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식품업계가 식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의 이유로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가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장바구니 물가 인상이 각 가정에 어려움을 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최근 오뚜기는 작은밥(130g), 오뚜기밥(210g), 큰밥(300g) 등 즉석밥 3종의 가격을 평균 8% 인상했다. 기존 710원이었던 오뚜기밥은 770원으로 올랐다. 이번 가격 인상은 지난 2017년 11월 이후 3년 만이다.
앞서 롯데제과는 지난 7월 나뚜루 파인트와 컵 아이스크림 가격을 평균 10.5% 인상했다. 바와 컵은 3천900원에서 4천300원, 콘은 3천800원에서 4천300원, 파인트는 1만500원에서 1만1천600원으로 각각 인상됐다.
또한 이번 달부터 목캔디와 찰떡파이의 가격을 평균 10.8% 올렸다. 작은 상자에 들어 있는 목캔디는 권장소비자가격 기준으로 800원에서 200원 오른 1천원이다. 대용량 제품들은 가격을 유지하고 용량만 축소한다. 둥근 용기 타입의 목캔디는 137g에서 122g으로, 대형 봉 타입은 243g에서 217g으로 축소한다.
롯데푸드는 지난 6월 3800원에 판매하던 뽀모도로 스파게티를 4300원으로 인상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2월 밀키스, 핫식스 등 일부 음료의 편의점 납품가를 인상하기도 했다.
이밖에 지난 5월에는 김치 가격도 올랐다. 대상은 종가집 ‘시원깔끔포기김치’(3.3㎏) 가격을 4년 만에 5.7% 올렸다. CJ제일제당도 같은 달 말 ‘비비고 포기배추김치’(3.3㎏) 가격을 3% 인상했다.
해당 업체들은 가격인상 이유에 대해 '식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을 이유로 꼽고 있다. 하지만 장바구니 물가가 오르면서 코로나19로 어려워진 가계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코로나로 집밥이 한창인데 인상이라니", "안오르는 건 월급뿐인가", "소득은 줄었는데 안오른게 없다. 마트가면 야채 값도 엄청 올라있다", "강제 다이어트행", "물가 내린다고 물건 가격은 절대 안내리면서...이때다 하고 올리네", "농민들 피와 땀으로 수확한 쌀 비싸게 팔면 좋다. 근데 쌀값 폭락하면 식품업계가 가격을 내릴까? 무급휴무에 폐업하는 자영업자 넘쳐나는데 고통분담은 커녕 최악의 시기에 물가인상이라니 너무하다"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이번 가격인상에 대해 한 소비자단체는 가격 인상 근거가 미흡하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2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이하 협의회)는 "롯데제과의 최근 2개년 손익현황의 매출, 영업이익등을 분석한 결과 사측이 말한 가격 인상 요인은 타당하지 않다"라고 밝혔다.
앞서 롯데제과는 목캔디와 찰떡파이 가격 인상에 대해 "각종 원부자재 가격 및 인건비, 판촉비 등의 상승으로 경영 제반 환경 악화에 따른 조치다"라고 설명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롯데제과 목캔디의 주요 원재료로 파악되는 설탕류는 2017년 대미 2018년에 12.8% 하락, 2018년 대비 2019년에는 1.3% 상승해 평균 11.7% 가격 하락률을 보였다. 찰떡파이의 주요 원재료인 소맥분류는 2018년 대비 5.7% 하락했고, 유지류는 3.8% 내렸다.
또한 롯데제과 사업보고서를 통해 인건비와 판매촉진비 등도 분석한 결과 2019년 반기 1216억에서 2020년 1180억으로 3.0% 감소했다. 판매촉진비도 2019년 반기 36억에서 2020년 반기 34억으로 6.5% 감소했다.
또한 롯데제과의 영업이익은 2019년 반기 대비 2020년 반기에 38.9% 증가했으며 이는 매출원가 및 판매관리비 등의 비용 감소에 따른 결과로 분석했다.
협의회 측은 "업체의 주장대로 원부자재, 인건비 및 판촉비 등이 상승했다면 영업이익률이 감소해야 하는데 오히려 1.5%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회사의 경영제반 환경은 오히려 좋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소비자협의회는 롯데제과가 사실과 다른 이유를 들며 제품가격 인상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고통을 주고 단기적 기업 이익 확보에만 신경을 쓰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