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84㎡ 아파트인데 가격은 1억원 넘게 차이
단순히 새것이라?…"젊은 세대의 주거 기준 변화"
주차공간, 실사용 면적, 알파룸, 피트니스센터 등
[뉴스포스트=최문수 기자] 같은 전용면적 84㎡ 아파트인데, 신축과 구축의 가격은 왜 1억원 넘게 차이가 날까.
부동산인포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1년간 경기도에서 실제로 거래된 전용 84㎡ 아파트 4만 6016건 가운데, 2020년부터 2024년 사이 지어진 신축 아파트 평균 가격은 7억 3150만원에 육박한다. 반면, 2020년 이전 준공된 구축 아파트 평균 가격은 5억 6583만원에 불과하다.
같은 평수지만 신축과 구축의 실거래가 차이는 1억 6567만원에 달하는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경기도 31개 시군 중 신축과 구축 가격 차이가 1억원 이상인 지역은 29곳이다. 대부분 지역에서 신축이 강세를 보인 셈이다.
한국부동산원의 '연령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에 의하면, 2023년 4월 대비 2025년 4월 기준 전국적으로 준공 5년 이하 신축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4.08% 올랐다. 하지만, 20년이 넘은 구축 아파트의 경우 1.14% 하락하며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수도권 역시 5년 이하 신축 아파트 변동률은 7.64%로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높았으며, 5~10년은 6.22%, 10~15년은 5.35%를 기록했다.
갈수록 구축 아파트가 외면받고 신축 아파트의 선호도가 높아지는 데에는 단순히 새것이라는 장점 때문인가 싶지만, 그 배경을 살펴보면 젊은 세대의 주거 기준과 시장 흐름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넉넉한 주차공간, 실사용 면적, 평면 구성, 알파룸, 팬트리, 대형 드레스룸 등 구축 아파트가 가지지 못한 실용적인 부분을 신축 아파트가 보유하고 있는 것. 또한, 생활 만족도를 결정짓는 피트니스센터, 실내 골프연습장, 독서실, 어린이집 등 고급 커뮤니티 시설도 그 이유다.
주차공간을 예로 들면, 매년 자동차 등록 대수는 증가하고 있지만, 20년이 넘는 구축 아파트의 세대당 주차 대수는 1대에도 못 미치고 있다. 이 때문에 이중주차, 도로 위 불법주차 등 이웃 간 크고 작은 갈등이 새로운 사회적 문제로 자리를 잡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자동차 누적 등록대수는 2629만 8000대다. 전년 34만 9000대 대비 1.3% 올랐다. 인구 1.95명당 1대의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으며, 가구당 1대 이상은 기본인 꼴이다.
그러나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인포'가 공동주택관리시스템(K-apt)에 등록된 단지들의 주차공간을 분석한 결과, 전체 아파트 평균 주차 대수는 세대당 1.06대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가구당 차량이 두 대 이상인 경우가 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축 아파트 평균 주차 대수는 여전히 세대당 1.2대 수준이다"라며 "앞으로는 '몇 평이냐'보다는 '주차가 얼마나 되느냐'가 실거주 만족도를 가르는 기준이 될 것이다"고 봤다.
그렇다 보니, 우리나라 건설사들도 새롭게 시공하는 아파트에 충분한 주차공간을 제공하고자 지하 3~4층 규모 주차장을 설계하는 추세다.
공급도 줄어드는 추세라, 신축 아파트 가격은 추가적으로 상승할 거란 관측도 나온다.
부동산R114에 의하면, 올해 경기도 입주 예정 물량은 6만 8347가구로 전년 11만 4588가구 대비 약 40.4% 감소했다. 서울이 34.5% 오르고, 인천이 23.9%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떨어진 모양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축 아파트는 가격 경쟁력은 물론, 생활 편의성과 공간 활용도 측면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면서 "특히 수도권은 인구 유입이 지속되는 반면, 공급이 줄어들고 있어, 향후에는 공급 부족 현상과 함께 분양가 및 매매가 상승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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