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최근 4년간 10대와 20대 젊은 층의 자살 시도 증가율이 무려 70%를 넘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우울감을 뜻하는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가 생기고, 자살 시도가 증가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경제적 문제를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았다.
16일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받은 ‘건강보험 상해요인 대상자 중 자살시도 대상자의 급여현황’ 차료에 따르면 자살 시도 건강보험 급여 지수가 2015년 839건에서 지난해 1,112건으로 꾸준하게 증가해 최근 4년간 33%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10대와 20대 등 젊은층의 자살 시도 건수가 전 연령대에서 가장 크게 늘었다. 10대는 2015년과 지난해까지 4년 사이 21건에서 36건, 20대는 109건에서 187건으로 각각 71.4%와 75.1%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정 의원은 “10대와 20대 자살 시도 증가율이 70%를 넘어선 것은 큰 위험신호”라며 “학교와 지방자치단체가 협력해 강화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30대는 2015년 164건에서 지난해 193건으로 17.7% 증가했다. 40대는 자살 시도를 가장 많이 했는데, 4년 사이 237건에서 279건으로 30대와 마찬가지로 17.7% 증가했다. 50대는 146건에서 204건으로 39.7%, 60대는 89건에서 127건으로 42.7% 올랐다. 70대는 46건에서 49건으로 4.3%, 80대 이상은 27건에서 37건으로 37% 증가했다.
엎친 데 덮친 격 ‘코로나 블루’
나쁜 소식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10대와 20대 등 젊은 청년들의 자살 시도가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는 ‘코로나 블루’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 의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자살 시도는 총 35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6%나 증가했다. 국내에서 코로나19가 발발하고 대구에서 대규모 집단 감염이 확산하기까지 시기다.
전문가들은 자살률 증가에 대해 근본적인 원인을 악화한 경제 상황이라고 뽑았다. 경제 악화가 코로나 블루와 연결됐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정택수 한국자살예방센터장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악화한 경제가 ‘코로나 블루’를 만들었고, 여기에 올해 여름 최악의 장마·폭우와 태풍 피해가 연달아 더해지면서 사람들의 우울감을 증폭시켰다.
정 센터장은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젊은 청년들의 경우 학자금 대출과 취업난 등 경제적인 문제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특히 20대 여성의 자살과 자살 시도가 증가했는데, 남성보다 취업에 불리한 사회적 구조가 악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코로나19 여파로 악화된 경제가 여성들에게 치명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월부터 7월까지 일시 휴직자 수는 여성이 101만 6천 명으로 남성 60만 8천 명보다 67%가 많았다. 대면 중심의 서비스업이 코로나19 직격타를 맞으면서 해당 업종 종사자가 많은 여성들의 피해가 극심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 센터장은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서로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생활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라며 “사회적 거리두기 등 정부 방역 지침을 준수하는 선에서 SNS 등을 통해 타인과 소통하고, 가벼운 산책이나 운동 역시 자살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