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649억원 부당대출 악재...내부통제 부실 논란 재점화
디지털 리딩뱅크 도약…올원뱅크 성장 속 맞춤형 금융 확대
수익성·건전성 동시 확보…부실채권 감축·리스크 관리 강화
지난해 하반기 시작된 기준금리 인하와 대출 규제 강화는 시중은행들에 이자이익 감소라는 현실적 위기를 안겼다. 수익성 악화를 우려한 은행권은 생존을 위한 전략 재정비에 돌입했으며 5대 시중은행 중 4곳의 수장이 교체되는 이례적인 리더십 변화를 맞이했다. 이는 국내 은행권이 직면한 구조적 위기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새 판 짜는 은행 리더십'에서는 주요 은행들의 당면 과제와 대응 전략을 분석하고 2025년 경영 방향을 조망한다. <편집자주>
[뉴스포스트=주연 기자] 강태영 NH농협은행 신임 은행장이 취임과 동시에 금융사고 예방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내부통제 개혁과 디지털 혁신을 경영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 지난해 450억원 규모의 금융사고로 신뢰에 타격을 입었던 NH농협은행은 강 행장의 지휘 아래 체질 개선과 디지털 리딩뱅크 도약에 나선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대규모 부당대출 적발 결과가 공개되면서 내부통제 강화의 필요성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
내부통제 전면 개혁
금융감독원이 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649억원 규모의 부당대출이 적발됐다. 이는 우리은행(2334억원), KB국민은행(892억원)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로, 내부통제 부실 문제가 다시 한번 드러난 것이다.
강 행장은 "모든 업무 프로세스를 재설계하고 취약점을 전면 재정비해 내부통제를 한층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NH농협은행은 올해 준법감시 인력을 기존 61명에서 122명으로 두 배 가까이 증원하고 내부통제 전담 조직을 기존 7개 팀에서 10개 팀으로 확대한다. 또 금융사고 조기 탐지를 위한 디지털 상시 감시 시스템과 준법감시 업무 자동화를 도입해 효율성과 실효성을 높일 계획이다.
기존의 순회감사자 제도도 대대적으로 개편된다. 금감원은 NH농협은행이 브로커와 공모한 대출 관련 문제를 적발, 일부 직원들이 금품을 수수한 정황도 확인했다. NH농협은행은 법률·규제 기술(RegTech)을 활용한 감사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강 행장은 지난달 초 취임 일성으로 "업무 프로세스를 전면 재설계하고 시스템화를 통해 취약점을 보완해 금융사고 제로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혁신 가속화
강 행장은 디지털 금융 혁신에 속도를 내며 디지털 리딩뱅크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부문 부행장과 NH올원뱅크사업부장을 역임하며 NH농협은행의 디지털 전략을 주도해온 인물이다.
NH농협은행의 모바일 플랫폼인 'NH올원뱅크'는 현재 월간활성이용자수(MAU) 431만명을 기록하며 NH농협은행 디지털 전략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다. 강 행장은 "디지털 채널 중심으로 고객 접점을 새롭게 재편하고, 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신기술을 활용해 고객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정보보호 부문을 강화해 사이버 위협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금융보안 규제 변화에 민첩하게 대처하는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수익성·건전성 개선 과제
NH농협은행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6561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주요 시중은행 대비 격차는 여전히 크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3조1028억원, 하나은행은 2조7808억 원, KB국민은행은 2조6179억 원, 우리은행은 2조5244억원의 실적을 냈다.
특히 여신 연체율이 0.54%로 5대 은행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며 건전성 관리가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대해 NH농협은행 측은 "우량 여신 비중 확대와 대손비용 감축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효율적 자산 운용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비용 효율화, 부실채권 관리 강화, 선제적 리스크 관리 등을 통해 건전성과 수익성 모두를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NH농협은행은 금융사고 예방과 내부통제 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신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취임한 이찬우 회장은 금융사고 제로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내부통제와 금융사고 방지를 위해 ICT(정보통신기술) 시스템을 활용한 체계적인 관리가 중요하다"며 체계적인 대응을 약속했다.
강 행장 역시 "금융은 고객 신뢰를 기반으로 성장해야 한다"며 내부통제 개편과 조직 문화 혁신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를 위해 기존의 관행에서 벗어나 준법감시 및 리스크 관리 체계를 정비하고 지속 가능한 경영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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