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와동 신혼희망타운 ‘터파기 공사’만 1년 6개월
LH “장마로 공사 지연...공법 변경 등 어려움으로 입주 지연돼”

[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경기도 파주의 신혼희망타운을 분양받은 정모 씨는 지난 20일 입주가 7개월가량 지연된다는 ‘날벼락’ 같은 등기 우편을 받았다. 정 씨는 아내와 살고 있던 집의 전세 계약 연장을 포기하고 지난 17일 월세 55만 원으로 다른 집을 계약한 참이었다.

공사 지연으로 신혼희망타운 입주 기한 변경을 알리는 통지문. (사진=정 씨 제공.)
공사 지연으로 신혼희망타운 입주 기한 변경을 알리는 통지문. (사진=정 씨 제공.)

정 씨는 본지에 “입주를 위해서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전세대출과 중복으로 받을 수 없지 않나”며 “신혼희망타운 입주 시기에 맞춰 월세가 부담돼도 자금 융통을 위해 전세 연장을 포기했는데, 입주가 7개월이나 늦어질 줄 미리 알았다면 전세 연장을 해서 조금이라도 금액을 아낄 수 있었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가 신혼부부의 주거 안정을 위해 분양하는 신혼희망타운은 청약 초기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경기도 파주 와동동에 위치한 신혼희망타운은 지난 2019년 입주자 모집을 시작해 1년 반 넘게 공사가 진행 중이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지상층 일부 건물이 올라와야 했지만, 현재까지 해당 부지는 기초 공사 수준인 ‘터파기 공사’만 머무르고 있는 상황. 21일 LH 파주사업본부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비가 많이 와서 공기가 지연됐는데, 대략적인 공기 지연 상황을 입주민분들에 알린 상황”이라며 “현장의 공법이 복잡하게 바뀌는 바람에 공사가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신혼희망타운 부지. (사진=LH청약센터)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신혼희망타운 부지. (사진=LH청약센터)

하지만 실제 입주예정자들은 LH의 입주지연 공지가 너무 늦었다는 입장이다. 정 씨는 “올해 초 공사가 너무 지연돼 관계자에 ‘터파기 공사가 너무 오래 진행중인데 공사 진행이 느린 이유가 있느냐’는 문자도 보내봤지만 답장을 받지 못했다”며 “1~2개월도 아니고 반 년 이상 공기가 늘어진다면 문제가 생겼을 때 곧바로 공지하는 게 순리에 맞는 게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LH에서는 법률 검토를 통해 입주 예정자들의 계약금과 중도금, 입주 지연일수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해 입주 지연금 6.5% 가량을 배상해주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정 씨는 “공지만 일찍 해줬다면 월세 2년 치 약 1천 300여만 원을 아낄 수 있었을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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