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개사, 7만5000여명 바이어 참석하는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코엑스에서 개막
배터리3사, '위기' 대신 '혁신' 단어 대거 사용

'인터배터리 2025' 전시회 현장. (사진=뉴스포스트 최종원 기자)
'인터배터리 2025' 전시회 현장. (사진=뉴스포스트 최종원 기자)

[뉴스포스트=최종원 기자] 국내외 2차 전지(배터리) 산업의 미래를 조망하는 '인터배터리 2025' 전시회가 서울 코엑스에서 지난 5일 개막했다. 전시회에는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배터리3사와 글로벌 배터리 대기업들을 포함한 500개사가 참가한다. 

전기차 캐즘(수요 정체)과 중국의 공급과잉 등 영향으로 배터리 업계는 위기 국면에 봉착했다. LG엔솔은 작년 4분기 225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같은 기간 삼성SDI의 배터리 부문도 영업손실 2683억원을 기록했다. SK온도 지난해 연결기준 1조86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도 반등이 어려울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제기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세계 모든 배터리 소재에 관세 부과와 IRA(인플레이션감축법)에 따른 세액공제(AMPC)의 축소를 시사했다. 하지만 현장은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3사는 '위기'라는 단어보다는 '혁신'과 '협력'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장기적으로 배터리 산업은 고성장이 기대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듯 했다.


'최대 규모 부스' LG엔솔, 46·셀투팩·미드니켈 등 전시 


LG에너지솔루션 부스. (사진=뉴스포스트 최종원 기자)
LG에너지솔루션 부스. (사진=뉴스포스트 최종원 기자)

이날 전시 공간 3층에 위치한 배터리 3사의 부스는 관람객들로 꽉차 있었다. LG엔솔은 참가업체 중 최대 규모인 총 540m2(60개 부스) 규모로 운영했다. LG엔솔은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46 시리즈'를 공개해 기존 2170 셀 대비 최소 5배 이상의 에너지와 모듈 내 필요한 셀의 수를 줄였다.

LG에너지솔루션 부스. (사진=뉴스포스트 최종원 기자)
LG에너지솔루션 부스. (사진=뉴스포스트 최종원 기자)

2세대 전기스쿠터 배터리팩도 선보였다. 부스 관계자는 "기존 대비 용량이 20% 크고, 아직 양산된 2세대 스쿠터는 없지만 양산에 맞춰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높은 에너지 밀도, 경제성, 안전성이 향상된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에 대한 설명도 있었다. 리튬인산철배터리(LFP)에 셀투팩(CTP) 기술을 적용한 제품도 전시했다. 중간 단계인 모듈을 생략해 셀을 더 채워넣어 에너지 밀도와 용량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LG에너지솔루션 부스에서 전시되고 있는 포르쉐 타이칸. (사진=뉴스포스트 최종원 기자)
LG에너지솔루션 부스에서 전시되고 있는 포르쉐 타이칸. (사진=뉴스포스트 최종원 기자)

또 LG엔솔의 배터리가 탑재된 포르쉐 타이칸 터보 모델과 앱테라 모터스의 태양광 3륜 차량이 전시돼 관람객들을 끌어모았다. 앱태라 차량에는 LG엔솔의 2170 배터리가 탑재돼 주행거리 643km, 태양광만으로 하루 64km 주행이 가능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삼성SDI, 현대차·삼성전자 협력 및 각형 배터리 전시


현대차그룹의 서비스로봇 '달이(DAL-e)'가 삼성SDI 부스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최종원 기자)
현대차그룹의 서비스로봇 '달이(DAL-e)'가 삼성SDI 부스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최종원 기자)

바로 옆에 위치한 삼성SDI 부스에선 현대차그룹의 서비스로봇 '달이(DAL-e)'가 관람객들을 맞이했다. 전시 부스 다른쪽에서는 현대차의 자율주행셔틀 '로이(ROii)'를 전시했다. 해당 셔틀에는 삼성SDI의 'A2Z 21700' 배터리를 탑재해 최고 속도 40km/h, 주행가능거리는 200km였다. 셔틀 안은 마치 삼성역에서 코엑스까지 자율주행이 이뤄지는 것처럼 시뮬레이션되고 있었다.

