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향한 양다리"
[뉴스포스트=김경배 국장]우리 조상들은 과거 흉년이 들어 양식이 부족해지면 소나무줄기와 칡뿌리 · 메밀꽃 · 토란 등을 먹었다. 이것들을 보통 구황식물이라 하는데 이는 구황작물과 달리 보통 산이나 들에서 저절로 자라는 것을 뜻하며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도토리다.도토리에는 탄수화물과 지방이 많아 옛날부터 식용으로 이용해왔는데 신석기나 청동기 시대의 주거지에서 도토리가 발견되고 있어 이를 뒷받침해준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1974년 서울 암사동에서 BC 5000년경 것으로 보이는 신석기시대 주거지가 발굴되었을 때 이 주거지에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조심스럽게 내쉬는 얕은 숨소리만 있었다. 그 숨소리가 점차 소년에게로 다가왔다.“쯧쯧, 저쪽으로 가 있어라!”어둠 속에서 여자의 목소리였다. 그 소리에 다가서려던 숨소리가 미끄러지듯 소년에게서 멀어졌다. 소년은 고개를 들어 소리 나는 쪽으로 손을 내밀었다.“누, 누구세요?”“오매! 이제야 정신이 드는 갑네?”이번에도 같은 목소리였다. 소년은 소리를 향해 길게 목을 빼 올렸다.“안보여요. 암 것도 안 보여요?”“야야,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다. 저 산꼭대기에서 굴러떨어짐서 니 이마빡이 깨져 버맀다. 그리도
[뉴스포스트 전문가칼럼=이재인] 여행을 하다보면 우리는 더러 명가 고택을 만나게 된다. 우선 이런 고택은 나이가 보통 이, 삼백년이나 되어 마치 넉넉한 어른을 뵌 것처럼 느껍고 든든하다.이런 기분이 들게 된 연유는 아마도 이 명가 고택이 대체로 휴먼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참으로 귀하고 매력적이다. 요즘처럼 각박하고 어려운 시대를 사는 우리한테 전하여 주는 미담은 교훈적이면서도 지녀할 건강한 시민의식이기도하다. 대개의 명가 고택들은 공통점이 있다. 먼저 이들 명가 고택들은 숱한 외세의 침입 속에서도 굳건하게 버
"관심종자 먹이사슬"
[뉴스포스트=김경배 국장] 암살의 역사는 기원전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인류가 국가조직의 형태를 갖추고 그 나라의 통치자가 나타나면서 권력투쟁에서의 상대방을 제압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루어졌다. 기원전 44년 율리우스 카이사르 살해 사건은 그중 대표적이다.갈리아 원정을 통해 현재 프랑스인 갈리아지역을 평정했으며 폼페이우스와의 대결에서 승리하여 독재관에 오른 그는 카시우스 롱기누스, 마르쿠스 브루투스 등이 주동이 된 공화정 옹호파들의 칼에 찔려 쓰러졌는데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와 그가 죽기 직전 내뱉은 ‘브루투
"속타는 최순실 슬롯머쉰"
[뉴스포스트 전문가칼럼=이재인] 지난해 봄에 중견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친우가 산에서 얻은 것이라면서 산삼 한 뿌리를 필자에게 선물했다. 고맙게 받아 아내한테 다시 선물했다. 옛날 같으면 마을이 술렁일 만큼 화제가 되었을 것이다.그런데 요즘에는 농촌에서 산양삼(삼(蔘)의 씨나 묘삼을 산에 심어 자연생태로 재배한 인삼)을 대량 생산 공급하기 때문에 희소가치가 많이 희석됐다. 하지만 사람의 신분과 계급 계층을 떠나 산삼의 효험이나 가치는 아직도 살아 있는 게 아닌가싶다. 산삼을 구하기도 힘들고 일반 인삼에 비해 신선이 먹는 약, 즉
[뉴스포스트=김경배 국장] AI에 이어 전국이 구제역 비상이다.각각 두 종류씩의 구제역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동시에 발생한 사상 초유의 사태에 직면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군 투입까지 고려하고 있으며 전수조사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10일 구제역 방역과 관련해 "인력 부족이 우려되는 경우 군(軍) 투입을 해야 할 상황으로 판단된다. 면밀히 검토해 신속히 판단해 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그만큼 정부가 현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는 것이다.이에 앞서 정부는 9일 가축방역심의회를
[뉴스포스트 전문가칼럼=황동연] 대통령 탄핵 정국이 몇 달 간 지속되고 있다. 지금까지 광화문 등지에서 14차례의 촛불집회가 있었다. 이에 맞서 소위 태극기 집회라고 하는 탄핵 반대 집회도 계속 되고 있다. 이 와중에 조기 대선이 가시화 되고 있고 대선 후보자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예비 후보들은 저마다 정치개혁, 경제 살리기, 민생 안정, 안보 와 외교 등에 대한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교육에 대한 공약을 하는 예비 후보들도 있다. 최순실 게이트 국정농단으로 상처를 입은 국민들은 과거 어는 때보다도 이번 대선후보자들의 국가 경
