, L&F, 온테스트 순으로 기업설명회를 진행했다. 중앙에는 구직 희망자와 현직자 간 미팅이 가능한 미팅 룸을 마련했다. 각 기업들은 현직자 1:1 멘토링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가령 SK온은 '커리어토크'를 통해 구직자가 미리 상담카드를 작성한 뒤, 순서에 따라 현직자가 상담카드를 중심으로 도움되는 정보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전시회를 주최한 배터리산업협회 측도 멘토링을 진행했다. 멘토링 관계자는 구직 희망자에게 "자기소개서 첨삭을 받아본 적이 있냐"고 질문했고 희망자는 "스터디를 하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벨기에에 본사를 둔 외국계 기업 한국유미코아는 멘토링에서 "생산관리 매니저 분이 기계공학과 출신인데도 잘 적응 중"이라며 관련 전공 구직자를 북돋아주기도 했다.
주최 측은 "이번 전시회가 국내외 배터리 산업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최신 기술과 동향을 공유하고, 미래 전략을 모색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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