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롯데칠성음료(이하 롯데칠성)이 새로운 대표이사를 맞이하며 내년을 준비한다. 올해 롯데칠성은 음료와 주류 부문을 통합하고 실적 개선에 주력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칠성 새 수장에 박윤기 전략기획부문 상무를 승진 발탁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올 한해 경영 효율화에 초점을 맞춘 이영구 전 사장(현 식품 BU장)의 뒤를 이어받은 박 대표가 롯데칠성의 수익성 개선을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26일 롯데그룹이 발표한 2021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 롯데칠성 새 대표에 박윤기 경영전략부문장이 내정됐다. 박 신임 대표는 1994년 롯데칠성에 입사해 마케팅, 해외사업, 경영전략부문 등을 거쳐 회사 경영 핵심 업무를 두루 경험한 ‘음료통’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인사를 두고 업계는 ‘파격’이라고 평가한다. 박 대표는 1970년생(올해 50세)으로, 지난해 초 상무보에서 상무로 승진한 지 2년 만에 전무로 승진하면서 대표이사로 발탁됐다.
이에 롯데그룹은 "시장의 수요를 빠르게 파악하고 신성장동력을 적극적으로 발굴할 수 있는 젊은 경영자를 전진 배치해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신동빈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탓에 음료 실적 부진
롯데칠성의 ‘위기’는 성적표를 통해 뚜렷하게 나타난다. 지난해 불매운동의 여파로 롯데주류와 음료의 매출 타격이 컸기 때문. 이에 롯데칠성은 지난해 12월, 11년 동안 분리 운영했던 음료와 주류를 통합한다고 발표했다. 통합 대표는 이영구 전 롯데칠성음료 대표(현 롯데그룹 식품BU장)가 맡았다.
롯데칠성은 사업 부문을 합쳐 시너지 효과를 노렸지만 올해 실적은 아쉬웠다. 불매운동의 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올해 초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된 탓이다. 롯데칠성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1조7506억 원과 93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3%, 18.1%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야외활동, 외식을 자제하는 분위기에 롯데칠성의 타격은 컸다. 특히 음료 부문에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며 전체 실적에 영향을 줬다.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292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줄었고 영업이익은 121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9% 감소했다. 주스(전년 동기 대비 –13.3%), 커피(-5.1%), 탄산(-0.7%) 등에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롯데칠성의 주류 부문 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6% 줄어든 4579억 원이다. 반면 영업 적자는 27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억 줄어들며 회복세를 보였다. 연결 기준으로 보면 9억 원의 영업흑자를 기록했다. 판촉비를 절감한 효과다.
박 대표가 당면한 최대 과제는 수익성 개선이다. 이에 롯데칠성은 3분기 주류 부문의 실적 개선세를 이어나가기 위해, 해외사업에 내실을 다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롯데칠성은 2017년 계열사 해외법인을 지주사인 롯데지주로 넘겨줬지만 올해부터 재인수 작업에 들어갔다. 지난 8월 중국(북경)·일본·싱가포르·미얀마 등의 음료 및 주류법인을 되찾았고, 9월에는 필리핀 펩시와 롯데주류 일본법인을 인수했다. 필리핀 펩시의 경우 미얀마와 파키스탄 내 독점 사업권도 보유 중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코로나19의 여파로 타격을 받은 만큼 이번 사태가 진정되면 실적 개선의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음료·주류 수요 부진으로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다”며 “공포 심리로 수요가 눌린 부분이 있어서 내년부터 수요 회복이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음료부문 영업실적 하락 및 날씨 영향에 대한 기저효과 및 주류 부문의 비욜절감과 소주, 맥주 매출액 확대에 따른 의미있는 영업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며 “특히 주류 부문의 경우 코로나19 영향에 따라 업소용 시장 축소 영향이 일부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향후 맥주공장 가동률의 유의미한 개선을 끌어낼 수 있는 추가 대안이 마련된다면 이전 수준의 연간 영업이익 회복까지도 기대가 가능하다”라고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