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언노운월즈 창업주, 3400억원대 손배소 공방
최근 법원 심리서 '증거개시 대상' 관련 입장 차 불거져

[뉴스포스트=김윤진 기자] 언노운월즈 창업주 측이 소송 논지 흐리기에 나서자, 크래프톤이 반박했다. 직무유기 의혹으로 인해 최근 해임된 언노운월즈 창업주들은 크래프톤과 소송을 진행 중이다.

크래프톤은 "전 언노운월즈 경영진이 제기한 증거개시 요구가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핵심 쟁점을 벗어난다"며 "당사는 법원의 증거개시 관련 모든 판결을 성실히 준수할 것이며, 언노운월즈와 함께 서브노티카2 개발과 플레이어들에게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는 데 계속 집중하겠다"고 23일 밝혔다.


창업주 측, 크래프톤에 무리한 자료 요구…법원 "과도하다"


언노운월즈 창업주 측은 소송 경과를 대중들에게 꾸준히 공개하며 여론전을 벌이고 있다. 반면 크래프톤은 법정에서 시비를 가리는 데 주력하는 상황이다.

영미권 게임전문지 PC게이머는 "크래프톤이 '서브노티카2 개발 지연을 이유로 언노운월즈 창업주들을 해고했다'는 핵심 주장을 철회했다"고 지난 19일 보도했다. 언노운월즈 창업주 측 변호인의 입장을 실은 기사다.

그러나 해당 보도의 내용과 달리, 크래프톤은 창업주들에게 직무유기 책임을 묻겠다는 목적을 줄곧 강조해왔다. 창업주 측이 '핵심 주장을 철회했다'라는 비약적인 논리를 펴게 된 까닭은 증거개시 신청을 거부당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 언노운월즈 창업주 측은 '크래프톤이 게임 발매를 의도적으로 늦춘 것'이라는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자료를 크래프톤에 요구했다. 이에 크래프톤은 "쟁점과 관계 없는 범위의 자료까지 요구한다"고 법원에 토로했고, 재판부도 "미쳤다(Crazy)"라는 다소 과격한 표현을 써가며 언노운월즈 창업주 측의 요구가 과도하다는 점에 수긍했다.

다만 재판부는 크래프톤이 언노운월즈 창업주들의 기밀 유출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이들의 전자기기를 포렌식 방식으로 조사하고 싶다며 제출한 신청서는 기각했다. 해고 후에 알게 된 사실은 증거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단, 증거능력을 인정한 유사 판례가 있는 만큼, 법정에서 계속 다툴 여지는 있다.

언노운월즈가 개발 중인 '서브노티카2'의 한 장면. (사진=서브노티카2 웹사이트)
언노운월즈가 개발 중인 '서브노티카2'의 한 장면. (사진=서브노티카2 웹사이트)

크래프톤-언노운월즈 창업주 간 소송 타임라인


언노운월즈는 누계 1800만 판매를 기록한 '서브노티카' 시리즈 개발사다. 크래프톤이 2021년 창업주 등의 지분을 100%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시리즈 최신작 '서브노티카2'는 내년 얼리액세스 론칭한다.

크래프톤은 언노운월즈 창업주 2인과 대표이사 테드 길을 지난 7월 1일 해고했다. 이에 찰리 클리브랜드 창업주는 크래프톤이 거액의 인센티브를 지급하지 않으려 자신들을 해고했다며 미국 델라웨어주 형평법 법원에 7월 10일 소장을 제출했다.

크래프톤은 지난달 11일 언노운월즈 창업주들을 상대로 맞소송을 제기했다. 주식매매계약 위반, 이사 및 임원으로서의 주의·충실의무 위반, 고용계약 위반 등 해고의 정당성을 입증하겠다는 취지였다.

당초 서브노티카2는 올해 발매 예정이었다. 계획대로 발매했다면 언노운월즈 창업주들은 지분 매각 시 합의한 언아웃(Earn Out, 성과 보상) 조항에 따라 최대 2억5000만달러(약 3400억원)을 수령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인수 측이자 퍼블리셔인 크래프톤은 "만약 콘텐츠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게임을 성급히 출시했다면, 후속작에 걸맞은 완성도를 기대한 팬들을 실망시키고, 크래프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플레이어들의 신뢰를 저버리는 결과가 되었을 뿐 아니라, 서브노티카와 언노운월즈 두 브랜드의 명성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혔을 것"이라며 발매 시기를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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