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과 ABL생명, 내달 1일 우리금융 편입
'시너지 효과' 기대되지만, '노사 갈등'이 발목

(사진=동양생명, ABL생명)
(사진=동양생명, ABL생명)

[뉴스포스트=김윤진 기자]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곧 우리금융지주 편입 절차를 완료한다. 은행과 보험 사업 시너지 효과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회사 내부에서는 노사 갈등이 이어져 사기 진작이 절실한 상황이다.

동양생명은 내달 1일 주주총회를 열고 임원 선임 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이날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 대금을 납입해 자회사 편입을 매듭짓는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8월 동양·ABL생명 모회사 중국 다자보험과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지난달 2일 금융위원회 승인을 받아 두 생명보험사 인수를 확정했다.

동양생명의 새 대표이사로는 성대규 전 신한라이프 대표가 내정됐다. ABL생명 대표 내정자는 곽희필 전 신한금융플러스 대표다.

두 대표 내정자의 이력은 화려하다. 성 전 대표는 보험개발원에서 2016년 11월부터 2019년 3월까지 11대 원장을 지냈다. 곽 전 대표는 신한라이프 부사장을 거쳐, 신한금융플러스 GA(보험대리점)부문을 담당했다.


다자보험 '먹튀' 논란…노사 갈등 심화


신임 대표들의 1순위 과제로는 노사 갈등 봉합이 꼽힌다. 동양생명·ABL생명 노동조합은 고용 안정과 매각 위로금 문제를 거론하며 파업까지 검토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양·ABL생명의 근로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각각 901명, 727명이다. 합산 1600명을 넘어서는데, 일각에서는 자산 규모에 비해 근로자 수가 많다고 평가한다. 자산 규모는 보험업계에서 시장 점유율을 판단하는 지표들 가운데 하나다.

동양·ABL생명의 자산 규모는 1분기 기준 각각 35조1604억원, 19조5714억원으로 총 54조7319억원이다. 그런데 근로자 수는 이와 비슷한 규모의 생명보험사 대비 2배 가까이 많아 노조 측은 고용 불안을 우려한다.

매각 위로금 문제도 관심이다. 매각 위로금이란 기업 인수합병 시 관행으로, 매각하는 측이 근로자들에게 지급하는 위로금이다. 그간 회사 영업에 기여한 근로자들에게 주는 인센티브로 볼 수 있다.

다만 두 생명보험사의 모회사 중국 다자보험은 매각 위로금 지급 여부에 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다자보험은 '매각으로 얻는 차익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매각 위로금 지급 여부가 불투명하다.

(사진=다자보험그룹)
(사진=다자보험그룹)

잠재력은 높은 두 생명보험사…신용등급 상향


전문가들은 동양생명·ABL생명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이에 노사 갈등이 이어지는 게 아쉬운 상황이다.

두 생명보험사는 신용평가에서 우리금융지주 울타리에 들어선 점을 이미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6일 동양생명의 보험금지급능력평가 신용등급을 'AA(상향 검토)'에서 'AA+(안정적)'으로 상향했다. 후순위채도 'AA-(상향 검토)'에서 'AA(안정적)'으로 높였다. ABL생명 후순위채의 경우 'A(상향 검토)'에서 'A+(안정적)'으로 수정했다.

보험사는 유사 시 자본 확충 능력이 중요한 만큼 신용평가가 가지는 의미가 크다. 신용등급이 높을수록 채권을 발행할 때 이자와 수요 측면에서 유리하다. 신용등급이 낮은 보험사는 이자 부담과 흥행 실패를 우려해 채권 발행을 미루기도 할 정도다.

또 신용등급은 소비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보험사를 구분할 때 참고하기도 한다. 보험사 신뢰도를 나타내는 지표로는 보험금 지급여력(K-ICS, 킥스)이나 경영실적도 있지만, 한눈에 보고 이해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방카슈랑스 규제 완화, 동양·ABL생명에 호재


두 보험사는 우리은행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특히 금융위원회가 지난 4월 방카슈랑스 규제를 완화한 점이 호재로 작용한다. 방카슈랑스란 프랑스어 '방크(은행)'와 '아슈랑스(보험)'를 조합한 단어로, 은행 창구에서 보험 상품을 대리 판매하는 것을 뜻한다.

당초 은행의 특정 생명보험사 상품 판매 비중은 25%를 넘길 수 없었다. 하지만 방카슈랑스 규제 완화로, 특정 생명보험사 상품 비중을 33%까지 높일 수 있게 됐다.

현재 우리은행의 동양·ABL생명 방카슈랑스 판매 비중은 각각 2.86%, 7.31%로 총 10.17%에 그친다. 우리은행은 이 비중을 33%까지 높이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최근 보험 업무 담당자들에게 보험업 '특별 연수'까지 진행하며 열을 올리고 있다.

동양·ABL생명은 우리금융그룹 비은행 사업의 한 축을 담당하며 안정성을 더할 전망이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1분기 경영실적 발표 자료에서 두 생명보험사 인수 완료 시 자기자본이익률(ROE)과 비은행 손익 비중이 각각 1%p, 10%p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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