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450조·현대차 125조·SK 128조·LG 100조 투자
정부 '균형 발전·국내 투자' 요청에 대규모 투자 응답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뉴스포스트=선초롱 기자] 삼성전자, SK그룹, 현대차그룹, LG그룹 등 주요 그룹이 오는 2030년까지 향후 5년간 800조원 이상을 국내에 투자한다. 한·미 관세 협상으로 매년 최대 200억달러(약 29조원)의 대미 투자가 예상되면서 국내 산업·고용 위축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이를 완화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삼성, SK, 현대차, LG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을 초청해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를 열고 산업별 영향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여승주 한화그룹 부회장 등 기업인 7명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대미 투자가 강화되면서 국내 투자가 줄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없도록 마음을 써달라"며 "특히 균형 발전 차원에서 지방 산업 활성화에 더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재계는 이에 화답하듯 대규모 국내 투자와 고용 계획을 내놨다.

우선 삼성은 향후 5년간 R&D(연구개발)를 포함해 450조원을 국내에 투입한다. 삼성전자는 평택사업장 2단지 5라인 공사를 본격화해 2028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기반 시설 투자도 병행한다. 또 지역 균형 발전에도 투자한다. 삼성SDS는 전남 국가 AI 컴퓨팅센터와 구미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하고, 삼성전자는 광주에 공조산업 생산라인을 검토 중이다. 삼성SDI의 울산 차세대 배터리 거점, 삼성디스플레이의 아산 8.6세대 OLED 라인, 삼성전기의 부산 반도체 패키지기판 설비 투자도 포함된다. 이재용 회장은 "국내 투자 축소 우려가 없도록 하겠다"며 "향후 5년간 매년 6만명을 국내에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SK그룹은 올해부터 2028년까지 128조원을 국내에 투자한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메모리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총 4기 팹(공장)을 구축한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필요한 투자 규모는 장기적으로 600조원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태원 회장은 "매년 8000명 이상의 채용을 꾸준히 유지했는데, 2025년까지 매년 1만4000~2만명 수준의 고용 효과가 나타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5년간 125조2000억원을 국내에 투자한다. 직전 5년 대비 40% 이상 늘어난 규모로, 연평균 25조원을 투입한다. AI·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전동화·로보틱스·수소 등 미래 사업에 50조5000억원, R&D에 38조5000억원, 경상 투자에 36조2000억원을 투자한다. 또 현대차그룹은 국내 자동차 생태계 안정을 위해 1차 협력사의 대미 관세 부담을 전액 지원하고. 2·3차 협력사를 위한 상생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정의선 회장은 "올해 7200명이던 채용을 내년 1만명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향후 5년간 100조원을 국내에 투자하며, 이 가운데 60%를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술 개발에 투입해 국내 산업 생태계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한·미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 투자를 함께 이끌고 있는 한화와 HD현대 역시 각각 11조원, 15조원을 국내에 투입한다. HD현대는 에너지·AI 분야에 8조원, 조선·해양 분야에 7조원을 배정한다. 셀트리온은 스타트업 펀드를 5000억원에서 1조원으로 확대하고, 인천 송도·충북 오창·충남 예산 등 공장 3곳에 3년간 4조원의 시설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