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재정 1조5000억원 기여, 1만명 직·간접 고용 창출하는 ‘한국경마’
‘사행성’이라는 오해 속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규제...홍보도 불가능
일본 경마산업 모티브 게임 ‘우마무스메’ 韓 상륙...경마 인식변화 기대

올해는 한국경마 시행 100년을 맞는 뜻깊은 해다. 한국경마는 지난 1922년 사단법인 조선경마구락부 설립 후, 그해 5월 20일 서울 동대문훈련원 광장에서 처음으로 시작됐다. 경마 불모지에서 시작한 한국경마는 지난 100년 동안 세계 7위 규모로 성장하며 국민에게 레저를 제공하고 농가소득 창출에 기여했다. 하지만 한국경마는 여전히 ‘사행성’이라는 성격만 강조되며 건전한 스포츠가 아니라는 오해를 받는 상황. 이에 한국경마 100주년을 맞아 그 본질을 짚어본다. - 편집자주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1조 5000억 원 국가재정 기여, 농가소득 100억 원 창출, 축산발전기금 1000억 원 출연, 1만 명 직·간접 고용 창출, 140억 원 사회공헌 기금 지원.

정기환 한국마사회 회장은 한국경마 100년을 맞아 올해를 경마의 국민신뢰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정기환 한국마사회 회장은 한국경마 100년을 맞아 올해를 경마의 국민신뢰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앞서 언급한 수치는 시행 100년을 맞은 한국경마가 우리나라에 연간 기여하는 경제적 수치다. 이외에도 한국경마는 △국민에게 레저 공간 선사 △아시아 경마회의 개최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승마경기 성공 기반 설립 △경주마 육성 농가지원 △지속적인 국내산마 우대 정책 추진 △해외 16개국에 한국경마 실황 송출(연간 500억 원 규모) 등 기능으로 국내외 레저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경마는 ‘사행성’이 강하다는 오해로 대중들의 인식 속에 축구와 야구 등 다른 스포츠처럼 건전하지 않다는 인식이 퍼져있다. 이는 경마를 다루는 국가 정책도 마찬가지다. 국내에서 경마는 사행산업으로 지정돼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규제에 따라 홍보와 마케팅이 불가능한 형편이다.

미국과 프랑스, 영국, 독일 등 전통적인 말산업 선진국은 물론, 이웃 국가 일본에서도 경마가 고급 레저문화로 인식되며 대중 스포츠로 자리잡은 것과는 대비되는 것이다. 이들 말산업 선진국들은 경마를 건전한 스포츠로 육성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적극적인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일본 게임 ‘우마무스메’ 한국 상륙...경마 인식 달라질까


일본에서 돌풍을 일으킨 경마 캐릭터 육성 게임 '우마무스메'가 20일 한국 출시를 앞두고 있다. (자료=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 공식홈페이지)
일본에서 돌풍을 일으킨 경마 캐릭터 육성 게임 '우마무스메'가 20일 한국 출시를 앞두고 있다. (자료=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 공식홈페이지)

‘우마무스메’는 일본에 실존하는 경주마의 이름을 그대로 이어받은 캐릭터를 육성하는 게임이다. 대중들의 큰 인기를 받는 일본 경주마들이 자신들의 성격과 이름을 그대로 이어받은 미소녀 캐릭터로 새롭게 태어나, 게임 속에서 사람의 모습으로 경주를 펼친다.

일본 현지에서는 자유로운 캐릭터 육성이 가능하고 스토리 몰입도가 높아 게임의 완성도가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진감 넘치는 레이스와 경기 후 게임 캐릭터들이 펼치는 ‘위닝 라이브’ 공연 콘텐츠 등 볼거리도 풍부하다.

실제 ‘우마무스메’는 지난해 일본 현지에 출시된 뒤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우마무스메’는 일본 단일 시장 내 기록으로만 지난해 4월 전 세계 모바일 게임 매출 순위 3위, 일본 현지 양대 매출 순위 1위에 올랐다. 일본 서비스 시작 후 1년 만에 누적 다운로드 1400만 건, 트위터 세계 트렌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3월 카카오게임즈는 사이게임즈가 개발한 ‘우마무스메’의 한국 퍼블리싱을 맡기로 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를 이달 20일 출시할 예정이다. 카카오게임즈가 ‘우마무스메’ 일본 출시 한 달여 만에 한국 퍼블리싱을 결정한 건 현지에서의 인기를 고려했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 진행된 ‘우마무스메’ 사전 예약 수는 지난달 26일 이후 10일 만에 100만 건을 넘어섰다. 사전 예약을 시작한 애플 앱스토어까지 포함하면 사전 예약수는 더 늘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 공식홈페이지)
(자료=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 공식홈페이지)

한국경마 업계에서는 이번 ‘우마무스메’의 한국 출시로 경마가 사행성 논란을 딛고 건전한 스포츠라는 인식이 확산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10일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일본에서는 도쿄 시내 한복판에 경마 홍보전광판을 설치하는 등 경마문화를 건전한 대중스포츠로 인식하고 있다”며 “일본의 ‘우마무스메’ 열풍에는 경마를 즐기는 인구와 경마장 수가 한국에 비해 월등히 많은 배경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경마에도 흥미로운 비하인드 스토리를 가진 말과 스타 기수들이 많은데, 사행성이라는 오해로 축구나 다른 스포츠처럼 대중문화로 자리잡지 못해 아쉽다”며 “그러다 보니 한국경마 자체가 점점 음지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번 ‘우마무스메’ 게임 출시로 한국경마에 대한 인식도 조금이나마 바뀌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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