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S사업부 영업이익 3분기 기준 11억원 수준 그쳐
LG 관계자 "R&D 비용 증가·전기차 시장 정체 영향"
계열사도 적자 폭 확대·수주 잔고도 증가세 '주춤'
[뉴스포스트=최종원 기자] LG전자의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전장(자동차 전기장치) 사업'의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 LG전자의 전장 사업을 책임지는 VS사업본부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이 11억원에 그쳤기 때문이다.
회사는 연구개발(R&D) 비용 영향이라고 설명했지만, 전기차 '캐즘'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상황인 만큼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 3분기 매출액 22조 1764억 원, 영업이익 7519억 원의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20% 가량 감소했다.
영업이익 감소엔 VS사업본부의 부진이 영향을 끼쳤다. VS사업본부의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1349억 원에 달했으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11억원에 그쳤다. 매 분기 수백억원 흑자를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것이다.
VS사업본부는 2021년까지 누적 적자만 약 1조8000억원에 달하는 '아픈 손가락'이었다. 그러다가 2022년 2분기 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분기 첫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엔 연간 1334억원, 올해 상반기엔 그보다 많은 135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작년 2분기에 영업손실 612억원을 기록하긴 했지만 이는 2021년 발생한 GM '쉐보레 볼트 EV'의 리콜 과정에서 차량 부품 재료비 등 일회성 비용 1510억원을 2분기 실적에 반영했기 때문에 이 시기도 사실상 흑자로 볼 수 있다.
회사 측은 R&D 비용이 영향을 끼쳤다고 밝혔다. LG전자 측은 "영업이익은 수주물량 양산을 위한 선행투자 및 SDV 관련 기술 확보를 위한 R&D 비용 증가 등 영향에 줄었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시장이 정체되고 있는 사실도 언급했다. 김주용 LG전자 VS경영관리담당 상무는 지난 24일 진행한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전기차 시장이 정체됐고 일부 프로젝트는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며 "인포테인먼트는 60%, 전기차 부품은 25%, 차량용 램프는 15% 수준"이라고 밝혔다.
전기차 캐즘이 장기화될 경우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수 있다. 캐즘은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의 개발 이후 대중화되는 과정에서 수요가 후퇴하거나 정체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실제로 VS사업본부의 흑자 전환에는 전기차 시장 성장으로 높은 가격대의 자사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 있었다.
LG전자의 전장 사업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와 조명, 전기차 파워트레인 등 3대 분야가 핵심이다. 인포테인먼트는 주행 정보와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제공하는 시스템이고, 전기차 파워트레인은 동력을 발생시키고 전달해 전기차의 심장 역할을 담당한다.
파워트레인을 생산하는 계열사 LG마그나의 경우 올 상반기 순손실이 50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캐즘으로 인한 전기차 수요 둔화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LG마그나는 2021년 LG전자와 글로벌 자동차부품 업체 마그나가 합작해 설립한 회사다.
수주 잔고 증가세 또한 주춤하고 있다. LG전자에 따르면 VS사업본부의 수주 잔고는 지난달 말 기준 100조원 가량이다. 당초 LG전자는 지난해 연말 수주 잔고 100조원을 점쳤으나 예상보다 시기가 늦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말(90조원 중반 수준) 대비 증가량도 5~6조원대에 그쳐 증가세가 다소 꺾였다. 수주 잔고는 2021년 60조원, 2022년 말 80조원으로 1년에 20조원 이상씩 가파르게 성장해왔다.
올해 수주 전망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수치 없이 원론적인 언급에 그쳤다. 김 상무는 컨콜에서 "올해 수주 잔고는 전년 대비 증가하고 내년에도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LG전자는 2013년 VS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자동차 부품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의 하나로 육성해왔다. LG전자 측은 "2030년까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시대를 이끄는 글로벌 전장 부품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다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