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급격히 재확산하는 가운데 광복절인 15일 극우 단체들이 서울 도심 집회를 강행했다. 이 집회에는 집단감염이 발생한 사랑제일교회 등이 참여해 수도권 감염 확산 우려가 강하게 제기된다.

15일 보수단체가 서울 광화문 광장에 모여 현 정부를 비판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지만, 보수 단체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집회 개최를 강행했다. (사진=김혜선 기자)
15일 보수단체가 서울 광화문 광장에 모여 현 정부를 비판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지만, 보수 단체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집회 개최를 강행했다. (사진=김혜선 기자)

보수 단체들의 광화문 집회는 서울시의 집회금지명령으로 통제됐지만,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과 중구 을지로입구역 등에서 집회가 열렸다. 광화문역 6번 출구 인근에 위치한 동화면세점 앞은 보수 단체의 무대 차량과 몰려든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당초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 집회는 경복궁 역 인근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집회금지명령 처분이 내려지자 교회 측은 다른 곳에서 열리는 보수 집회에 참여를 독려했다. 이 교회에서는 대표전화 자동응답에 “정오 광화문역 6번출구(동화면세점)에서 집회가 시작된다”는 안내를 내보내고 있다.

이날 광화문 집회에 보수단체 외에도 다수 교회가 참여하면서 집회는 흡사 ‘종교 행사’의 모습을 띠었다. 무대 차량에 올라선 한 남성은 “현 정부는 미국과 반대된다. 미국과 소련이 섞일 수 없다”면서 “적그리스도 세력에 대항해야 한다”고 외쳤다. 차량 앞에 몰린 인파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박수를 쳤다.

일부 집회 참가자들은 광화문 광장 한 쪽에 모여 목소리를 높여 기도하기도 했다. 무대 차량에서 연설 하던 남성이 내려가자, 흰 티를 맞춰 입은 앳된 학생들이 차량에 올라 춤을 추기 시작했다. 무대 차량에서 찬송가가 크게 울려퍼졌다.

15일 광화문광장에 모인 보수 단체. (사진=김혜선 기자)
15일 광화문광장에 모인 보수 단체. (사진=김혜선 기자)

이날 광화문 광장 길가에는 경찰 차량이 벽을 치고 몰려드는 인파를 통제했지만, 일부 집회 참가자들은 경찰관을 밀치거나 고성을 지르며 항의하기도 했다. 빼곡이 몰린 집회 참가자들은 서로 어깨가 맞닿을 정도로 밀착해 자리에 섰다.

마스크는 대부분 착용하고 있었지만, 제대로 착용하지 않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마스크를 코 아래로 내려 쓰거나, 턱 아래까지 내린 ‘턱스크’ 차림도 많았다. 일부 참가자들은 마스크 없이 바닥에서 음식을 나눠먹기도 하고, 인근 카페에 삼삼오오 모여 음료를 마시기도 했다.

한편, 이날 집회를 통해 수도권 감염이 더욱 심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이날 2시 현재까지 누적확진자 134명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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