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화물운송으로 역대 최대 영업이익 달성
아시아나항공, 지난해 영업이익 흑자전환
여객 의존도 높은 LCC, 역대 최대 적자 이어가
올해 상반기 자가진단키트 수요로 운임 유지 전망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항공화물운송을 기반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지난해 각각 역대 최대 영업이익 달성과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호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여객 의존도가 높은 LCC들은 최대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최근 항공화물운임이 하향안정화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해 대형항공 실적에도 빨간불이 커졌다.
대한항공 ‘역대 최대 영업이익’, 아시아나항공 ‘영업이익 흑자전환’
대한항공은 지난달 27일 잠정 영업실적을 공시했다. 이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해 매출 8조 7534억 원, 영업이익 1조 4644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8.2%, 514.4%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 15일 별도 재무제표 기준 잠정 영업실적을 공시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매출 4조 1104억 원, 영업이익 4565억 원을 기록하면서 4년 만에 흑자전환했다.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모두 화물사업이 실적 호조세를 이끌었다.
대한항공은 반도체와 자동차, 배터리 등 부정기편 수요를 확보해 수익을 올렸다. 팬데믹 기간 대한항공의 화물사업은 양과 질 모두 꾸준히 성장했다. 2019년 4분기 27억 6500만km였던 공급은 2020년 4분기 29억 8400만km로 7.9% 늘었다. 지난해 4분기에는 공급이 33억 2400만km로 11.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송도 20억 3500만km에서 24억 6700만km, 28억 100만km로 늘었고, L/F(탑재율)도 2019년 4분기 73.6%에서 지난해 4분기 84.3%로 급성장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화물사업의 연간 매출액이 지난해 전년 대비 47% 증가한 3조 1485억 원을 기록해, 2020년 2조 1407억 원 매출을 넘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재작년 A350-900 여객기 2대를 화물기로 개조하고, 지난해 A350 여객기 2대와 A330 여객기 3대를 추가로 개조하는 등 적극적인 화물사업에 나섰다. 화물 수송력을 편당 각각 46톤, 16~20톤을 추가로 확보해 여객기 벨리(하부 화물칸)를 활용한 항공화물 수요에 대응한 것이다.
개조한 화물 전용 여객기 7대는 수익성이 높은 미주와 유럽 노선에 우선 투입됐다. △전자기계 및 기계부품 △반도체 및 제조장비 △전자상거래 물품 등의 탑재 물량을 늘렸고, 해당 노선 매출액은 전년 대비 각각 57%, 20% 증가했다. 또 극저온, 냉동, 냉장 수송 콜드체인을 구축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외에도 고부가가치 화물인 미주 지역 체리, 계란 등 신선식품을 운송해 수익성을 높였다.
‘자가진단키트’로 상반기까지는 항공운임 유지...하반기 불투명
반면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등 LCC들은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화물사업으로 팬데믹 파고를 넘고 있는 대형항공사와 달리 LCC는 코로나19 직격탄을 피하지 못해서다. 여객 의존도가 높은 LCC들은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2020년 1월 이후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심지어 진에어와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 LCC 3사는 올해 매년 2월 공개하던 잠정 영업실적을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진에어 등은 내달 사업보고서로 최종 실적만 공개한다.
증권사들은 이들 LCC 3사가 지난해 각각 1500억 원~3200억 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 지난 7일 잠정 영업실적을 발표한 에어부산은 지난해 204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2020년 1887억 원의 영업손실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된 것이다.
문제는 항공화물운임이 하향안정화되면서, 대형항공사들도 올해 실적 호조세를 이어가는 것이 불투명해졌다는 것이다. 또 화물운임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LCC들의 사업 계획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글로벌 항공화물 운송지수 TAC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3일 kg당 14달러 초반대였던 홍콩-북미 노선 운임은 올해 2월 10달러대로 주저앉았다. 이 기간 홍콩-유럽 운임도 kg당 8달러에서 6.61달러로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수요로 항공화물운임이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다만 이후 항공화물운임 하향세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항공화물 매출액은 5조 1975억 원을 예상한다”며 “전년 대비 감소는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까지 항공화물운임은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의 운송수요가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