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올해 추석에 고향집에 가야하나 고민이 많아요. 집은 가까워도 부모님은 ‘코로나가 심하니 오지 않는 게 좋겠다’고 하시네요”
4일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김모 씨(31·여)는 올해 추석에 고향집에 가지 않고 집에 머물기로 했다. 김 씨의 사례와 같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민족 대명절인 추석의 풍경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직장인 절반 이상이 올해 추석에 고향에 가지 않거나 고민 중이고, 일부 지자체에서도 향우의 방문을 자제하는 ‘이동 멈춤 운동’을 벌이고 있다.
구인구직 전문 포털 ‘알바천국’이 개인회원 4387명을 대상으로 올해 추석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이번 추석에 고향을 방문하겠다고 답한 이들은 35.1%에 불과했다. 지난해 추석 이후 같은 내용의 설문조사에서 ‘방문했다(58.2%)’고 답한 것보다 현저히 적은 수치다.
이번 추석에 고향을 방문하지 않겠다고 답한 이들은 31.3%에 달했다. 고향 방문을 하지 않는 이유로는 ‘코로나19 확산이 염려돼서(52.4%, 복수응답)’가 1위로 꼽혔다. 고향 방문을 결정하지 못했다는 이들도 33.4%였는데, 고향 방문을 고민하는 이유 역시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지켜보고 결정하기 위해(67.5%, 복수응답)’가 가장 컸다.
일부 지자체에서도 수도권 등의 향우들이 지방 방문을 자제하는 운동을 벌인다. 전남 완도군은 군민과 향우들을 상대로 추석명절 ‘이동 멈춤 운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완도군은 벌초를 하러 오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오는 11일까지 ‘벌초 대행 서비스’를 시행한다. 이 서비스를 신청하면 벌초 대행료를 최대 40% 할인해준다.
이 밖에 부모님과 영상통화를 지원해주는 ‘온라인 부모님 안부 살피기’ 서비스도 시작한다. 영상통화 외 안부 동영상을 촬영해 자녀에게 전송하는 방법도 있다. 홀로 계신 어르신 697세대에는 완도군행복복지재단과 연계해 추석 명절 음식 나눔 서비스도 지원한다.
신우철 완도군수는 “현재 무엇보다 중요한 건 우리의 안전이며,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일이 최우선”이라며 “가족들을 만나지 못해 아쉽겠지만 이번 추석에 이동을 최대한 자제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