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3.3㎡당 3000만원·84㎡ 15억원 돌파
3.3㎡당 최고 수준은 5992만원으로 과천
안양, 수원, 구리 등 3.3㎡당 3000만원 내외
6·27대책으로 내 집 마련은 더욱 녹록지 않아
수도·경기권 주택 매수자도 5000명 넘게 줄어
'신규 주택 공급' 중심의 9·07 대책은 긍정 요소
[뉴스포스트=최문수 기자] 최근 서울과 인접한 경기도 아파트 분양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3.3㎡(평)당 3000만원이 넘어서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자, 일부 단지에서는 국민 평형으로 알려진 전용 84㎡ 분양가가 15억원을 넘어섰다.
서울의 높은 분양가를 피해 경기도로 넘어간 수요자들이 가파르게 증가한 여파로 분석된다.
19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과천은 3.3㎡당 5992만원으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안양은 3057만원, 수원은 3164만원, 구리는 3122만원 등 경기도 주요 지역 역시 3000만원 내외 수준을 유지 중이다.
지난 2020년과 비교하면 과천은 3613만원, 수원은 1338만원, 구리는 1325만원, 김포는 1235만원, 안양은 1096만원 각각 올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실수요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전용 84㎡ 분양가는 15억원을 돌파하고 있다. 전용 84㎡ 기준 지난해 과천에서는 21억원 아파트가 등장한 데다가 최근 수원, 광명에서도 15억원을 넘겼다. 안양에서도 국민 평형 15억원 이상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경기도 주요 지역들의 분양가가 오름세를 기록한 것은, 서울의 높은 분양가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진 것과 무관치 않다. 서울 분양가는 2016년 3.3㎡당 2000만원을 넘어선 것에 이어, 2022년에는 3000만원, 2024년에는 4000만원을 초과했다.
대체지로 경기권을 선택하기 마련이고, 서울과 가까운 지역일수록 분양가 상승은 더욱 불가피하다는 풀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서울에 남아있으려는 의지만 있다면 머무는 게 가능했지만, 지금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형국"이라며 "그러다 보니 수요자들은 자연스럽게 대체지로 서울과 멀지 않은 경기도권에 눈독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기도에서조차 내 집 마련은 녹록지 않는 실정이다. 대출 규제 강화는 물론 공급마저 정체되는 흐름이 형성되면서다.
올해 경기도 아파트 입주물량은 7만 4741가구로, 전년 11만 3708가구 대비 약 3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실화되면 2015년 6만 9973가구를 기록한 이후 10년 사이 최저치다.
부동산R114에 의하면, 지역별로 용인 6153가구, 화성 5475가구, 광주 5207가구, 안양 5022가구, 수원 2828가구, 고양 1459가구, 안산 806가구, 남양주 463가구 등 대부분 지역은 경기도 내 인구수 톱10에 포함되는 수요가 많은 지역이다.
6·27대책도 한몫한다. 대책 발표 이후 과열 양상을 보이던 집값은 다소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상승세는 여전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지난달 경기권을 포함한 수도권의 주택 매수자는 5000명 넘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진다. 서울·경기·인천의 생애 첫 집합건물(아파트, 빌라, 오피스텔 등) 매수자는 1만 7401명으로 7월 대비 21.3%, 대출 규제 전인 6월 대비 24.6% 감소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은 6월 7192명에서 8월 5434명으로, 경기는 1만 1901명에서 9847명으로 떨어졌다. 연령대별로 보면, 두 달 전 대비 40대 수도권 생애 최초 매수자 감소 폭은 37.4%, 50대는 34.4%, 30대는 18.1% 순이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9·07대책은 긍정적인 요소다. 이 대책은 2030년까지 수도권에 총 135만호 신규 주택을 공급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6·27대책이 대출 규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9·07대책은 공급에 방점을 두고 있다.
다만, 9·07대책에 대한 실효성을 판단하기엔 이르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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