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층 대거 집회 참석...상당수는 여성
윤 대통령 계엄에 분노...자발적 시민 참여

지난 9일 대구 중구 CGV 대구한일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시민들이 응원봉을 흔들며 윤석열 대통령 퇴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9일 대구 중구 CGV 대구한일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시민들이 응원봉을 흔들며 윤석열 대통령 퇴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이른바 MZ세대로 분류되는 20~30대 젊은 층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시위에 중심이 됐다.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윤석열 퇴진 전국 대학생 시국회의'가 열렸다. 기자회견에는 지난 7일 탄핵 표결 무산에 분노한 대학생들 10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과 국민의힘 해체 등을 촉구했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이달 3일 이후 전국 곳곳에서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각종 집회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은 물론 보수의 심장으로 불렸던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집회가 열렸다.

탄핵소추안 표결 당일에는 주최 측 추산 약 100만 명의 인파가 여의도로 모였다. 집회를 주도하는 것은 10~30대 사이 젊은 여성들이었다. 중장년 층 이상이 중심이 되는 기존 집회·시위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형성됐다.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에 모였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에 모였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집회에 참여한 젊은 층들은 K팝 아이돌 가수의 응원봉을 들고 나왔다. 응원봉의 밝은 조명이 촛불을 대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집회·시위 현장에서 주로 불렸던 민중가요 대신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 등 K팝 음악 '떼창'도 이뤄졌다.

집회의 파급력은 인스타그램과 X(구 트위터) 등 SNS를 통해 더욱 확산됐다. 일부 누리꾼들은 인근 카페나 식당에서 미리 결제를 해 집회 참여자에게 음식과 음료를 제공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다수의 시위 관련 사진과 동영상 자료들이 올라왔다.

하지만 집회 참여자들의 목소리는 준엄했다. 집회에 참여한 한 누리꾼은 SNS에 "동료 시민으로서 민주주의 후퇴를 막고, 대통령의 탄핵을 위해 참여한 것"이라면서 "기성세대들의 '기특하다'는 식의 말을 듣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젊은 층들이 주도하는 평화적 집회에 전 세계 역시 주목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집회가 축제 같은 분위기 속에서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 역시 "음악이 흐르고 사람들이 깃발을 흔들며, 시위대에게 무료 커피를 나눠주는 등 분위기는 차분하다"며 비슷한 논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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