삼성SDI의 'A2Z 21700' 배터리가 탑재된 자율주행 셔틀 내부 모습. (사진=뉴스포스트 최종원 기자)
삼성SDI의 'A2Z 21700' 배터리가 탑재된 자율주행 셔틀 내부 모습. (사진=뉴스포스트 최종원 기자)

모회사 삼성전자의 웨어러블 기기에 최적화된 코인셀도 선보였다. 자전거, 스쿠터에 탑재되는 소형 배터리팩과 다양한 제품 요건에 맞춘 파우치 배터리도 전시돼 있었다. 정전에도 전기 공급이 가능한 UPS(무정전 전원장치)용 배터리 솔루션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삼성SDI 발표 현장. (사진=뉴스포스트 최종원 기자)
삼성SDI 발표 현장. (사진=뉴스포스트 최종원 기자)

이날 오후 3시에는 삼성SDI의 주력인 '각형 배터리'에 대한 발표도 이뤄졌다. 발표자는 "멸균, 안전한 보관이 가능한 통조림의 원리를 배터리에 적용한 각형은 알루미늄 금속 소재를 채택했고 이슈 발생 시 가스를 빠르게 유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재료 수급도 어렵고 공정 난이도도 높았지만 지금은 안전한 배터리를 구현해 각형 프런티어(선구자) 기업으로 거듭났다"고 밝혔다.


SK온, 하이네켈·복합계·황화물계 배터리 설명


SK온 부스에 전시된 배터리. (사진=뉴스포스트 최종원 기자)
SK온 부스에 전시된 배터리. (사진=뉴스포스트 최종원 기자)

SK온도 부스에서 페라리 SF90, 제네시스 GV70, 벤츠 EQA·EQB, 포드 F-150에 탑재되는 각각 P260B, E556, E623, E805 배터리를 전시했다. 하이네켈 배터리에 실리콘 소재를 호합해 에너지 밀도와 출력을 향상시키고, 고용량의 장폭 배터리로 적은 수의 셀로 높은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후문이다.

SK온 부스에 전시된 배터리. (사진=뉴스포스트 최종원 기자)
SK온 부스에 전시된 배터리. (사진=뉴스포스트 최종원 기자)

특히 부스 내 캠핑존을 마련해 '마음의 여유와 충전'이라는 주제로 모빌리티를 혁신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배터리 전압·전류·온도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위험 요소를 감지하는 차세대 무선 BMS(배터리 관리 시스템)도 선보였다.

SK온 부스의 차세대 배터리 설명. (사진=뉴스포스트 최종원 기자)
SK온 부스의 차세대 배터리 설명. (사진=뉴스포스트 최종원 기자)

미래 먹거리인 고분자-산화물 복합계 배터리와 황화물계 배터리에 대한 설명도 있었다. 회사는 산화물, 고분자 전해질의 장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독자적인 복합계 배터리 시스템을 바탕으로 화재 완전성이 향상된 하이니켈 배터리를 개발 중에 있다는 후문이다. 부스 관계자는 "황화물계 배터리도 미래 먹거리로 삼아 계속 팔로우업(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코프로, 포스코퓨처엠…엘엔에프는 현직자 설명도


에코프로 부스. (사진=뉴스포스트 최종원 기자)
에코프로 부스. (사진=뉴스포스트 최종원 기자)

3사 외에도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L&F(엘엔에프) 등 기업이 배터리에 탑재되는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 등 4대 소재를 선보였다.

배터리 양극재 생산 기업인 엘엔에프 부스에선 현직자가 직접 관람객들에게 자사 제품을 설명하고 있었다. 이날 설명을 맡은 이진호 엘엔에프 사업운영팀 책임은 "4대 소재에서 양극화 물질을 주로 만들고 있는데, 자회사인 JH케미칼이 전구체를 생산해 이를 공급받아 양극화 물질을 만들고 있다"고 운을 띄웠다.

이진호 엘엔에프 사업운영팀 책임이 전구체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사진=뉴스포스트 최종원 기자)
이진호 엘엔에프 사업운영팀 책임이 전구체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사진=뉴스포스트 최종원 기자)

LS그룹과 협력을 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이 책임은 "전구체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협력 기업인 LS와 직접 전구체를 양산 준비 중"이라며 "내년 1분기 본격 양산이 이뤄지면 일단 엘엔에프에서 직접 수요를 충당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니켈, 구리 등 자원 무기화를 막기 위한 국산화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 책임은 "엘엔에프가 국산화에 도움을 줄 수 있고, 내년 1분기에 전구체 2만톤을 직접 양산할 계획"이라며 "하반기 재투자해서 4만톤까지 늘리고, 202년에는 12만톤의 전구체를 생산하겠다"고 전했다.

12만톤의 전구체는 양극체 12만톤을 생산할 수 있고, 이는 전기차 용량에 따라 다르지만 최대 20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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