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부문 영업이익 3조원대 전후 추정
감가상각비·차입금 늘어나는 추세에
인센티브·재고손실 등 일회성 비용 부담
4분기 비용 털고 올해 공정전환 주력
[뉴스포스트=최종원 기자]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흑자로 전환됐지만 감가상각비·인건비·재료비 등 재무 부담에 업황 하락 이전의 수익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AI 칩·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수요 부진에 투자 대비 수익을 건지지 못하면서다.
이에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일회성 비용을 털어내고 올해 본격적인 실적 개선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를 위해 1c D램과 9세대 낸드플래시 등 최선단 공정에서 성과를 내야 할 시점이기도 하다.
CAPEX·인건비 부담에 '어닝 쇼크' 가능성
25일 금융감독원 전자정보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 75조원, 영업이익 6.5조원의 실적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세부 실적은 밝히지 않았지만, DS부문의 영업이익은 3조원대 전후로 추정되고 있다.
삼성증권 이종욱 연구원은 "DS부문은 재고평가손실 환입 축소와 성과급 충당 등 일회성 비용에 따른 메모리 사업 이익감소와 파운드리 수요회복 지연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4조원에 미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파운드리의 경우 3나노 공정 수율 문제와 퀄컴, 미디어텍 등 대형 고객사 확보 난으로 가동률이 하락한 것으로 관측된다.
반도체는 산업 특성상 유·무형자산의 감가상각비가 높은 편이다. 최선단 공정을 위한 EUV(극자외선) 등 첨단 장비 구매, 토지 매입, 팹 건설 등 CAPEX(설비 투자) 지출 규모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작년 3분기 감가상각비는 10.3조원으로 분기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선 바 있다.
투자 현금흐름은 2022년 4분기 18.9조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10조원 초반대로 감소했지만, 작년 3분기 14.3조원으로 전 분기 대비 24% 늘었다. 차입금 규모도 같은 기간 16.9조원(전년 동기 9.1조원)으로 늘었고, 유동부채 또한 87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조원 가량 상승했다.
인건비도 상승 추세다. 삼성전자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인건비 지출은 2010년 13.5조원에서 2023년 38조원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 노사협의회 및 임금조정협의를 거쳐 평균 임금 인상률을 5.1%로 책정한 데다 DS 부문의 초과이익성과급이 연봉의 12~16%로 결정되면서 지출은 더욱 늘 전망이다. 환율 상승으로 원재료비도 오르는 추세다.
순이익 회복세…최선단 D램·낸드 성과 관건
일각에선 4분기에 인센티브·재고자산 등 일회성 비용을 다 털어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PC·스마트폰 등 메모리 수요부진 심화와 파운드리 가동률 하락에 따라 1차로 영업이익이 줄고, 성과급 지급과 협력회사 인센티브 등의 일회성 비용을 2차로 털어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파운드리 가동률 하락에 따른 재고손실 비용도 부담할 수 있다"고 전했다.
순이익은 다행히 업황 하락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삼성전자의 이자, 세금, 감가상각을 제외한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마진은 지난해 2분기 26%까지 상승해 2022년(26.2%) 수준까지 올라왔다.
순이익 확보를 위해선 최선단 공정에서의 성과가 관건이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HBM4(6세대 고대역폭메모리) 개발을 위해 1c D램 등 메모리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HBM은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린 메모리반도체인 만큼 D램 기술력을 높여 최근 제기되고 있는 위기론을 정면돌파한다는 방침이다.
낸드 부문은 기존 6세대(128단)에서 8, 9세대(230~290단) 제품으로 공정을 전환할 방침이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은 지난 10월 사과문을 통해 "기술의 근원적 경쟁력을 복원하겠다"며 "세상에 없는 새로운 기술, 완벽한 품질 경쟁력만이 삼성전자가 재도약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2025 산업 전망] 삼성·SK·현대차·LG, '기술' 강조하고 M&A 열어둬
- [톺아보기] '8인치 파운드리 위기' SK하이닉스, 리밸런싱 나설까
- [단독] 삼성전자 中 파견인원 늘릴 듯… "낸드 CAPA 확대"
- [톺아보기] 삼성전자, 中 'HBM 수출' 막힌다…"외교적 노력 절실"
- [톺아보기] 롯데케미칼, '공급과잉·보호무역·탄소국경세' 위기 떨쳐낼까?
- [톺아보기] 전기차 '캐즘' 공포에...LG전자, '전장 사업' 둔화 우려
- '반도체 위기론' 삼성전자, HBM4·2나노 절치부심할까 [톺아보기]
- [르포] 웨이퍼 세정·증착·EUV·후공정…발 디딜 틈 없는 반도체 박람회
- "삼성·하이닉스, 국내 업체 우선해야"...위기의 K-소부장 [반도체 열전]
- 삼성전자는 왜 위기에 빠졌나…경영진의 진단과 대응 전략은 [인터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