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수 여성 백일장 '마로니에 백일장' 40년간 후원
백상환 사장, 현장경영 눈길…애로사항 청취 후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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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이는 한류(韓流) 열풍을 두고 많이 회자되는 백범 김구 선생의 말이다. K-pop과 영화에 이어 최근 문학에 이르기까지 세계적 명성을 얻으면서, 그의 '선견지명'이 옳았음을 증명해 내고 있다. 글로벌 기업 도약을 준비하는 전 산업군에서는 그 파급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문화적 영향력이 커진 '한류'가 K-기업들의 글로벌 성공 가능성을 높여 줄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제약바이오 6대 강국'을 꿈꾸는 제약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이에 'K-문화' 저변 확대에 진심인 제약기업의 면면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
[뉴스포스트=김민주 기자] 피로회복제 '박카스'로 지친 서민들과 함께한 동아제약이 우리나라 문화예술 발전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동아제약은 예술발전 문학분야 유공에 공로를 인정받아 2022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동아제약은 1983년부터 40년 동안 '마로니에 백일장'의 상금 및 사업비 전액을 후원해 오면서, 국내 여성 문학의 저변을 확대했다는 평을 받았다.
문학에 관심 있는 미등단 여성이 대상으로 열리는 '마로니에 백일장'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역사 깊은 여성 백일장이다. 현장에서 추첨되는 글제에 따라 시, 산문, 아동문학(동시·동화) 분야의 우수 작품을 선발해 현재까지 1000명 이상의 여성 문인을 발굴했다.
제 42회째를 맞은 올해는 사전 행사로 제2회 마로니에 온라인 백일장을 겸했다. 양육 등의 사유로 행사 당일 참여하지 못하는 여성에게도 참여 기회를 주기 위한 주최 측의 배려에서다.
이처럼 동아제약이 40여 년의 긴 세월 동안 꾸준한 후원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경영진의 적극적인 의지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특히 동아제약의 백상환 대표이사는 올해 현장을 직접 찾아 후원을 확대하는 행보를 보였다. 총상금을 지난해 2000만원에서 4000만원으로 두배 증액한 것이다.
주최 측인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계자는 "동아제약의 경우 많은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마로니에 여성백일장과 관련해서는 무조건적 지지를 보내주고 있다"고 했다. 이어 "공공기관에서는 현장의 관심만으로는 후원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기 쉽지 않은 여건인데, 동아제약(민간)의 후원으로 좋은 성과를 거두게 됐다"고 덧붙였다.
동아제약의 문화예술 지원 활동이 더욱 뜻깊은 것은 소외되기 쉬운 '사회적 약자'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다. 실제로 동아제약이 마로니에 여성 백일장 후원을 시작했던 1980년대 초반은 여성의 경제활동이 활발하지 않았으며, 여권 신장에 대한 감수성과 목소리가 높아지던 시대였다.
이는 회사의 창업정신인 '정도, 성실, 배려'의 경영철학과도 맞닿아있다. '가마솥 정신'으로 대변되는 동아제약의 경영철학인 '정도경영'(鼎道經營)은 '사회책임경영'을 의미한다. 큰 가마솥에 밥을 지어 집에 찾아온 손님들을 대접하며 이웃사랑을 실천한 창업주 고 강중희 회장의 사람을 위하는 마음가짐을 담았다.
회사는 1994년 동아제약그룹에서 동아쏘시오(SOCIO)그룹으로 사명을 개명하면서, 기업이 사회와 함께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더욱 확고히 했다. 오늘날 회사 임직원이 추진하고 있는 문화예술 지원 활동들도 형태는 다르지만 이와 닮아 있다.
문화예술봉사단 메리의 후원이 대표적이다. 2015년 대학생 동아리로 시작해 현재 10대부터 70대 아마추어 단원으로 구성된 메리는 도심 공간을 공연장 삼아 지역민에게 문화의 장벽을 허무는 계기를 마련한다. "누구나 예술 활동을 통해 봉사자가 되어 지역사회에 공헌할 수 있다"는 비전 아래 연간 청소년·청년대학생·70대 시니어 봉사자 600여명을 양성한다. 산하의 '메리오케스트라' '메리콰이어'합창단 '메리앙상블'합주단은 문화예술 취약계층과 복지 사각지대 청소년 후원을 위한 정기 자선 연주회도 개최하고 있다.
동아제약은 지난 2020년 메리와 처음 연을 맺었다. 문화예술 가치 확산을 위한 동아제약-한국메세나협회-사단법인 메리와의 3자 후원협약을 통해 매년 오케스트라 비용 및 자문을 지원하고, 백상환 사장과 회사 임직원이 행사에 참여해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