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건·애경·아모레퍼시픽 3분기 실적 뜯어보니
높은 中 의존도 개선 필요...글로벌 다변화에 집중
[뉴스포스트=김민주 기자] 국내 화장품 '빅3'의 3분기 실적의 희비가 엇갈렸다. 해외 사업 결과에 따라 LG생활건강과 애경산업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보인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서구권 매출이 급증하는 성과를 거둬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24년 3분기 1조 681억원의 매출과 75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 영업이익은 160% 상승한 수치다.
주력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의 올 3분기 해외 전체 매출은 35.8% 성장한 4313억원을 기록했다. 북미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108% 증가한 1466억원을 기록했으며,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매출도 545억원을 기록하며 339% 증가했다. 중화권 매출은 976억원을 기록해 35% 감소했지만, 일본 등 기타 아시아 지역 매출은 52% 늘어난 1325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글로벌 리밸런싱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코스알엑스의 실적 편입 효과와 함께 설화수, 라네즈, 이니스프리 등 주요 브랜드가 다양한 지역에서 고객 접점을 확대하며 성장세를 이끌었다. 중화권의 경우 주요 이커머스 채널 거래 구조 변경 및 오프라인 매장 정예화로 전체 매출이 하락하고, 사업 구조 개선 작업으로 적자폭이 확대됐다.
LG생활건강은 올해 3분기 매출 1조 7136억원, 영업이익 106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 영업이익은 17.4% 감소했다.
화장품 사업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한 6506억원, 영업이익은 42.8% 증가한 114억원을 기록했다. 온라인, 헬스앤뷰티(H&B) 등 국내 주요 육성 채널에서는 성장을 지속했으나, 면세점 업황 둔화와 해외 사업 효율화 영향으로 전체 매출은 하락했다. 북미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5.9& 줄어든 1253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중국에서는 지난해 말 리브랜딩한 '더후' 브랜드를 중심으로 온라인에서 성장했다. 특히 일본에서는 색조 브랜드가 선전하며 해외 수익성 개선 효과가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애경산업의 3분기 매출액은 1653억원, 영업이익은 9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0%, 48.0% 감소했다.
화장품사업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5.2% 감소한 570억원, 영업이익은 53.2% 줄어든 39억원을 기록했다. 홈쇼핑 채널 운영 효율화를 비롯, 디지털 채널, 다이소 등 신성장 채널 공략 으로 국내 매출은 성장세를 보였으나 중국 수요 부진과 마케팅 투자 확대 영향으로 실적이 감소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3분기 국내 화장품 수출 규모는 전년동기 대비 19.3% 증가한 74억달러(약 10조원)였다. 이 가운데 미국 수출액은 14억3000만달러로 38.6%의 성장률을 보인 반면, 중국은 20억2000만달러로 9.1%의 감소세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글로벌시장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이를 대체할 해외시장 공략 전략에 회사의 명운이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뷰티 3사는 글로벌 다변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아모레퍼시픽은 '글로벌 리밸런싱'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성장 잠재력이 큰 미국, 일본, 영국, 인도 등을 글로벌 거점 시장으로 설정해 브랜드 성장과 유통 채널 강화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와 함께 중국 시장의 내실을 다져 질적 성장을 이뤄내기 위해 중국 사업의 구조 재편과 경쟁력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LG생활건강 역시 중국뿐만 아니라 북미, 동남아 등지로 글로벌 다변화에 힘쓸 계획이다. 회사는 특히 일본 큐텐, 미국 아마존 등 해외 플랫폼 고객들을 공략하기 위한 해외 인플루언서 콜라보 마케팅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애경산업은 성장을 위한 국내외 투자를 지속할 예정이다. 글로벌 소비자들의 성향과 시장 환경을 고려한 제품 개발과 함께 팝업스토어 등 소비자와 직접 만날 수 있는 마케팅을 강화하며 글로벌 시장, 특히 비중국 국가에서의 경쟁력을 지속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화장품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중국 수출 비중이 높았던 것은, 한류열풍에 의존한 단기적 효과로 분석된다"며 "하지만 중국 봉쇄정책에 따라 수출 부진이 이어지며 비중국 시장에 집중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일본, 미국시장 등에서 가성비·창의성·품질력을 바탕으로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며 중장기적 전략을 짜고 있다"며 "중국 시장과는 다른 질적 개발을 통해 세계 뷰티시장의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