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 디자인, 마케팅 등 AI기술 적용 확대
'국내 최초 그룹사 AI 조직' LG AI연구원과 협업 결실
[뉴스포스트=김민주 기자] "응축된 우리의 역량을 신속하게 제품 중심의 고객가치 혁신에 쏟아 붓는다면 시장과 고객을 선도하는 최고의 사업 성과를 창출하는 회사로 거듭날 수 있다" "R&D 프로세스 혁신과 외부 협업 강화로 글로벌 경쟁사보다는 더 빠르고, 인디 브랜드보다는 신뢰도 높은 최고의 품질 역량을 보유한 회사로 고객에게 인정받도록 하자"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의 2025년 신년사 中>
LG생활건강의 모토인 '차별적 고객가치' 창출이 인공지능(AI)과 함께 속도를 내고 있다. 전통적인 연구개발(R&D) 단계서부터 제품 디자인 및 마케팅과 고객 응대에 이르기까지 전방위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이르면 내년부터 AI기반 고효능 성분을 담은 화장품이 선보일 전망이다.
최근 LG생활건강은 LG AI연구원과 공동연구에서 AI 기반 화장품 효능 소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화장품 원료의 경우 물질 자체의 효능은 탁월하지만 용해도가 낮아 제품화가 어려운 성분들이 많다. 회사 측은 이번 연구 성과가 최적의 효능 소재를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피부 항노화 트렌드인 스킨 롱제비티(피부 장수) 관점에서 고효능 소재를 활용한 화장품 원료를 개발할 방침이다.
이번 연구가 특히 주목되는 이유는 화장품 효능 소재 개발 과정에서, 분자 단계부터 전체 연구 공정을 AI가 설계했다는 점에 있다. 기존 국내 화장품 업계는 AI모델에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원료 소재를 분석하는 데 중점을 둬왔다.
이번 연구에 활용된 AI는 LG AI연구원의 신물질 발굴 특화 AI모델인 '엑사원 디스커버리'가 적용됐는데, 물질의 분자 구조 데이터를 대량으로 분석해 각 물질 특성을 예측함으로써 후보 물질 발굴에 대한 연구 시간과 비용을 혁신적으로 줄였다. 실제로, 후보 물질을 선정하는 데만 평균 1년 10개월이 걸리는데, 단 하루 만에 이를 가능케 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AI 디자인
"LG생활건강의 임프린투가 한국과 해외에서 밀레니얼과 Z세대의 상당한 관심을 사로잡았다"
아시아 유력 뷰티 매체 코스메틱디자인아시아Cosmeticdesign-asis)는 지난해 열린 'CES2024'에서 LG생활건강의 미니 타투 프린터 '임프린투'(IMPRINTU)에 대해 이같이 호평했다.
앞서 2023년 LG생활건강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산업 분야의 세계 최대 박람회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 국내 뷰티업계 최초로 참가해 이 제품의 첫선을 보였다.
임프린투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에서 고객이 원하는 도안을 선택해, 피부 및 의류에 그려 넣을 수 있는 휴대용(Portable) 타투 프린터다. 프린터 전원을 켠 후 2, 3초면 피부에 약 하루 정도 지속되는 타투가 생성된다. AI와 연동한 생산성 높은 방식으로 현재 임프린투 모바일 앱에는 글로벌 고객들 취향과 고객경험이 반영된 도안이 꾸준히 업데이트 되고 있다. 생성된 AI 도안은 1만 개에 달하며, 국내외 유저들로부터 누적 10만 회가 넘는 선택을 받고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임프린투는 AI와의 협업으로 바디아트의 핵심 자산인 창의적인 도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빠르게 변하는 고객 니즈 및 디자인 트렌드에 곧장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면서 "향후 개성을 즉흥적으로 뽐내고 싶어하는 고객들이 직접 AI를 활용해 자신만의 도안을 생성할 수 있는 차별적인 고객경험 혁신 방안도 검토 중이다"고 했다.
최신 AI 기술을 적용한 LG생활건강의 디자인은 사람의 작업보다 효율성을 크게 높였다. 국내 최고 권위의 디자인 시상식인 2024 굿디자인 어워드에서 산업통상자원부장관상(은상)을 수상한 섬유탈취제 브랜드 프라몬(FRAMON)이 그 결정체다
해당 제품은 AI 모델인 미드저니(Midjourney)와 포토샵, 시네마4D 등 다양한 툴도 함께 활용해서 디자인 완성도를 극대화했다. 또 지난 갑진년 청룡의 해를 기념해 LG의 초거대 멀티모달 AI '엑사원 아틀리에(EXAONE Atelier)'를 활용한 'AI 청룡에디션 선물세트'를 출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LG생활건강의 AI기술은 제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서비스품질 관리 면에서도 적용되고 있다. 회사는 고객 응대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지능형 고객 응대 서비스인 'AI Contact Center'를 도입해 음성 상담 내용을 텍스트로 변환, 요약하고, 고객의 감정을 분석하는 등 상담의 질을 높이고 있다.
LG생활건강이 이처럼 AI기술 활용이 활발할 수 있었던 데에는 그룹 차원의 지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LG는 AI와 데이터 분야 R&D에 5년간 3조 6000억원을 투입할 만큼 AI 사업에 적극적이다. 지난 2020년 12월, 그룹 차원의 AI 연구소인 LG AI연구원을 국내 대기업 그룹사 중 최초로 설립하기도 했다. 이 조직은 수준 높은 AI 최신 원천 기술을 확보하는 동시에 계열사 간 유기적인 리더십 협업 체계를 구축해 노하우를 전사적으로 공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