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업황 악화와 전기차 캐즘 속
전지소재 공급 다변화로 매출 상승 목표
"2028년 이후 전지소재 매출 비중 30%"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와 중국의 에틸렌 공급과잉 등 영향으로 실적이 꺾인 석유화학사들이 올해 도약 의지를 다지고 있다. 대(對)중국 고관세 부과 반사이익, 현지 생산, 탈(脫) 석유화학, 자산 매각 등 전략을 추진하는 가운데 기업별 대응 방안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뉴스포스트=최종원 기자] LG화학이 양극재·분리막 등 배터리 소재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키우고 있다. 석유화학 부문의 수익성이 지속 악화되는 만큼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수익 구조를 개선한다는 복안이다.
동시에 나이스신용평가사가 올해 초 LG화학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한 만큼 회사채 시장에서 신뢰를 쌓아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내부거래에 의존하는 양극재 사업의 공급망을 외부 고객사로 다변화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전지소재…美 공급망 확대
15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3대 신성장동력(전지 소재·친환경 소재·글로벌 혁신 신약)의 2030년 매출 목표를 40조원으로, 전지소재 매출 목표는 30조원으로 제시했다. 전지소재는 신성장동력 매출의 75%를 차지하는 핵심 사업인 셈이다.
회사는 양극재·분리막·기타 전지소재를 고객사에 공급하고 있고, 동시에 자동차·E&E·IT 소재 사업을 묶어 첨단소재 부문으로 분류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LG화학 전체 매출(48.9조원)에서 첨단소재의 비중은 5.3%(2.6조원)로, 석유화학(18.6조원)과 비교할 시 아직 성장이 필요한 사업이다.
영업이익으로 비교하면 상황은 나쁘지 않다. 석유화학에선 지난해 135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반면, 첨단소재는 5102억원의 흑자를 냈기 때문이다. LG화학은 사업보고서에서 "석유화학 시황 악화 및 전기차 캐즘 우려에도 전지소재는 북미 고객 중심으로 양극재 출하가 큰 폭으로 확대됐다"고 전했다.
이어 "전지소재 사업은 성장성이 큰 북미고객 중심으로 출하 확대가 예상되며, 생산 및 SCM 운영 최적화와 함께 신제품 개발 가속화로 고객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가 언급한 북미 고객사는 GM, 토요타, 스텔란티스 등 완성차 업체다.
LG화학은 이들 고객사에 공급할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용 하이니켈 NCMA 양극재를 내년 완공될 미국 테네시 공장에서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높은 내부거래 비중·CAPEX 폭증…석화 불확실성 지속
고객 다변화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높은 내부거래 매출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LG화학의 종속회사, LG 계열회사, 관계기업 간 내부거래 매출은 약 6조원이다. 이는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별도 매출(23.3조)의 25%에 달한다.
전체 매출에서 LG엔솔이 차지하는 비중도 55%에 달할 정도로 엔솔에 대한 의존도도 높은 편이다.
LG화학은 엔솔 지분 81.84%를 보유한 만큼 배당수익을 통해 영업 현금 흐름(OCF)을 개선할 수 있다. 하지만 LG엔솔은 2022년 물적분할된 이후 배당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CATL·BYD 등 중국 업체에 맞서 대규모 투자를 지속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LG화학의 설비투자(CAPEX)는 ▲2022년 9.2조원 ▲2023년 14.3조원 ▲2024년 15.3조원으로 크게 올랐다. 하지만 엔솔이 집행하는 CAPEX는 ▲2022년 6.3조원 ▲2023년 10.9조원 ▲2024년 13조원으로 더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LG화학이 자체적으로 투입할 수 있는 CAPEX 규모는 되려 줄고 있다.
현금흐름 확보를 위해선 석유화학 업종 회복이나 엔솔의 실적 개선을 통한 배당금 수익이 필요하다. 하지만 석유화학은 중국의 공급과잉으로 인한 저가 경쟁으로 수익성 회복이 요원한 상황이다. 엔솔 또한 중국 업체와의 점유율 격차가 벌어지는 데다 캐즘 불확실성이 지속돼 올해 전망이 어두운 편이다.
"토요타 등 고객사 공급 늘려 매출 비중 30%로 확대"
차선책은 양극재, 분리막 등 전지소재의 판매 다변화가 있다. LG엔솔에 치중된 공급 구조를 GM, 토요타, 스텔란티스 등 다양한 고객사로 넓히는 것이다. 특히 테네시 공장 외에도 중국 니켈·코발트 생산업체 화유코발트와 합작한 LG-HY BCM 구미 공장에서 양극재 생산능력을 확충하는 등 공급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LG화학은 점진적으로 외부 고객사에 전지소재 공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LG화학 관계자는 "내년부터 토요타 등 고객사로 본격적인 외판 물량 확대가 예상된다"며 "2028년 이후에는 전체 매출의 30% 이상으로 전지소재 비중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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