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부터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판매
1분 지나 선 선명해져…15분 후 결과 정확
음성이어도 증상있으면 PCR 검사 받아야
[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지난 29일부터 인터넷과 약국 등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의 판매가 시작됐다. 도입 논의 단계부터 전문가들 사이에서 ‘감염자를 신속하게 선별할 수 있다’는 입장과 ‘정확성이 떨어져 방역 체계에 혼란을 줄 수 있다’라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섰지만, 4차 대유행 위기 앞에 정부는 결국 자가진단키트 도입을 결정했다.
자가검사키트는 검사자 스스로 콧속을 문질러 검체를 채취해 검사하는 방식이다. 선별진료소 등을 방문하지 않고 15~20분 이내에 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검체 검사 결과 대조선(C라인)만 나타난 경우 음성, 대조선과 시험선(T라인) 둘 다 나타난 경우 ‘양성’을 의미한다. 대조선이 나타나지 않거나 시험선만 나타난 경우 다시 진단해봐야 한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조건부 허가한 두 제품은 휴마시스와 에스디바이오센서 제품이다. 기자는 그 중 에스디바이오센서 제품으로 자가검사를 실시해봤다. 지난 29일 온라인으로 구매했으며 다음날 받아볼 수 있었다. 패키지에는 총 2회분으로 검사용 기기, 용액통과 노즐캡, 멸균면봉, 사용설명서, 폐기용 비닐 등이 2개씩 구성돼있었다.
동봉된 사용설명서에는 그림으로 자세히 방법이 설명돼있어 수월하게 따라할 수 있었다. 우선 검사용 기기가 들어있는 봉투를 뜯어 이상이 없는 지 확인했다. 앞면에 결과창과 검체 점적 부위의 색상을 확인했고 뒷면에 유효기간을 살펴봤다.
이어 용액통과 노즐캡 봉투를 뜯어 용액통의 뚜껑을 열었다. 패키지 겉면에 용액 통을 꽂아둘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편리했다. 이어 멸균면봉을 꺼내 머리 부분이 오염되지 않도록 조심해 콧 속으로 넣었다. 기존 유전자 증폭(PCR) 검사 경험이 있었던 터라 기존보다 짧아진 면봉에 안심이 됐다. 1.5cm라는 기준이 있어서 좀 난감했지만 느낌상 면봉이 코 안쪽까지 들어갔구나 싶어질 때까지 찔러 넣었다. 그리고 오른쪽 10번, 왼쪽 10번 콧속을 문질렀다.
콧속에서 꺼내진 면봉은 상자에 끼워져 있는 용액통으로 들어갔다. 주변 이물질이 묻지 않게 옮겨야 해서 굉장히 조심스러웠다. 면봉을 넣고 여러 번 휘저은 뒤 꺼내고 통 뚜껑을 닫았다. 기자는 이 부분에서 노즐 캡을 반대로 닫는 실수를 범했다. 그림 설명서를 본 뒤에야 제대로 뚜껑을 닫을 수 있었다.
이어 검사용 기기에 검체가 섞인 용액 4방울을 떨어뜨렸다.(용액통의 용액을 모두 짜면 안됨) 1분 후 서서히 검사창이 보랏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시험선(T라인)을 지나 대조선(C라인)에서 선 하나가 발견됐다. 이는 검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항원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괜히 떨렸던 마음이 안정이 됐다. 그러나 15분 후에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는 안내에 좀 더 기다렸다. 15분 뒤, 대조선은 좀 더 진해졌고 그 외 다른 반응은 없었다.
자가검사키트를 사용해보니 호흡기 증상으로 코로나가 의심되는 상황일 경우 집에서 손쉽게 진단해 볼 수 있겠다. 물론 보조적인 수단일 뿐 자신의 몸 상태를 잘 체크하고 의심이 된다면 반드시 선별검사소나 진료소를 방문하는 것이 좋다.
질병관리청장도 자가검사키트를 반드시 보조적 용도로만 활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난 19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코로나19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브리핑을 통해 "자가검사키트는 식약처 허가사항에 따라 호흡기 감염증상이 있는 개인이 신속한 확진검사가 어려울 경우에 보조적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아직은 무증상자에 대해선 검증이 되어 있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가검사 결과, 양성인 경우에는 바로 선별검사소, 선별진료소를 방문해서 PCR(유전자 증폭)검사를 받고,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게 필요하다"라며 "결과가 음성일 경우라도 가짜음성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방역수칙은 반드시 준수하고, 감염이 의심될 경우에는 유전자 검사를 별도로 받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