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라이프·농협생명·KB손보 사장 임기 종료
성대규, 통합 마무리·경영 성과에 ‘합격점’
김인태, 역대급 실적 거뒀지만 교체·연임 갈림길
김기환, 그룹 주력 비은행 계열사 우뚝...‘연임 무게’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신한라이프, NH농협생명, KB손해보험 등 주요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임기가 내달 만료된다. 보험업계는 2023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자본건전성 제도(K-ICS) 시행과 함께 금리 상승으로 인한 업황 대응이 중요한 상황으로, 이들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오는 12월 말 성대규 신한라이프 사장, 김인태 NH농협생명 사장, 김기환 KB손해보험 사장의 임기가 끝난다.
성대규 사장, 통합 작업 완수·디지털 헬스케어 발 뻗어
성대규 사장은 2021년 7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합병으로 탄생한 신한라이프의 초대 CEO로 두 조직 간의 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33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이후 금융위원회 보험과장,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제11대 보험개발원장을 거쳐 2019년 3월 신한생명 대표이사로 선임됐으며, 신한라이프 출범과 함께 초대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신한라이프는 지난해 7월 출범 이후 올해 5월 업무 시스템과 정보통신(IT) 기반 시스템 통합, 8월 인사(HR) 제도까지 통합을 완료하며 물리적 화합을 마무리 지었다.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3696억 원으로 1년 전보다 8% 줄었다. 다만 HR통합 과정에서 발생한 일회성 비용이 포함돼 있고, 최근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 침체가 이어지는 업황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성 사장은 해외 법인 설립을 추진하며 수익성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신한라이프는 2021년 2월 베트남 재무부로부터 생명보험사 설립 인가를 획득한 후 올해 1월 첫 현지법인 ‘신한라이프 베트남 법인(SHLV)’를 출범했다.
신한라이프는 신한베트남은행 지점을 활용해 방카슈랑스 영업과 텔레마케팅(TM)에 중점을 둔 영업 전략을 펼쳐 현지 시장 내 기반을 다지고 있다.
미래 먹거리로 여겨지는 헬스케어 시장에도 선제적으로 진출했다. 2021년 3월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인 ‘하우핏(HowFIT)’을 중심으로 건강증진 관련 콘텐츠를 확장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생보업계 최초로 헬스케어 자회사 ‘신한큐브온’을 설립하기도 했다.
지난 9일에는 금융위원회로부터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본허가를 획득하며 신규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신한라이프의 마이데이터 본허가 획득은 2021년 6월 예비허가를 받은 지 1년 5개월 만이며, 보험업계에서는 교보생명과 KB손보에 이어 세 번째다.
업계에선 통합 작업 마무리와 신사업 행보 등 성과 측면에서 성 사장의 연임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일각에선 성대규 사장을 신한그룹으로 영입한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의 연임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인태 사장, 최대 실적 냈지만 지급여력비율은 미달
김인태 NH농협생명 사장도 임기 2년을 모두 채워 교체와 연임의 갈림길에 섰다. 김 사장은 1991년 농협중앙회 입사한 뒤 농협금융지주 경영기획부문장 등을 거친 정통 농협맨이다.
그는 취임 첫해부터 판매전략에 대대적인 변화를 주고 상품 포트폴리오를 보장성 인보험 중심으로 재편했다. 그 결과 NH농협생명의 순이익은 급증해 2021년 1년 전보다 170.8% 증가한 1657억 원을 거뒀다. 올해 3분기 순이익도 2421억 원을 기록하며 1년 전보다 112.1% 늘어나면서 분기 사상 최대치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재무건전성이 아쉽다. 농협생명은 김 대표 취임 전인 2020년 9월 만기보유채권을 매도가능채권으로 전량 변경한 바 있다. 매도가능채권은 금리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에 금리 상승기에는 평가 가치가 급락한다.
이에 올해 3분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일시적인 평가 손실로 지급여력(RBC)비율이 크게 하락했다. 지난 9월 농협생명의 위험기준 RBC비율은 107%로, 직전분기 180.3%보다 73.3%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매도가능채권 평가손실액이 5조 5000억 원에 달해 일시적 자본잠식 상태로 돌아섰다.
농협금융지주는 계열사 대표이사의 임기를 2년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연임은 가능토록 정하고 있다. 김인태 사장 전 CEO들이 모두 연임 없이 임기만 채운 점을 고려할 때, 김 대표의 연임 여부는 미지수다.
김기환 사장, 지주 계열 보험사 중 순익 1등
김기환 KB손해보험 사장은 부임 후 꾸준히 실적 개선을 이끌어오면서 연임이 유력하다는 평이다.
김기환 사장은 KB국민은행 소비자보호그룹 상무와 리스크관리그룹 전무, KB금융지주 재무총괄 부사장(CFO) 등을 거쳐 2021년 1월부터 KB손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KB손보는 2017년 3360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후 2018년 2620억 원, 2019년 2340억 원, 2020년 1640억 원을 기록하며 줄곧 하락세를 이어왔다. 이후 김 사장 부임 첫해 직전년도(1639억 원)보다 84.1% 상승한 3018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4년 만에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올해 3분기 KB손보는 손해율 개선과 함께 금융지주 보험사 중 가장 높은 실적을 거뒀다. KB손보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5207억 원으로 1년 전보다 93.4% 늘었다. 부동산 매각으로 발생한 1570억 원의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고도 21.3% 늘며 견고한 이익체력 회복세를 이어갔다.
KB손보는 그룹 내 주력 계열사인 KB국민은행(2조 5506억 원)의 뒤를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순익을 거두며 그룹 내 핵심 계열사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한편, 내년 3월에는 삼성생명 전영묵 사장, 한화생명 여승주 사장, 미래에셋생명 변재상 사장과 김재식 사장, 현대해상 조용일 사장과 이성재 부사장 등의 대표이사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