"여기도 좀 신경써 주시오"
[뉴스포스트=김경배 국장] 왕변태, 고추양, 방귀남, 성병, 백김치, 임신중, 석을년, 조진년, 변기통, 김치국, 자위왕, 경운기, 피바다, 하지만, 고양이, 박시개, 지애미, 허달려, 손가락, 조까치, 송아지, 김개년, 간강자, 엄어나, 권태기…….이 단어들은 개별적으로 나열해 보면 공통점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굳이 그 공통점을 찾자면 우리 주변에 있는 누군가의 이름이라는 것이다. 최근 개명이 쉬워져 다소 어색하거나 어감이 나쁜 이름을 새롭게 개명하는 경우가 많다.이처럼 어감이 좋지 않은 이름만 바꾸는
정체 모를 뭔가가 창호지를 뚫던 그 꿈을 잊지 못한 탓인지도 몰랐다.자작나무숲이었다. 발밑에 스치는 풀잎들에서 싱그러운 향이 맡아지는 기분 좋은 숲이었다. 누군가가 그 길을 하얀 숲이라고 소년에게 속삭였을 때 소년은 빙그레 미소를 지어 그 말을 되뇌기까지 했다. 숲에 딱 맞는 이름이었던 것이니. 아니, 그래서가 아니었다. 자작나무 숲이 낯설지 않았다.마치 오래전 수천 번도 넘게 봐 온 길처럼 하늘에 닿을 듯 커다란 자작나무들이 소년의 숨을 차오르게 했다. 자작나무 사이로 부챗살처럼 내려그어진 햇살도, 나뭇가지에 부딪혀 부드럽게 살랑
"손님이나 요리사나 예측불허"
[뉴스포스트 전문가칼럼=이재인] 글씨를 쓰는 서도인 이라면 누구나 자기가 아끼는 붓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 그것은 개인의 취향이고 색깔이기도 하다. 글을 쓰는 시인이나 작가에게도 그만이 고집하는 펜이나 만년필이 있다.상록수의 저자 심훈 선생은 일제치하에서 독립을 부르짖는 시를 썼는데 시를 쓰는 펜이 일제였다는 사실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A25 젤압메보 제펜’이 바로 심훈 선생이 썼던 펜이다.필자는 언론인으로서, 편집인으로서 작가로서의 꿈을 지닌 소년시대부터 좋은 만년필 하나 갖는게 염원이었다.그런 꿈이 50대 나이가 되어
“먼저 출발한 대선 사퇴버스”
[뉴스포스트=김경배 국장] 우리나라 대표 텃새는 참새다. 참새는 잡식성으로 먹는 먹이가 다양한데 번식기인 여름에는 곤충을 주로 잡아먹지만 가을이나 겨울에는 풀씨나 낟알을 주로 먹는다.특히 추운 겨울에는 먹이를 구하는 방법이 쉽지 않아 사람들의 집 주변 방앗간에 모여들어 벼 이삭과 볍씨를 먹으며 배를 채우고 추위를 피했는데 번식기 이외에는 무리생활을 하는 특성상 시끄럽게 지저귀는 것을 보고 유래된 말이 ‘참새 방앗간’이다.이밖에 꿩 종달새 멧비둘기 까치 등도 우리나라에서 일 년 내내 볼수 있는 대표적인 텃새이다. 반면 계절에 따라 월
[뉴스포스트 전문가칼럼=이재인] 나이가 들수록 일가친척들의 분쟁 조정자로 추대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사실 반갑잖은 일이다. 하지만 이는 나이 든 사람이 걸머지는 책무일 수도 있다. 각자의 이해득실 때문에 분쟁을 조정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필자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다가 한 가지 묘안을 고안해 냈다. 좋은 묘안일 것 같아 분쟁 대상자들을 부모묘소로 모두 불렀다. 여기에서 당사자들이 대면하게 되자 그만 일이 쉽사리 풀렸다.그간 거친 언행으로 서로를 헐뜯던 당사자들이 자기들 부모가 안장된 묘지 마당에서는 서로가 조심
계곡 아래로 하얀 자작나무 숲이 보였다. 숲길 옆으로 낮은 슬레이트 지붕이 오후의 햇살을 받아 자작나무보다 더 투명하게 반짝였다. 오늘도 소녀는 보이지 않았다. 거름을 가득 실은 경운기가 털털거리며 슬레이트 지붕의 오두막 옆을 지났다.경운기가 지나는 동안 슬레이트 지붕 위로 붉은 꽁지새 한 마리가 하늘 높이로 날아오르다 자작나무 숲으로 사라졌다. 아직 찬기가 가시지 않은 바람이 자작나무 가지를 흔들 때마다 잔가지의 떨림은 계곡 위의 소년에게까지 올라왔다. 어쩌면 오늘도 오두막엔 아무도 나타나지 않을지 몰랐다.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뉴스포스트 전문가칼럼=이재인] 80년대 중반에 조선족의 대표적인 지식인인 연변대 전 총장 김병민 교수가 한국을 방문한 뒤에 한 말이 내 귀에 이따금 생각난다. 그는 “한국은 현수막 사회”라고 정의했다. 이는 우리가 살고 있는 허황된 시대를 꼬집는 철학적 화두였다고 나는 생각했다.그는 북한에 있는 김일성대학 조문학부, 우리 표현으로 국어국문학과 출신인 셈인데 그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을 두루 체험한 문화 평론가이기 때문에 그의 말은 더욱 실감나고 설득력 있게 들렸다. 그의 해석은 요즘 우리가 살고 있는 거품시대에 대한 지적이기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