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부회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롯데의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이 실적 부진에 시달리면서 강 부회장의 거취에 이목이 쏠렸지만, 결국 업계 안팎의 예상 대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재신임을 얻게 됐다. 올 한해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해 롯데쇼핑의 실적 개선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강 부회장은 롯데의 유통 사업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롯데그룹은 26일 롯데지주를 비롯한 35개 계열사에 대한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전체 임원의 20%가 줄어들었고 계열사 대표이사를 50대 초반으로 배치시켰다.
이번 인사에서 그룹의 핵심 경영진으로 꼽히는 4개 BU장 중 강희태 유통BU장, 이영호 식품BU장, 김교현 화학BU장이 모두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BU장들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됐다.
특히 유통 부문의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의 실적이 코로나19의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 인사 폭이 클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올해 상반기 롯데쇼핑 매출은 8조1226억 원, 영업이익은 53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8.8%, 82% 감소했다.
이러한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강 부회장을 연임시키며 한 번 더 힘을 실어주게 됐다. 업계에서는 신 회장이 안정을 택함과 동시에 진행 중인 사업을 정상화하라는 과제를 부여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강 부회장은 올해 초부터 강도 높은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체질 개선에 안감힘을 쓰고 있다 롯데쇼핑의 경우 백화점, 마트, 슈퍼 등 비효율 점포 244곳에 대해 3년간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올해만 99곳이 폐점했다. 롯데자산개발은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강도 높은 다이어트에 롯데쇼핑의 3분기 매출액은 4조105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6.8% 증가한 1111억 원을 기록하며 대체로 선방했다.
롯데쇼핑의 향후 실적 전망은 대체로 밝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이 지난해 3분기부터 시작됐던 감익 추세가 올해 2분기에 완료되고 3분기부터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변화되고 있다“며 ”3분기에 이어 할인점, 전자소매업, 슈퍼마켓, 홈쇼핑 등 실적 개선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내년에는 실적 턴어라운드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인사로 강 부회장의 사업 추진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고강도 구조조정과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함과 동시에 롯데의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롯데온(ON)’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앞서 롯데는 강 부회장 직속 데이터 거버넌스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키고 윤영선 롯데정보통신 상무를 TF장으로 임명했다. 또한 11번가 출신의 김현진 플랫폼센터장(상무)과 임현동 상품부문장(상무급)을 영입했다. TF는 그간 계열사가 개별적으로 관리하던 소비 관련 데이터를 모아, 사업 전반을 아우르는 데이터레이크(저장소)를 구축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