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인 가구 증가세…저출산·고령화 영향
소규모 가구 늘어나자 중소형 아파트 인기
적은 비용 부담에 효율성 높아 수요자 몰려
정부 6·27 대출 규제 영향…주담대 한도 6억
[뉴스포스트=최문수 기자] 최근 수도권 중심으로 중소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1~2인 가구 급증과 함께, 지난달 27일 발표된 정부의 대출 규제가 맞물리면서 선호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수요자는 4베이(Bay) 판상형 등이 적용된 신축 단지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25일 행정안전부 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1~2인 가구는 총 1631만 1482가구로, 전체 2423만 8510가구 중 67.3%에 해당한다. 1년 전 1601만 7565가구 대비 29만 3927가구가 늘어난 셈이다. 점차 줄어드는 출산율과 고령화 현상까지 겹친 영향이 크다.
소규모 가구가 지속적으로 늘어나자, 주택시장에서는 중소형 거래가 활발하다. 한국부동산원에 의하면, 지난해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 총 49만 2052건 가운데 전용면적 85㎡(약 25평) 이하 거래량은 43만 9095건으로 전체의 89.23%를 차지했다. 10가구 중 9가구가 전용면적 85㎡ 이하로만 거래된 것이다.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는 중대형 아파트보다 비용 부담이 적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또한, 최근 새롭게 지어진 아파트의 경우 각 건설사들의 특화평면이 적용돼 구축 단지보다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면적이 넓어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부동산 업계에 의하면, 59㎡(약 18평)에서 85㎡ 사이 중소형 아파트는 청약 시장에서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수도권 85㎡ 미만 중소형 아파트는 85㎡ 이상 아파트보다 청약 경쟁률이 4배 높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1~8월 수도권 지역 85㎡ 미만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26.59 대 1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진다.
중소형 아파트 인기는 정부의 6·27 규제와도 연관성이 깊다.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원으로 줄어들어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기존 대형 아파트를 살펴보던 수요자들이 중소형으로 관심을 돌렸다는 배경이다.
전문가들은 "1~2인 가구 비중이 6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중대형보다 실속형 면적대에 수요가 몰리는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본다"라며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중소형 아파트는 빠른 매매와 임대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으면서, 최근 공개된 정부의 대출 규제도 중소형 아파트 인기를 높이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공급은 인기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자재·인건비 등의 오름세에 공사비가 급증하자 새 아파트 공급은 줄어들었고, 내 집 마련을 희망하는 수요와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 공급된 아파트 중 전용면적 85㎡ 이하 일반 분양 물량은 13만 4672가구로 전체 일반 분양 가구의 83.8%를 차지했다. 올해 상반기 공급된 일반 분양 물량 4만1826가구 중 전용면적 85㎡이하는 3만6203가구로 86.55%다. 전년 대비 85㎡ 이하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2% 이상 높아졌지만, 물량 자체는 크게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결혼 비율이 다시 늘어나면서 중형평형대를 찾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하지만 공급은 늘어나는 수요에 비해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여 중소형 아파트 가치는 더욱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 주요 지역에서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아파트가 40억원대에 최초 거래된 소식이 전해져, 쏠림 현상은 갈수록 심화될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의 전용면적 59.96㎡는 지난 2월 24일 40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면적 59.96㎡,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59.98㎡, 압구정동 한양1차 전용면적 49.98㎡ 등도 지난달 각각 40억원에 매매됐다.
대형 아파트의 인기는 지방에서 두드러진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발표한 '상반기 면적별 청약 경쟁률 분석'을 보면, 지방에서 135㎡ 초과 대형 평형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19.8 대 1로 전체 가운데 가장 높았다. 구체적으로 85㎡ 초과~102㎡ 미만의 중형은 13.7 대 1, 60㎡ 초과~85㎡ 미만의 중소형은 7.2 대 1, 102㎡ 초과~135㎡ 미만의 중대형은 7.1 대 1, 60㎡ 이하의 소형은 2.2 대 1 순이다.
이렇게 지방에서 대형 아파트 선호세가 뚜렷한 이유는 수도권과 다르게 가족 단위 가구 수가 높고, 상대적으로 가격에 대한 부담감이 덜해서다. 또한, 상반기 대형면적 공급이 수도권의 10%에 불과해 물량 자체가 적어, 희소가치가 투자 심리로 연결됐다는 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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