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전략' '보험 영업' 전문가 각자대표 내정
해외 사업, 재무 건전성 관리 등 경영능력 주목

권혁웅(왼쪽), 이경근(오른쪽) 한화생명 각자대표 내정자. (사진=한화)
권혁웅(왼쪽), 이경근(오른쪽) 한화생명 각자대표 내정자. (사진=한화)

[뉴스포스트=김윤진 기자] 한화생명이 리더십을 교체할 예정이다. 현재 진행 중인 과제가 아직 산적한데, 신임 대표이사 체제에서 성공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한화그룹은 한화생명 신임 각자대표로 권혁웅 전 한화오션 대표이사 부회장과 이경근 한화생명금융서비스 대표이사 사장을 내정했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현 대표인 여승주 한화생명 부회장은 그룹 경영지원실장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한화생명 관계자에 따르면 두 신임 대표 내정자의 업무 분장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각 인사의 커리어를 보면 한화생명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지 가늠해 볼 수 있다.

권혁웅 전 부회장은 카이스트 박사 출신 전문 경영인이다. 한화 그룹사에 40년간 몸담으며 한화에너지, 한화토탈에너지스, 한화오션 대표이사 등을 지냈다. 한화그룹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핵심 사업을 육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경근 사장은 보험 영업 전문가다. 한화생명 기획실장, 보험부문장 등을 거쳐, 2022년 11월 한화생명금융서비스 대표로 선임돼 회사의 흑자 전환을 이끌었다.


'글로벌 시장 공략' 힘 실을 두 대표


한화생명은 '해외 시장 공략' '재무 건전성 관리' '한화생명금융서비스 IPO' 등 밸류업을 위한 과제들을 안고 있다. 권혁웅 전 한화오션 부회장과 이경근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사장은 여승주 부회장을 이어 해당 과제들을 수행하면서 리더십을 평가받을 전망이다.

우선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에게 힘을 싣는 역할에 주목할 만하다. 김 사장은 한화생명 CGO(최고글로벌책임자)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이끌고 있다.

한화생명은 해외 시장에서 M&A를 거듭하며 영향력을 키워왔다. 인도네시아에서 지난해 3월 손해보험사 리포손해보험 지분 62.6%를 매입했고, 같은해 4월 노부은행 지분 40%를 확보해 현지 은행업에 진출했다. 11월에는 미국 벨로시티클리어링LLC 지분 75%를 인수했다.

이스포츠 리그 오브 레전드 종목 프로팀 '한화생명e스포츠'를 통한 마케팅도 동남아 잠재 고객들의 눈길을 끈다. 이스포츠 사업은 김동원 사장이 각별한 애착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생명e스포츠는 지난 18일 베트남 호찌민에서 '2025 HLE 글로벌 팬 페스트 인 베트남'을 개최했다. 팀과 모기업인 한화생명의 인지도 제고를 위해 준비한 팬 서비스다.


'재무 건전성 개선' '한금서 IPO 추진' 과제도


(사진=김윤진 기자)
(사진=김윤진 기자)

한화생명 내부에서는 재무 건정성 개선도 시급한 숙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지난 1분기 보험금 지급여력(K-ICS, 킥스) 비율 154.1%로 전분기 대비 9.7% 감소했다. 경과조치를 신청하지 않았음에도 권고 기준인 130%를 넘기고 있지만, 캐롯손해보험 흡수합병을 예정하고 있어 안심할 여유는 없는 상황이다.

지급여력이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에 지급여력 비율을 130% 이상으로 관리하도록 권고한다. 경과조치는 지급여력 비율 산출 시 보험사들에 불리한 요소를 점진적으로 인식해 주는 조치다.

내년 목표로 추진 중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 IPO의 향방도 주목해야 한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2021년 제판분리(보험 상품 개발 조직과 판매 조직의 분리) 차원에서 탄생한 보험 판매 대리점(GA, General Agency)이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기업가치를 높게 인정받을수록 제판분리 전략에 대한 고평가가 뒤따른다. 다만 한화그룹 한화에너지 IPO 일정, 이재명 정부의 밸류업 정책 및 상법 개정 이슈가 한화생명금융서비스 IPO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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