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성과 기반 임원 인사 단행… 현장 중심 의사결정 체계 구축
전문 인력 배치와 맞춤형 금융 솔루션으로 글로벌 경쟁력 강화
취임 첫날 주식 매입으로 책임경영 실천…수익선 개선 등 과제
지난해 하반기 시작된 기준금리 인하와 대출 규제 강화는 시중은행들에 이자이익 감소라는 현실적 위기를 안겼다. 수익성 악화를 우려한 은행권은 생존을 위한 전략 재정비에 돌입했으며 5대 시중은행 중 4곳의 수장이 교체되는 이례적인 리더십 변화를 맞이했다. 이는 국내 은행권이 직면한 구조적 위기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새 판 짜는 은행 리더십'에서는 주요 은행들의 당면 과제와 대응 전략을 분석하고 2025년 경영 방향을 조망한다. <편집자주>
[뉴스포스트=주연 기자] "손님 없이는 은행도 없다"는 철학을 내세운 이호성 신임 하나은행장이 리딩뱅크 수성을 향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하나카드 대표 시절 '트래블로그' 성공 신화를 쓴 이 행장은 취임과 동시에 손님 중심 DNA를 은행 전반에 심겠다고 선언하며 흔들리는 금융시장 속에서도 하나은행의 위상을 굳건히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영업 중심 리더십으로 체질 개선
이 행장은 "하나만의 손님 중심 영업문화 DNA를 회복하겠다"며 영업 중심 조직문화를 정착시키고 있다. 이 행장은 '현장 영업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본점 중심의 관료적 의사결정 구조를 과감히 탈피해 신속하고 실질적인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이 행장은 취임 이후 영업 성과를 기반으로 임원 인사를 단행하며 영업력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영업점장 출신 인사 12명을 본부장으로 승진시키고 본점 12개 부서를 통폐합해 현장 중심의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했다. 또한, 임원진에는 1972년생을 포함한 영업 경험이 풍부한 4명의 지역 대표를 부행장으로 승진시키며 현장 영업의 강점을 살렸다.
이 행장은 고객 관리와 영업 전략, 리더십에 대한 강의를 직접 진행하며 조직의 역량 강화에 꾸준히 힘써왔다. 은행 그룹장 시절부터 행원과 지점장을 대상으로 현장 중심의 실질적인 교육을 이어왔으며 취임 이후에도 월 2회 강의를 통해 영업 체질 개선과 조직 문화 혁신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또한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자산관리그룹 내 '하나 더 넥스트 본부'를 신설, 시니어 특화 서비스를 본격화하며 컨설팅 역량을 강화했다. 또 영업지원그룹 내 '손님관리시스템부'를 신설해 데이터 기반 고객 관리 체계를 체계화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금융 경쟁력 강화
하나은행은 비이자이익 확대를 목표로 다양한 금융 상품을 선보이며 수익 다각화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이 행장이 하나카드 대표 시절 출시한 '트래블로그' 카드는 해외여행 특화 혜택을 바탕으로 지난해 12월 기준 700만명, 누전 환전액은 3조원을 돌파했다. 이러한 성공을 기반으로 이 은행장은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금융 상품과 차별화된 서비스 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하나은행은 비대면 거래 확대와 맞춤형 금융 서비스 제공을 통해 고객 편의성을 극대화하고 금융 소외 계층을 위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디지털 금융 문해력 향상을 목표로 앱과 교재를 개발해 전국 430여개 교육센터에서 고령층 대상 금융 교육을 운영 중이며, 비수도권 시니어 고객을 위한 이동점포 '움직이는 하나은행'을 통해 통장 개설, 카드 발급, 연금 수령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도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헝가리와 멕시코에 사무소를 개소하며 네트워크를 확대했고, 올해는 인도와 폴란드에 신규 진출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국내 기업의 해외 금융 수요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외화 자산 관리와 글로벌 투자 상품 판매를 강화할 방침이다.
동남아시아와 중동 지역에서도 네트워크 확장을 모색하고 있으며 현지 금융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다양한 공동 상품 개발과 사업 협력 모델을 검토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전문 인력을 배치하는 등 지역별 맞춤형 금융 솔루션 제공에 중점을 두고 있다.
도전 과제는
하나은행의 리딩뱅크 도약에는 여러 과제가 산적해 있다. 지난해 하나은행의 순이익은 2조7808억원으로 신한은행(3조1000억원)에 비해 약 3200억원의 격차를 보였다. 순이익 증가율 또한 신한은행(19.4%)과 우리은행(10.2%)에 뒤처지며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적극적인 개선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익성 문제는 충당금적립전영업이익(충전이익) 감소에서도 드러난다. 지난해 하나은행의 충전이익은 3조98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감소했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금리 인하 등 외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상황에서 보다 근본적인 경영 전략 혁신이 요구된다.
이 행장은 책임경영과 실천 의지를 통해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다. 취임 당일 이 행장은 하나금융지주 주식 3000주를 장내 매입하며 책임경영을 실천하고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명확히 했다. 또한 직원들과의 정기적인 소통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이를 경영 전략에 반영하며 실질적 성과 창출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또 본인의 좌우명인 "봉산개도 우수가교(逢山開道 遇水架橋, 산과 물이 가로막아 길을 막아도 길을 만들고 다리를 만들면 얼마든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를 강조하며 하나은행만의 경쟁력을 통해 새로운 성공 사례를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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