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 기업가치 3조 원 이상 제시...KT, 우리은행, 하나카드 등 거론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지난 2019년 사모펀드에 인수됐던 롯데카드가 3년 만에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다. 아직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되진 않았지만, 롯데카드가 국내 5위 신용카드사인 만큼 인수 후보군들이 거론되고 있다.

롯데카드 광화문 신사옥. (사진=롯데카드)
롯데카드 광화문 신사옥. (사진=롯데카드)

4일 IB업계 등에 따르면 롯데카드 지분 59.8%를 보유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현재 롯데카드 매각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후보군으로는 우선 롯데카드 지분 20%를 보유한 2대 주주인 우리은행이 거론되고 있다. 지분을 추가 매입하면 롯데카드의 경영권을 확보하고, 우리카드와의 합병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업계 2위까지 올릴 수 있다.

BC카드와 케이뱅크 등을 보유하고 있는 KT도 롯데카드 인수전에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KT는 최근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자회사 BC카드와의 합병을 고려해 롯데카드 인수를 추진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BC카드는 전체 수익의 80%가 결제망 제공 수수료에서 발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카드사는 신용판매로 수익을 내지만, BC카드는 자체 결제망이 없는 은행계 카드사에 신용카드 발행 관리와 대금 결제를 대행하고 수수료를 받고 있다.  

문제는 기존 회원사들이 독자 결제망을 구축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는 것. 회원사 수익 중 3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우리카드는 이달부터 독자 결제망 구축에 나섰다. 전북은행은 지난해 BC카드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KB국민카드와 카드결제 프로세싱 대행 업무 계약을 맺었다.

KT가 롯데카드를 인수해 BC카드와 합병할 경우 기존 망 수수료 의존도를 낮추고 이용 실적 순위를 높이는 등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3년 전 MBK파트너스와 경쟁을 벌였던 하나카드도 유력 인수 후보로 꼽힌다. 하나카드는 지난 2019년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를 인수했을 당시 인수전에 적극 나선 바 있다. 하나카드가 롯데카드를 인수하면 점유율 3위로 올라서게 된다.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후 3년 새 롯데카드 순이익은 5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도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몸값을 높여 팔기에 좋은 시점이란 분석이 나온다. 

롯데카드는 2021년 전년보다 84.6% 증가한 2414억 원의 순이익을 냈으며,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는 2조 4384억 원이다.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의 기업가치로 3조 원 이상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카드사별 시장 점유율은 △신한카드 21.2% △삼성카드 18.0% △KB국민카드 16.9% △현대카드 16.8% △롯데카드 10.3% △우리카드 9.2% △하나카드 7.6% 순으로 나타났다. 

점유율 5위인 롯데카드가 매물로 나오면서 매각 결과에 따라 카드업계의 판도가 어떻게 바뀔지 업계 안팎의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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