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넥스알 흡수합병… "데이터 사업 역량 강화"
'AI 혁신 파트너' 내세워 데이터 인재 영입 전략
희망 퇴직 등 인력 효율화 추진…"신사업 강화"

김영섭 KT 대표이사가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개최한'M360 APAC'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KT)
김영섭 KT 대표이사가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개최한'M360 APAC'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KT)

[뉴스포스트=최종원 기자] KT가 데이터 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빅데이터 전문 손자회사 KT넥스알을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KT넥스알은 KT 그룹 내 IT 서비스 구축을 담당하는 자회사 KT DS가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KT DS는 구현모 전 KT 대표가 추진한 디지털플랫폼기업(디지코·DIGICO)' 전환의 핵심 계열사로 사내외 디지털 전환(DX)을 주도해왔다. 현 김영섭 KT 대표이사는 디지코 대신 '인공지능(AI)'에 혁신의 초점을 맞춘 만큼 전임 대표와 차별화에 나선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T는 지난달 24일 KT 광화문빌딩에서 열린 2024년 제11차 이사회에서 KT넥스알 지분취득 및 합병추진안을 가결시켰다.

합병 후 KT넥스알은 소멸되며, KT는 전체 직원의 고용을 승계한다. 합병 기일은 오는 12월 26일이다. KT넥스알은 2007년 설립된 빅데이터 계열사로, 빅데이터 플랫폼 개발 및 구축, 운영 등 관련 사업을 영위해왔다.

KT 측은 "합병 결정은 재무구조 안정화, 경영효율성 증대, 영업경쟁력 강화에 의한 시너지 극대화를 통한 주주가치 증대에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AI 경쟁 가열화에 따라 'AI 전문기업' 전환에 필요한 데이터 사업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김영섭(가운데) KT 대표, 오승필(왼쪽) KT 기술혁신부문장 부사장, 정우진(오른쪽) KT 컨설팅그룹장 전무가 10일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에서 열린 ‘AICT 사업전략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KT)
김영섭(가운데) KT 대표, 오승필(왼쪽) KT 기술혁신부문장 부사장, 정우진(오른쪽) KT 컨설팅그룹장 전무가 10일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에서 열린 'AICT 사업전략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KT)

지난해 9월 취임한 김영섭 KT 대표이사는 AI 기술을 통해 통신 회사라는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김 대표는 구 전 대표가 핵심적으로 추진하던 '디지코' 전환 대신 AICT 기업에 방점을 찍고 있다.

'AI 혁신 파트너'를 캐치프레이즈로 통신 역량에 AX(AI 트랜스포메이션) 역량을 더해 통신 회사를 넘어 AI 전문기업으로 거듭난다는 복안이다. 김 대표는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주총)에서 "KT가 가지고 있는 통신 기반에 정보기술(IT)과 AI를 더해 AICT 기업으로 빠르게 성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AI 기술 패권 확보를 위해 빅테크 기업들이 인재를 얻기 위해 회사를 인수하는 '애크하이어(acq-hire)'에 나서는 가운데, KT의 이번 합병 결정도 AI 경쟁력의 원천인 데이터 전문 인력을 끌어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인력 효율화를 통한 조직 내부의 혁신 의지도 내비친 상황이다.

김 대표는 지난 5월 애널리스트 대상 최고경영자 간담회에서 "AICT를 위해서는 필수 인력이 필요한데 자사는 50대 이상 직원이 60%대라 다른 차원에서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대화 중"이라고 밝혔다.

KT 광화문 사옥. [사진=뉴시스]

실제로 KT는 지난 17일 희망퇴직 시행을 통한 인력 재배치 계획을 노사 간 최종 합의했다. 자회사 전출·희망퇴직 등을 통해 상반기 기준 1만8617명인 직원 30% 가량을 감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KT 이사회는 지난 15일 선로 통신시설 설계와 고객전송 업무를 맡는 자회사 KT OSP와 국사 내 전원시설을 설계 및 유지보수하는 자회사 KT P&M을 설립해 직원을 본사에서 이동시키는 안을 의결한 바 있다.

KT 측은 "내년 1분기 'AX 전문기업'을 자회사로 설립해 출범시킬 것"이라며 "AX 전문기업은 AI·클라우드 분야 전문 인력으로 구성해 AX 혁신을 원하는 기업에게 컨설팅·아키텍처·디자인 등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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