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망·일조권·프라이빗' 매력 요소로 거듭
정부의 고도제한 규제 완화 영향도 미쳐
매력 요소는 곧 수요자 '투자 실현'으로
초고층에 '스카이브릿지'로 차별화 더해
업계 "당분간 이러한 선호도 이어질 듯"
[뉴스포스트=최문수 기자]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는 전례 없는 초고층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이제 아파트 높이는 단순한 층수 개념에서 벗어나 프리미엄이라는 수식어를 달아주는 중요한 잣대가 됐다. 특히, 40층을 넘는 초고층 주거 단지는 트인 조망, 희소성, 그리고 지역을 대표하는 상징성이라는 삼박자를 갖추며 판도를 흔들고 있다.
'조망·일조권·프라이빗' 삼박자
초고층 아파트 선호세는 수요자의 만족도와 연관성이 깊다. 뻥 뚫린 파노라마 뷰와 햇살 가득한 일조권은 물론, 지상의 각종 소음으로부터 벗어나 고요하고 프라이빗한 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이 초고층 아파트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힌다. 강과 산 등 자연 요소와 인접한 입지일 경우 더욱 그러하다.
희소성도 또 마찬가지다. 까다로운 구조 설계, 안전 기준 등 제약으로 인해 공급이 제한적일 뿐만 아니라, 사업 추진 과정 난이도 역시 저층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오래된 단지를 허물고 초고층 아파트를 짓겠다는 지역은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대형 건설사를 선호하기 마련인데, 이렇게 실제로 준공된 초고층 아파트는 지역 내 입지 수준을 끌어올려 부촌으로 거듭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용산센트럴파크', '파크타워' 등 40층 이상 높이의 단지가 서울 용산에 잇따라 조성되자, 용산이 기존 강남3구를 위협하는 신흥 부촌으로 자리매김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용산구의 3.3㎡(평)당 평균 매매가격은 6107만원이다. 이는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에 이어 서울에서 네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지방도 예외는 아니다. 부산 해운대구,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 들어선 초고층 주거타운은 지역 평균을 웃도는 시세를 형성하며 지역 내 부촌으로 평가받는다.
정부의 고도제한 등 규제 완화 영향도
초고층 아파트 흥행은 정부의 규제 완화 영향과도 무관치 않다.
우선, 서울시는 2023년 초 '2040 도시계획 수립안'을 통해 35층에 묶여 있던 높이 제한을 폐지하고, 지역별 경관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도시경관의 획일성을 확보한 입체적 스카이라인을 조성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2040 서울도심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상황이 이렇자, 압구정·이촌·여의도·성수 등 서울 주요 지역 사업지에서는 최고 50층 이상 아파트를 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부 도시정비 사업지에서는 그동안 고도제한과 용적률 한계로 멈췄던 사업을 전문 재검토하거나 설계를 변경하는 방안으로 선회하기도 했다.
희소성은 '투자 실현'으로 이어져
희소성은 곧 수익성과도 직결돼, 투자 목적의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진다. 같은 평형이라도 최고층은 희소성을 등에 업고 중·저층보다 높은 시세를 형성한다. 초고층 아파트를 선호하는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거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방은 초고층 주거타운의 희소성이 높아 시세와 수요 측면에서 프리미엄 효과가 더욱 두드러진다"며 "조망권, 상징성, 복합 커뮤니티 구성 등 다방면에서 주거 만족도가 높고, 특히 매매시장의 가치 상승을 확인한 수요층의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분양 시장에서는 지난 4월 경기도 양주 소재 '양주역 제일풍경채 위너스카이'가 최고 40층 설계를 앞세워 수요자들의 호응을 얻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 밖에도, 강원도 원주시에서는 우미건설의 최고 43층 높이의 '원주역 우미린 더 스텔라'가, 대전 중구 선화동에서는 코오롱글로벌의 최고 49층 높이의 '대전 하늘채 루시에르', 부산 진구에서는 쌍용건설의 최고 48층 높이의 '쌍용 더 플래티넘 서면' 등이 공급을 진행 중이거나 앞두고 있다.
또 다른 차별화는 '스카이브릿지'
점차 초고층을 향한 관심도가 높아지자 건설사들은 '스카이브릿지'와 같은 꼭대기 구조물에 라운지, 카페, 피트니스센터, 도서관 등 여러 커뮤니티 시설을 넣어 설계를 제안해 수요자들의 환심을 사고 있다.
'스카이브릿지'가 최초로 적용된 아파트는 2005년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이 지은 목동 트라팰리스로 알려진다. 이후 삼성물산은 래미안 이촌 첼리투스에 최고 56층, 약 200m 높이로 17층에 스카이브릿지를 설치하며 '하늘을 통하는 다리'라는 수식어를 가졌다.
GS건설이 시공한 메이플 자이도 '스카이브릿지'를 통해 차별화를 뒀다. 29층 상공, 지상 95.5m 높이에 두 개 동을 연결하는 이 '스카이브릿지'에는 클럽 클라우드, 스카이 북카페 등이 들어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