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출신’ 손병환 농협회장 올해 말 임기 만료
재판 승소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3연임 ‘청신호’
손태승 회장 '라임 불완전 판매' 중징계...연임 갈림길
BNK금융지주, 후임 인선 내부냐 외부냐 주목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신한금융, 우리금융, 농협금융 등 금융지주사 최고경영자(CEO)의 임기 만료가 다가오면서 연임 여부에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연이은 호실적과 일부 CEO들의 사법 리스크 해소,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등을 고려하면 교체보다는 연임에 무게가 실렸다는 관측이 많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임기은 12월 31일 임기를 마친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도 2023년 3월 두 번째 임기를 마친다.
손병환 NH농협금융 회장, 내부 출신 첫 연임 도전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의 경우 11월 중순쯤 연임 여부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농협금융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따르면 회장 만료 40일 전에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농협금융 출범 이후 농협금융의 수장 자리는 신충식 초대 회장을 제외한 신동규(전 재정경제부 기획관리실장), 임종룡(전 기획재정부 1차관), 김용환(전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김광수(전 금융위 서비스국장) 전 회장까지 관료 출신들이 차지했다. 손 회장은 사실상 첫 내부 출신 회장인 셈이다.
업계에선 손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 농협금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증가한 1조 3505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또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손 회장은 신임하는 것으로 알려져 연임에 힘을 더하는 모양새다. 농협금융지주는 농협중앙회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회장 선임에 중앙회의 의중이 크게 작용한다.
조용병 회장 ‘법적 리스크’ 해소..3연임 가나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도 연임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사법 리스크를 해소하면서 3연임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은 10~11일 이틀간 3분기 결산보고 정기이사회를 열고 차기 회장 후보 선정 일정 등을 논의한다.
신한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성재호 의장을 비롯해 곽수근, 배훈, 이용국, 이윤재, 진현덕, 최재붕 등 사외이사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앞으로 3~4차례 회의를 열고 조 회장을 비롯한 주요 자회사 CEO 등을 대상으로 차기 회장 후보군(롱리스트)과 최종 후보군(숏리스트)을 추릴 예정이다. 오는 12월 초 최종 면접을 거쳐 차기 회장을 확정할 계획이다.
금융권에선 2017년 3월부터 신한금융을 이끌어 온 조 회장의 3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조 회장은 신한은행장 시절 채용비리 의혹으로 기소됐는데, 대법원이 지난 6월 30일 무죄 판결을 확정하면서 사법 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됐다.
지난 2017년 3월 취임한 조 회장은 3년 임기를 마친 뒤 2020년 3월 주주총회에서 다수주주의 동의를 얻어 3년 연임에 성공했다. 취임 이후 오렌지라이프생명보험, BNP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 등을 인수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신한금융의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은 4조 3154억 원으로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하는 동시에 ‘5조 클럽’ 입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연임 ‘안갯속’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3연임 도전에 ‘적신호’가 커졌다.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지난 9일 금융위원회로부터 ‘문책경고’ 상당의 중징계를 받았기 때문이다.
금융사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는 △해임권고 △직무정지 △문책경고 △주의적경고 △주의 등 5단계로 분류된다. 문책경고 이상은 3~5년 금융사 취업이 제한된다. 이번에 금융위가 문책경고를 확정하면서 손 회장은 원칙적으로 연임이 불가능해졌다.
앞서 손 회장은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관련한 금융감독원과의 법적 다툼에서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 선고를 받은 바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손 회장이 중징계 취소나 효력 정지 등 행정 소송을 제기한 뒤 연임 절차를 밟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만약 법원이 손 회장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 금융위원회의 징계 효력이 일시 중지돼 연임에 도전할 수 있다.
우리금융노동조합협의회도 손 회장의 연임에 힘을 보태며 “손 회장에 대한 제재를 정부의 관치 시도”라며 “중징계를 통한 우리금융 흔들기가 계속된다면 강력한 투쟁으로 맞설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지난 2017년 12월 우리은행장에 취임한 손 회장은 2019년 1월 우리금융지주가 재출범하면서 회장과 은행장을 겸임했으며, 2020년 3월부터는 지주 회장직만 유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우리금융의 당기순이익은 1년 전보다 24% 증가한 1조 7614억 원을 기록하며 5대 금융지주 중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김지완 회장 떠난 BNK금융...후임 내부냐 외부냐
임기를 5개월 정도 남기고 회장직에서 조기 사임한 김지완 BNK금융 회장 후임에도 이목이 쏠린다. 2017년 취임해 2020년 연임에 성공한 김지완 회장은 지난 7일 자진 사임했다.
BNK금융지주에 따르면 이날 김 회장은 최근 제기된 가족 관련 의혹에 대해 도덕적 책임을 통감하고 있으며, 최근 건강 악화와 그룹의 경영과 조직 안정을 사유로 사임을 결정했다.
지난 10월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선 BNK금융그룹 계열사가 김 회장의 자녀가 있는 회사를 부당하게 지원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금융권에선 김 회장의 자진 사임은 자녀 특혜 의혹 제기에 이어 금융감독원 조사가 이어진 데 따른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국내 최대 지방금융그룹인 BNK금융을 이끌 수장 후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BNK금융 최고경영자 경영승계 계획에 따르면 차기 회장은 그룹 내부 승계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내부 승계 후보군에는 안감찬 부산은행장과 최홍영 경남은행장,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 등 9개 계열사 대표들이 해당된다. 다만, BNK금융은 지난 4일 이사회를 열고 회장 후보군에 내부 인사뿐 아니라 전문기관의 추천을 받아 외부 인사도 포함한다고 경영승계 규정을 수정했다.
내부 승계 후보군에는 안감찬 부산은행장과 최홍영 경남은행장,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 등 9개 계열사 대표들이 해당되며, 안감찬 은행장이 유력한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외부 출신 인사로는 박영빈 건설공제조합 이사장(전 경남은행장), 손교덕 전 경남은행장, 빈대인 전 부산은행장, 안효준 전 BNK투자증권 대표이사 등 전직 임원들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한편, 연말·연초 금융지주 회장뿐만 아니라 주요 은행장들도 상당수 임기가 끝난다. 진옥동 신한은행장, 권준학 NH농협은행장의 임기가 올해 12월에 만료되며, 박성호 하나은행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의 임기도 2023년 1월 2일까지지만, 앞서 연임 없이 남은 임기를 마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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