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新풍속] 친척 잔소리 피해 ‘대피소’ 찾는 청춘들
[명절 新풍속] 친척 잔소리 피해 ‘대피소’ 찾는 청춘들
  • 김혜선 기자
  • 승인 2020.01.20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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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은 잘 봤니” “누구는 어디 취업했대”
명절 잔소리 괴로운 청춘은 ‘대피소’로 향한다

‘민족의 대이동’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은 설 연휴. 그러나 이번 연휴는 24~27일, 불과 나흘로 짧다. 이런저런 이유로 귀성하지 않는 이도, 연휴에도 홀로 끼니를 해결하는 ‘혼밥족’도 늘며 합리적인 명절 보내기가 신풍속도로 자리 잡고 있다. 뉴스포스트가 설을 맞아 세대별 ‘명절 신(新)풍속’을 소개한다.  

[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온 일가친척이 모이는 설날. 오랜만에 찾아간 할아버지·할머니댁에는 얼굴도 감감한 먼 친척 어르신이 이미 도착해 거실에 앉아계신다. 인사를 드리고 엉거주춤 자리에 앉으니, 어색한 침묵이 잠시 흐른 뒤 질문이 날아와 박혔다. “졸업했다던데. 요즘 뭐하니?”

(사진=파고다어학원)
(사진=파고다어학원)

백수 청년들은 근황을 묻는 질문도 부담스럽다. 설날 친척 어르신들의 잔소리를 듣느니 공부가 낫다는 게 청년들의 솔직한 마음이다. 지난 13일 OECD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실업자 5명 중 1명은 20대 후반의 청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올해도 명절대피소가 열렸다. 2015년 파고다 어학원에서 명절 연휴에 강의실을 무료개방하며 ‘명절대피소’로 명명한 것이 시초다. 이후 성남시청 등 지자체에서 명절날 도서관을 무료개방하거나 북카페 등에서 또 다른 명절대피소를 여는 등 확장됐다. 유독 청년층에 몰린 실업문제로 인한 신 풍속도다.

이번 설 명절에는 24일부터 27일까지 4일 간 강남, 종로, 신촌, 인천, 부산 서면 총 5개 지점에서 명절대피소가 열린다. ‘대피소’라는 이름답게 스낵과 음료 등 비상식량도 제공한다. 파고다어학원은 토익, 토익스피킹, 오픽, HSK, 중국어회화와 일본어회화 등 파고다 인강 연휴 한정 프리패스도 무료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취준생만 ‘명절 대피’를 하는 것은 아니다. 나이 차고 직장 있는 싱글들은 은근한 결혼 압박에 시달린다. “누구 만나는 사람은 있고?”라는 질문 뒤에는 0%대 출산율에 대한 이야기가 반드시 따라오기 마련이다.

그래서 솔로들은 홀로 여행을 떠난다. 지난 18일 온라인 여행사 트립닷컴은 설 연휴 기간인 오는 23일부터 28일까지의 항공권과 호텔 판매 현황을 분석하고 1인 항공권 예약 비중이 전체의 50%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설 연휴 예약고객 중 절반이 ‘혼행족(홀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라는 이야기다.

1인 여행 비중이 높아진 것은 이번 설 연휴기간이 4일로 짧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한정된 기간 내 휴식과 관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여행지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방콕, 다낭, 타이베이 등은 가성비 좋은 호텔, 이색적인 액티비티 체험 등 혼자서도 다양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요건을 가지고 있어 인기가 많았다.

트립닷컴 관계자는 “1인가구 증가 등 바뀐 가족 형태가 이번 설 연휴 여행 트렌드에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김혜선 기자 hyeseonkim9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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