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바이오팜·SK라이프사이언스 미국 시장 ‘직접’ 진출
- 오는 2024년 글로벌 미국은 4조8200억원 뇌전증 시장 열려
- 마케팅 등 준비 완료...‘엑스코프리’ 내년 2분기 미국 간다
- ‘엑스코프리’ 기존 뇌전증 치료제 대비 효과와 안전성 우수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이 26일 서울 종로 SK서린빌딩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엑스코프리에 대해 옛날부터 기대를 많이 했는데, 이런 날이 실제로 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해 감격스럽다”고 소회를 밝혔다.

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엑스코프리 FDA 허가에 대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사진=SK바이오팜 제공)
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엑스코프리 FDA 허가에 대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사진=SK바이오팜 제공)

그러면서 “엑스코프리는 SK바이오팜이 지난 15년 동안 열과 성을 다한 노력의 산물로 한시라도 빨리 뇌전증 환자를 도와야 한다는 목표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SK바이오팜은 SK서린빌딩에서 미국 FDA가 자사의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에 시판 허가를 내린 것을 기념해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박창식 SK바이오팜 기획팀장이 사회를 맡은 기자간담회에서는 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과 박정신 SK바이오팜 임상개발실장, 이상건 서울대학교 신경과 교수가 발표자로 연단에 서 △엑스코프리 미국 시장 시판 일정 △기존 뇌전증 치료제 대비 엑스코프리 효과 △엑스코프리의 작용 기전 등을 소개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조정우 사장은 “신약 개발은 적게는 10년에서 최대 15년이 소요되고 비용도 조 단위가 투입되는 큰 도전”이라면서 “용비어천가를 부르자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최태원 SK그룹 회장님의 지원이 커 감사하다”고 엑스코프리의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엑스코프리는 개발부터 마케팅, 판매까지 모든 단계를 SK바이오팜과 미국 뉴저지에 있는 SK바이오팜의 미국 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가 직접 도맡는다. 이를 위해 조정우 사장은 미국을 12개 권역으로 나눠 현지 의사 1만 4,000명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칠 계획을 밝혔다. 이미 엑스코프리의 미국 시장 내 약품 가격 선정과 관련 보험 세부사항은 논의가 많이 진행된 상태다.

조정우 사장은 “미국에 영업 인력을 직접 투자해 미국 시장을 커버할 예정”이라며 “미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다른 유수 기업이 100~150명의 세일즈 디렉터를 선정한 것처럼 우리도 110명의 오리지널 세일즈 디렉터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조 사장은 또 “미국은 지금 유능한 의약품 세일즈맨들의 인사이동 시기인데 우리가 혜택을 많이 보고 있다”고 말하며 너스레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 “2019년엔 엑스코프리에 앞서 수면장애 신약인 수노시(Sunosi)도 FDA의 승인을 받아 SK바이오팜에겐 잊지 못할 한해가 됐다”고 했다.
 

▲신약 엑스코프리, 수차례 임상시험서 기존 뇌전증 약 대비 성능 우수

과거 간질이라는 병명으로 알려진 뇌전증은 1000명 중 5~15명이 겪는, 생각보다 흔한 질환이다. 그동안 ‘귀신이 들린 병’이라고 치부해 마땅한 뇌전증 약물이 없다가, 지난 1990년 이후 뇌전증 치료제가 속속 등장했다.

하지만 기존 뇌전증 약물을 복용하거나 투여해도 발작 조절 효과가 미흡한 경우가 39%에 달했다. 환자들마다 수많은 종류의 뇌전증 약에 반응하는 정도가 달라 균일한 효과를 거두기 어려웠던 것이다. 게다가 기존 뇌전증 약 복용 시 △인지기능 장애 △기형아 출산 △약물 상호 작용 등 다양한 부작용도 문제였다.

이에 대해 두 번째 연사로 선 이상건 서울대학교 신경과 교수는 “뇌전증은 소크라테스, 에디슨, 나폴레옹 등 유명 인사도 고통받았던 흔한 질환”이라면서 “엑스코프리는 뇌전증을 유발하는 이상 전기신호의 전달을 막는 억제성 신경전달을 활발하게 하고 부족하면 보충해주는 두 가지 역할을 해 기존 뇌전증 약 대비 효과가 좋다”고 설명했다.

박정신 SK바이오팜 임상개발실장이 엑스코프리의 임상시험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SK바이오팜 제공)
박정신 SK바이오팜 임상개발실장이 엑스코프리의 임상시험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SK바이오팜 제공)

마지막으로 연단에 오른 박정신 SK바이오팜 임상개발실장은 “엑스코프리는 기존 뇌전증 치료제를 하나 이상 복합적으로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멈추지 않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평가에서 효과와 안정성을 인정받았다”며 “여러 임상시험에서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발작 빈도를 낮췄다”고 밝혔다.

박정신 임상개발실장에 따르면 222명의 부분발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상 시험(Study013)에서는 엑스코프리를 복용한 환자의 55%가 발작 증상이 감소했다. 발작이 완전히 없어지는 환자도 28%였다.

또 엑스코프리 사용 용량에 따른 차이를 분석하기 위해 진행한 임상 2상 시험(Study017)에서는 △100mg 사용 환자(36%) △200mg 사용 환자(55%) △400mg 사용 환자(55%) 등으로 발작이 감소했다. 발작이 완전히 사라지는 경우도 △100mg 사용 환자(4%) △200mg 사용 환자(11%) △400mg 사용 환자(21%) 등이었다.

엑스코프리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SK바이오팜에 따르면 지난 2018년 4월 기준 임상시험에 참여한 1,347명 가운데 82.9%가 6개월 이상 엑스코프리를 복용했고, 그 가운데 80%의 환자가 시험 이후에도 계속 엑스코프리를 복용했다.

한편, 글로벌 뇌전증 치료제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글로벌 주요 국가의 뇌전증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약 61억 달러(한화 약 7조 1,740억 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54%인 33억 달러(한화 약 3조 8,800억 원)를 미국이 차지한다. 미국 뇌전증 치료제 시장은 오는 2024년까지 약 41억 달러(한화 약 4조 8,2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은 “이미 상당히 많은 영업 준비를 했고 준비를 마친 상태이기 때문에 내년 2분기 미국 시장에 엑스코프리를 선보이는 데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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