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환경 투자액 62억원·운영비 33억원 기록
"올해 사업장 전력 100% 재생에너지 전환" 목표

(사진=아모레퍼시픽)
(사진=아모레퍼시픽)

[뉴스포스트=허서우 기자] 최근 뷰티 산업이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전환되면서 국내 화장품 업계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그 중에서 아모레퍼시픽은 업계에서 환경 보호 투자를 확대하며 입지를 굳히는 모습이다.

특히 화장품 산업은 제품 생산부터 포장과 폐기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이 환경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밀레니얼·Z세대 소비자들은 단순한 소비를 넘어 지속가능성을 중요한 기준으로 삼아 브랜드를 선택하고 있다.

"2009년부터 시작된 ESG…브랜드 전략으로 진화"

아모레퍼시픽은 2009년 공병 수거 캠페인을 시작으로 ESG 경영을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또 매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하며 기업의 친환경 활동을 수치와 성과로 공개하고 있다.

2021년에는 국내 화장품업계 최초로 글로벌 이니셔티브인 RE100에 가입하고 2025년까지 전 사업장의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를 위해 국내에서 적용 가능한 다양한 방식을 활용해 전환을 추진 중이며 동시에 저온 공정 기술 확대 등 에너지 효율 개선 활동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발간한 2024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태양광 자가발전 PPA 계약 △녹색요금제 도입 △REC(재생에너지 인증서) 구매 등을 통해 이미 전력 사용량의 7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모레퍼시픽재단이 화장품 공병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를 노들섬에 전시한다.(사진=아모레퍼시픽재단)
아모레퍼시픽재단이 화장품 공병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를 노들섬에 전시한다.(사진=아모레퍼시픽재단)

최근 3년간 환경 투자 2배 이상 확대경쟁사는 소극적 투자

이에 따른 환경 관련 투자액도 매년 증가세다. 최근 3년간 투자액을 살펴보면 2022년 아모레퍼시픽홀딩스의 환경 투자 및 운영비는 45억5000만원에서 2023년 58억원, 지난해 95억원까지 늘었다.

아모레퍼시픽홀딩스는 지난해 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한 △대기 감지 초음파 카메라 설치 △전 공정 자동화 및 대기방지시설 증설 △폐수처리 탈수기 교체 △대전 데일리뷰티 사업장과 오산 물류센터 내 유휴 부지에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투자액이 늘었다.

투자액은 경쟁사 대비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LG생활건강의 환경 투자비는 18억원이다. LG생활건강, 애경산업 등 주요 경쟁사들도 친환경 제품 라인을 일부 운영하고 있지만, 조직 차원의 전략 및 투자는 상대적으로 느린 편이다.

ESG는 단순한 '착한 경영'이 아닌 기업의 지속 성장 전략이다. 아모레퍼시픽은 글로벌 소비자·투자자들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제시한 '전 사업장 재생에너지 100% 전환' 목표 시한이 약 4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실제 달성 여부가 국내 화장품업계의 친환경 기준을 설정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RE100 달성을 위해 태양광 발전 설비 등 재생에너지 전환 인프라를 구축한 것이 투자액 증가의 주요 요인"이라며 "이는 단순 비용 지출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에너지 운영비 절감이 기대되는 전략적 투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는 미래 소비재 기업의 경쟁력이 단순히 RE100 달성에 그치지 않고, 최종 제품의 탄소발자국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고 본다"라며 "RE100 이행을 위한 투자는 제품 생산 과정에서의 탄소 배출을 낮추고, 제품의 환경 경쟁력 강화로 이어져 전략적 환경 투자의 동력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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