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비혼 1인 가구 청년층 청약 당첨 희박
정부, 혜택 추가 등 이탈 방지 대책 마련

(사진=뉴스포스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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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 서울 마포구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A모 씨는 약 7년간 이용했던 주택 청약통장을 올해 상반기에 해지했다. 통장을 해지하면서 생긴 목돈은 주식과 가상화폐에 투자했다. 미혼에 1인 가구 거주자인 A씨는 희박한 당첨 확률보다 당장의 수익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주택 청약통장 가입자는 2636만 6301명이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이 2510만 9868명으로 가장 많았다. 청약저축은 31만 4968명, 청약부금은 13만 2379명, 청약예금은 80만 9086명이다.

주택 청약통장 가입자는 올해 3월 말 2643만 8085명을 기록한 후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4월 말에는 2641만 8838명, 5월 말에는 2639만 3790명, 6월 말에는 2637만 6368명을 기록했다.

연령별로는 20·30세대가 주택 청약통장 해지에 가장 적극적이었다. 지난해 30대의 해지 건수는 76만 좌로, 전년과 비교해 11만 좌가 늘었다. 20대의 해지 건수는 82만 좌다. 직전년과 비교하면 무려 31만 좌가 증가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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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층들의 주택 청약통장 해지 사유는 높은 분양가와 희박한 당첨 확률 등으로 분석된다. 올해 6월 27일부터 수도권·규제 지역 내 주택담보대출 최대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면서 당첨이 된다고 해도 자금 부담이 커졌다.

84점 만점인 주택 청약통장 가점 점수도 문제다. 부양가족 수가 많아야, 무주택 및 통장 가입 기간이 길어야 유리하다. 수도권 지역 청년들 상당수가 미·비혼 1인 가구인 점을 고려하면 당첨 확률은 사실상 희박하다.

일부 청년들은 주택 청약통장 자금을 재테크에 활용하고 있다. 마포구에 거주하는 A모 씨는 <뉴스포스트>에 "약 7년 정도 청약에 매달 돈을 넣었는데, 차라리 이 돈을 코인이나 주식에 넣는 게 더 나을 거 같아서 몇 달 전 해지했다"며 "당장은 결혼 생각이 없어서 당첨도 안 될 거 같은데 잘한 선택 같다"고 말했다.

한편 주택 청약통장 가입자들이 이탈하면서 주택도시기금은 타격을 받고 있다. 주택도시기금이 가입자들의 납입금으로 조성되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여유자금이 15년 만에 10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정부는 주택 청약통장 이탈을 막기 위해 청약통장 소득공제 한도와 세액공제, 미성년자 납입 인정기간 등을 확대하기로 했다. 그 밖에도 청년·신혼부부가 청약에 당첨되면 3억~4억원까지 저리로 대출해 주는 '청년주택드림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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