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최근 환경부가 제품에 플라스틱 빨대 부착 금지 내용이 담긴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면서 관련 업계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친환경 빨대나 패키징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계획은 없는 상황. 특히 멸균우유처럼 팩에 담긴 제품의 경우 소비자의 편의를 위해 대부분 빨대가 부착되어 있어 이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다.

빨대가 부착된 매일유업 제품(사진=홍여정 기자)
빨대가 부착된 매일유업 제품(사진=홍여정 기자)

지난달 30일 환경부는 ‘제품의 포장 재질‧포장 방법에 관한 기준 등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에는 ‘음료제품에 플라스틱 빨대 부착 금지’ 항목이 명시됐다.

플라스틱 빨대 퇴출 움직임은 지난 2018년 스타벅스가 종이 빨대를 도입하기 시작하면서 식음료업계 전반으로 번져나갔다. 엔제리너스는 국내 최초로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지 않고 음료를 바로 마실수 있는 ‘드링킹 리드’ 뚜껑을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올해에도 친환경 바람은 계속됐고 특히 유업계의 변화가 두드려졌다. 국내 소비자들이 멸균우유나 두유, 요쿠르트 등에 부착된 빨대를 회사로 반납하는 운동을 전개하자 각 회사들이 동참했다.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은 소비자 운동단체 ‘쓰담쓰담’의 빨대 반납 운동에 화답하며 빨대 줄이기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지난 2017년 국내 최초로 빨대를 부착해 판매해 요쿠르트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던 ‘엔요’에 지난 6월부터 빨대를 제거해 판매중이다. 남양유업의 경우 거래처에 무상 공급되고 있는 플라스틱 빨대 수량을 30% 줄였고 어린이 요구르트 ‘이오’의 빨대 부착 계획을 전면 중단했다.

멸균우유서 빨대가 사라진다

‘빨대 제거’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빨대 제거가 음료 섭취에 불편을 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기 때문이다. 특히 멸균우유 등 팩에 들어있는 제품의 경우 빨대가 없으면 잘라서 먹어야 하기 때문에 불편이 따를 수 있다. 업계에서도 소비자 편의를 고려해 친환경 빨대 연구 등 다양한 대안 마련을 준비하고 있지만 아직 답답한 상황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2022년까지 제품에 부착된 플라스틱 빨대 제거를 목표로 진행 중에 있다”며 “제품에 따라 빨대가 필요한 제품이 있기 때문에 친환경 소재의 빨대 연구에 집중하고 있고, 컵커피 등 RTD 제품의 경우 입구 부분을 개선해 빨대 없이도 음료를 마실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7월 선제적으로 ‘엔요’ 제품에 대해 빨대를 없애면서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들과 개선된 제품에 대한 불편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의 의견이 있었다”며 “편의성에 부분에 있어 소비자들이 만족할 수준으로 제품에 적용할 수 있을지 해당 연구팀에서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멸균우유 제품에 플라스틱 빨대를 부착해 판매하고 있는 서울우유도 상황은 비슷하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라는 친환경 기조에 공감하며 대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며 “플라스틱 빨대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위해 관련 기업에 접촉하고 있지만 아직 시기는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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