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은 연간 적자, 올해 2분기는 흑자 전망
석유화학 불황 계속되지만 태양광은 반등
中 고관세·세액공제 지속으로 수익성 개선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와 중국의 에틸렌 공급과잉 등 영향으로 실적이 꺾인 석유화학사들이 올해 도약 의지를 다지고 있다. 대(對)중국 고관세 부과 반사이익, 미 현지 생산, 탈(脫) 석유화학, 자산 매각 등 전략을 추진하는 가운데 기업별 대응 방안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뉴스포스트=최종원 기자] 한화그룹이 방산·조선·해양·에너지 등 종합 솔루션 기업 전환을 꾀하는 가운데, 주요 계열사인 한화솔루션의 실적이 개선될지 관심이다. 회사의 주력인 태양광·석유화학 사업에서 중국의 공급과잉 타격을 받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화석연료 지원에 따른 재생에너지 보조금 축소 우려에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
회사는 그럼에도 미국 내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성장세에 주목하며, 중국 관세 부과에 따른 반사이익도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총수일가 핵심'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 불황 지속
한화솔루션은 2019년 한화케미칼이 자회사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와 합병해 설립된 에너지 부문 중간지주사로 큐셀(태양광)·케미칼(석유화학)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주)한화는 방산·조선해양 중간지주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33.9%)를 거느리고 있는데, 지분율 자체는 한화솔루션(36.3%)이 높아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총수 일가의 핵심 회사로 꼽힌다.
한화솔루션은 출범 이후 2020년부터 줄곧 연간 흑자를 냈지만, 지난해 영업손실 300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기록했다. 태양광·석유화학 사업이 불황의 직격탄을 맞으면서다. 양 사업 모두 중국의 공급과잉과 글로벌 수요 감소 등 업황이 악화됐다.
석유화학 부문은 중국이 글로벌 에틸렌 생산능력 1위로 부상한 이후 공급과잉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석유화학 제품을 만드는 에틸렌의 올해 글로벌 생산능력은 231MT인 반면, 예상 수요는 195MT에 불과하다.
석유화학제품은 내수 수요를 충당한 뒤 40%를 수출하는데, 수출물량 40%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에서는 저가 경쟁으로 밀려나는 추세다. 삼일경영연구원은 "국내 석유화학 산업은 중국의 경제 성장과 근접 국가 이점으로 동반 성장해왔으나, 중국의 완전 자급으로 설 자리를 잃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중국 관세에 따른 미국 수출 반사이익을 기대하기도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미국에 수출하는 물량이 많지 않다"며 "동북아시아와 북미 시장이 나눠져 있고 서로가 간섭을 덜 받는 구조라 관세 반사이익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위기? 기회? 美 세액공제·中 관세 이슈에 촉각
핵심인 태양광 부문은 어떨까. 지난해 신재생에너지 부문에서 영업손실 2575억원을 기록했고, 올 1분기도 적자(610억원)가 예상된다. 다만 2분기부터는 태양광 부문에서 다시 흑자를 거둘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안주원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2분기부터는 미국 내 태양광 모듈 가격 반등을 통해 다시 흑자를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태양광 모듈가격 인상에 더해 IRA(인플레이션감축법)의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금액이 2000억원 이상에 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태양광은 IRA의 수혜를 받은 대표 업종 중 하나다. 미 현지에서 태양광 제품을 생산하면 세액공제를 포함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 한화큐셀은 조지아 주에 구축 중인 '솔라 허브'를 통해 연간 1조원 이상의 세금 감면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기후변화를 사기로 규정하며 화석연료 산업 재건과 AMPC 폐지를 내걸고 있어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추세다.
그럼에도 AMPC를 대통령 의지만으로 폐지하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조원경 울산과학기술원 교수는 "IRA는 법이기 때문에 행정부 임의로 없애는 게 불가능하다"며 "공화당인 하원 의장마저 IRA에 망치가 아닌 메스를 사용할 것이라고 밝히며 다른 결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도 "트럼프 행정부가 태양광에 호의적이진 않지만 산업 자체를 금지하진 않고 있고,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신재생에너지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행정부 차원에서 지원하진 않더라도 고성장하는 산업이라는 건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중국 고관세 부과에 따른 반사이익도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이 태양광 생산을 가장 많이 하며 저가로 수출하고 있는데 가장 큰 미국 시장에 고관세가 붙으면 타격을 받게 된다"며 "한화솔루션은 북미 현지 공장이 있어 관세 장벽이 높아져도 중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앞서갈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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