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세종대왕이) 절대 군주의 지위에 있으면서도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오로지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창제했다는 게 훈민정음의 정말 위대한 점입니다”

(사진=뉴스포스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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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한글이 573세가 됐다. 매년 10월 9일인 한글날은 세종대왕이 지난 1446년 훈민정음을 반포했다는 역사적 사실과 한글의 우수성을 기리기 위한 기념일이다.

하지만 한글날이 생긴 지는 불과 100년이 채 되지 않았다. 서슬 퍼렇던 일제강점기인 1926년 11월 당시 우리말과 글을 연구했던 조선어연구회가 매년 음력 9월 29일을 ‘가갸날’로 정해 기념한 것에서 유래됐다.

가갸날은 2년 뒤인 1928년 오늘날처럼 ‘한글날’로 이름이 바뀌었다. 1945년 광복 이후부터는 훈민정음 원본 말문에 적힌 날짜를 토대로 한글날을 10월 9일에 기념하기 시작했다.

1949년부터 법정공휴일이었던 한글날은 1990년 공휴일이 너무 많다는 산업계 지적에 따라 제외되기도 했다. 하지만 한글 창제 역사적 의의를 고려해 2005년에는 국경일로 승격되고, 2013년부터 법정공휴일로 지켜지고 있다.

한글, 과학적이고도 철학적

국경일과 법정공휴일로 예우받는 한글날이 다가올 때면 한글의 우수성이 재조명된다. 한글은 사람의 음성기관을 본떠 만든 단순하고도, 과학적인 문자다. 2012년 세계문자학회가 주관한 세계문자올림픽에서 한글은 금메달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민족문화운동가이자 민족 문화와 관련한 집필과 강의 활동 등을 하는 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소장은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 “한글 닿소리(자음)는 소리를 낼 때 발음 기관의 모양을 본떴기 때문에 과학적”이라며 “홀소리(모음)는 하늘(ㆍ)과 땅(ㅡ)과 사람(ㅣ)이 담겨 있기에 철학적 문자”라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한글은 글자 하나하나가 하나의 소리를 표기한다”면서 “홀소리와 닿소리 음을 합치면 글자가 되고, 받침을 더해 사용한다”고 전했다. 그는 “글자가 질서정연하고, 체계적인 파생법으로 만들어졌다”며 “필기체와 인쇄체의 구분이 없고, 대·소문자의 나눔이 없어 배우기 아주 쉽다”고 덧붙였다.

한글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뜻에 있다고 김 소장은 전했다. 그는 “절대 군주의 지위에 있으면서도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오로지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창제했다는 점이 훈민정음의 위대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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