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보험사 CEO 간담회 열어
“자본 확충 시 유상증자 우선 고려해달라”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30일 “최근 경제‧금융 상황을 고려할 때 그 어느 때보다도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보험회사 CEO와 간담회’에서 이 원장은 “팬데믹, 원자재 수급 불안, 미 연준의 자이언트스텝 결정 등 사회‧경제의 굵직한 이슈들이 동시다발적으로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치며,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고 가파른 시장금리 상승 등이 보험회사의 자본적정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판단하며 이같이 말했다.
간담회에는 보험산업의 대내외적 위험요인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농협생명 등 생명보험사 대표 10명과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 등 손해보험사 대표 10명이 참석했다.
이복현 원장은 특히 위기 시 재무적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보험회사의 자본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지급여력비율(RBC) 제도 개선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상 속도가 유지될 경우 자본적정성 등급이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전사적 자본관리를 강화하고, 자본 확충 시에는 유상증자 등을 통한 기본자본 확충을 우선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간담회에서 금융감독원은 금리 시나리오별 스트레스 테스트 실시 등 자본적정성에 대한 상시 점검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PF대출 및 해외 대체 투자 부실 가능성이 증가함에 따라 PF대출 관련 여신감리를 강화하는 한편, 대체투자 관련 자산 건전성 분류의 적정성 등에 대한 자체 점검 강화도 주문했다.
보험회사는 해외채권 등 상당 규모를 외화 자산으로 운용하면서 91%가량을 외환 파생상품을 통해 헤지하고 있다. 이에 환헤지 전략을 단기에서 장기로 전환해 외화 유동성을 관리하고, 국내 외환시장의 안정을 위한 협조도 당부했다.
이복현 원장은 보험회사와 함께 미래 경영 환경 변화에 대해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반년 앞으로 다가온 IFRS17 및 신(新) 지급여력제도(K-ICS) 도입 준비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 원장은 “신 제도 이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보험 산업에 대한 신뢰가 저하될 수 있으므로, 전 과정에 걸쳐 철저한 준비가 중요하다”며 “금융감독원도 ‘신제도 정착 실무협의체’ 등을 통해 새로운 제도가 안착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어 취약계층 지원에 대한 관심과 소비자 보호를 위한 당면 현안 점검, 합리적인 대출금리 산정, 금리 인하 요구권 활성화 등을 요청했다.
마지막으로 이복현 원장은 “실손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과정에서 정당한 보험금을 청구하는 선량한 소비자에게 피해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며 “의료자문 풀(Pool)에 대한 공정성 확보 등 보험금 지급심사 과정에 대한 소비자 보호를 위한 현안도 계속 살펴봐 달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