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경주마 세계랭킹 1위를 기록하며 세계최고 경주마로 선정된 한국마사회의 ‘닉스고’가 은퇴 후 이색적인 행보를 이어가며 챔피언의 명성을 떨치고 있다. 

명예 우체국장에 임명된 한국마사회 경주마 닉스고.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명예 우체국장에 임명된 한국마사회 경주마 닉스고.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한국마사회는 ‘닉스고’가 지난 5월 미국 메릴랜드주 핌리코 경마장에 위치한 우체국의 ‘명예 우체국장’에 임명됐다고 2일 밝혔다.

미국 우편공사는 1996년부터 매년 프리크니스 스테이크스 주간을 맞아 경주가 열리는 핌리코 경마장에 간이 우체국을 개설하고 경마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또는 말을 명예우체국장으로 임명하는 이벤트를 개최한다. 

올해 147회를 맞이한 프리크니스 스테이크스의 명예 우체국장에 한국마사회 소속 ‘닉스고’가 선정됐다. 경주마로서는 역대 세 번째 명예 우체국장이다. 사람이 명예 우체국장에 임명되는 경우 특별주간 동안 우체국을 감독할 의무가 주어지지만 경주마에겐 그러할 의무는 주어지지 않는다. 간이 우체국에서는 경주마, 조교사, 기수 등 평소 전달하고 싶었던 상대방에게 편지를 전달할 수 있으며, 프리크니스 경주를 기념하기 위한 특별한 우편소인과 우표를 발행한다.

닉스고를 생산한 사브리나 무어 씨는 인터뷰를 통해 “메를랜드의 가장 큰 행사 주간에 임명하는 명예 우체국장은 어릴 때부터 꿈꿔오던 일이라 매우 기쁘고 믿기지가 않는다”며 감격스러운 소감을 밝혔다.

챔피언 ‘닉스고’의 명성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지난 5월 7일 켄터키더비가 열리는 미국 처칠 다운스 경마장에는 닉스고의 이름을 딴 경주가 개최됐다. 한화 약 1억 9000만 원 상금이 걸린 1600m 대결로 ‘닉스고 오버나이트(Knicks Go Overnight)’경주가 펼쳐졌다. 

초대 우승마는 경주마 ‘쓰리 테크닉’이 차지했으며 닉스고와 호흡을 맞추던 조엘 로사리오 기수와 브래드 콕스 조교사도 이 경주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지만, 각각 3등과 6등을 기록했다. 

한편, 닉스고는 한국마사회가 자체개발한 유전체 분석 기술인 케이닉스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해 미국에서 구매한 경주마다. 2018년 미국 경마무대에서 데뷔한 ‘닉스고’는 데뷔와 동시에 탁월한 경주능력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왔다. 

2세 때 ‘브리더스컵 퓨처리티’ 우승과 ‘브리더스컵 주버나일’ 준우승을 기록했다. 4세에 접어들며 한층 성숙한 능력을 선보인 닉스고는 경마장의 신기록을 두 차례나 갈아치우며 커리어를 쌓았다. 5세에 ‘페가수스월드컵’, ‘브리더스컵 클래식’ 등 세계 무대를 석권했다. 이후 닉스고는 세계랭킹 1위에 올랐고, 지난 2월부터 경주마 생활을 마치고 씨수말로 번식 활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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