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정기환 한국마사회 신임회장 취임...2025년 2월까지 임기
김우남 전 회장 부정채용 의혹으로 물러난 지 7개월만
취임사서 “통렬한 반성으로 대국민 신뢰 회복하자”
정 회장 “온라인 마권 발매에 전사적 역량 투입할 것”
내달 마사회 운영 윤곽...조직개편과 사업부서 재편 가능성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정기환 한국마사회 신임회장이 16일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정기환 리더십’을 공포했다. 특히 마사회 제38대 회장으로 임명된 정 신임회장이 경마에 AI와 메타버스 등 첨단기술 도입의 중요성을 밝혀, ‘말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뀔지 주목된다.
취임식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고려해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마사회 임직원들은 실시간으로 중계되는 사내방송을 통해 취임식에 참석했다.
정기환 신임회장은 취임 전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마사회 상임감사위원을 역임한 바 있다. 전임 김우남 전 회장이 부정채용 지시와 욕설 파문으로 물러난 지 7개월 만인 이달 11일, 정 신임회장이 취임해 공백을 채웠다.
이날 정기환 신임회장이 취임사를 통해 밝힌 ‘반성’ 의지도 이런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다. 정 신임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국민 신회 회복의 첫 단추는 지금까지의 해결 방식에 대한 통렬한 반성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공명정대하게 업무를 수행한다면 협력과 배려의 문화가 우리 안에 자리 잡을 것이고, 대국민 신뢰 회복을 향한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출손실 10조’ 마사회...‘온라인 마권 발매’ 사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지난 2020년 2월부터 경마 사업이 파행을 맞으면서, 마사회는 누적 매출손실이 10조 원에 달하는 경영 위기를 맞고 있다.
마사회에 따르면 2019년 7조 3600억 원이었던 경마매출은 2020년 1조 900억 원으로 85% 이상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4000억 원 수준으로 대폭 줄었다. 경마 파행 기간에도 마사회는 매주 무관중 ‘상생경마’를 유지하고 있다. 말 생산자 지원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주당 70억 원이 투입되는 ‘상생경마’에 마사회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5000억 원을 사용했다.
‘상생경마’와 인건비를 포함한 고정비 지출로 마사회는 만성 적자의 늪에 빠진 상태다. 재작년부터 직원들이 주 1일 휴업하고 휴업수당을 자발적으로 70%에서 50%로 낮췄지만, 지난해 10월 마사회는 결국 비상경영 체제를 선언해야 했다. 지난해 11월부터 부분개장으로 매출 일부분을 회복했지만, 경영 개선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마사회는 그동안 ‘온라인 마권 발매’에 사활을 걸어왔다. 경영 개선과 말 산업 활성화를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경륜과 경정이 지난해 8월부터 온라인 발매를 시작한 만큼, 마권 온라인 발매도 이뤄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 신임회장도 ‘온라인 마권 발매’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정 신임회장은 취임사에서 “최우선 과제인 온라인 마권 발매를 위해 전사적 역량을 투입할 것”이라며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변함없이 경마공원을 찾아준 고객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정 신임회장은 마사회의 경영 정상화와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미래지향적인 사업모델 설계 △공공성·공익성 강화 및 혁신방안 추진 △참여형 경마산업 생태계 조성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 △청렴하고 일하는 조직문화 조성 등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마사회 관계자는 취임식 이후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정 신임회장이 AI와 메타버스, 빅데이터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기술을 경마와 말 산업 전반에 걸쳐 선제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달까지는 정 신임회장이 각 부서 업무보고와 현황 파악, 지방 사업장 순회 등 일정을 소화한다”며 “내달부터 마사회의 새로운 운영 방향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와 함께 조직개편과 사업부서 재편도 병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 신임회장은 2017년 농림축산식품부 농정개혁위원회 위원과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한국마사회 상임감사위원을 역임한 바 있다. 정 신임회장의 임기는 오는 2025년 2월까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