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유통 부문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체질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 초부터 이어진 비효율 점포 정리와 인력 구조조정에 이어 사업도 재편한다. 롯데쇼핑 사업 부문중이 하나인 롭스는 롯데마트에 편입되며, 롯데자산개발의 쇼핑몰 사업은 롯데쇼핑이 맡아 운영할 예정이다. 고강도 체질 개선으로 3분기 깜짝 실적 개선을 이룬 만큼 내년에도 롯데의 유통 부문 효율화 작업은 계속될 전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지난 17일 마트 부문에 H&B 부문을 편입하기로 결정했다. 롯데쇼핑은 백화점과 마트, 슈퍼, 이커머스, 롭스 등 5개 사업 부문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이번 결정으로 4개 부문이 됐다. 롭스는 롯데마트 내 상품기획본부 H&B 부문으로 재편된다.
지난 2013년 롯데슈퍼의 테스크포스팀(TF)으로 시작한 롭스는 CJ올리브영으로 대표되는 H&B스토어 시장이 커지면서 2014년 별도 사업부로 독립했다. 그러나 업계 1위 CJ올리브영의 장벽은 높았고 랄라블라, 세포라, 시코르 등 경쟁업체들의 진입으로 고전했다. 롭스가 속한 기타 사업 부문은 올해 3분기까지 2172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또한 롯데쇼핑은 24일 롯데자산개발 쇼핑몰 사업을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롯데쇼핑은 롯데자산개발이 운영하는 잠실 롯데월드몰과 롯데몰 김포·수원·은평·수지·산본점 등 6개 점포를 운영하게 됐다. 내년 1월 중순 기업결합심사를 거쳐 2월 1일 인수할 예정이다.
롯데쇼핑은 양수 목적에 대해 "복합쇼핑몰 사업 강화를 위한 롯데자산개발 쇼핑몰 사업을 인수한다"며 "롯데백화점 등 다른 유통업체와 롯데몰을 통합적으로 운영하게 된다"고 밝혔다.
복합쇼핑몰 운영 및 부동산 개발 사업을 전개하는 롯데자산개발은 최근 3년간 실적이 크게 악화했다. 2018년 169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한 이후 2019년 215억원, 올 3분기까지 419억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이에 지난 10월부터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한편 롯데의 이번 조치는 올해 초 발표한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보인다. 앞서 롯데쇼핑은 운영 효율과 수익성 개선을 위해 2022년까지 백화점·마트·슈퍼·롭스 등 700여 개의 오프라인 점포 중 약 30%인 200여 개를 정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후 연내 121개 매장을 정리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며 현재까지 마트·슈퍼 등 99곳이 폐점됐다.
점포 구조조정에 따라 롯데쇼핑 임직원 수도 줄었다. 롯데쇼핑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2만5052명이었던 전체 임직원 수(기간제 근로자 포함)는 올해 3분기 2만3201명으로 1851명이 줄었다. 또한 최근에는 롯데쇼핑의 과장급 이상 직급자 중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이 진행중이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체질개선의 결과 올해 3분기 롯데쇼핑의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28% 이상 상승하며 실적 개선의 가능성을 보였다. 증권가에서도 롯데쇼핑의 향후 실적을 긍정적으로 전망한다. 2021년 순매출액은 전년대비 1.8% 증가한 16.6조원, 영업이익은 63.9% 증가한 417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한다.
차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주력 사업 부문인 백화점의 기존점 성장률 회복과 코로나19에 따라 적자를 기록한 주요 사업부문의 적자 축소, 슈퍼·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 효율화등을 감안할 때 롯데쇼핑의 분기별 영업이익 실적 개선은 2021년에도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