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회장 11월 20일 임기 만료 예정...연임 가능성은
허인·이동철·양종희 부회장, 박정림 총괄부문장 등 하마평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오는 11월 20일 임기를 마무리하면서 차기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윤 회장의 4연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앞서 다른 금융지주들이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면서 KB금융도 세대교체에 동참할 것이란 의견에 힘이 실린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이르면 이달 말 회장후보군 예비 후보군(롱리스트)를 추린다. 지난 2020년 CEO 선임 절차를 고려하면 8월 말 3~4인의 최종 후보군(숏리스트)를 구성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을 실시한 뒤 9월 중순께 최종 후보가 선정될 예정이다.
내부 후보군으로는 윤종규 현 회장을 비롯해 1961년생 동갑인 허인 부회장(글로벌‧보험부문장), 양종희 부회장(개인고객‧WM/연금·SME부문장), 이동철 부회장(디지털‧IT부문장) 등이 꼽힌다. 그룹의 4대 축으로 꼽히는 박정림 총괄부문장(KB증권 사장)도 언급된다.
이들 중 허인·양종희 부회장과 박정림 총괄부문장 등이 서울대 출신으로 현 정부 금융팀과도 코드가 맞는다는 평가다. 먼저 허인 부회장은 서울대 법학과, 양 부회장과 박 총괄부문장은 각각 같은 학교 국사학과,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 부회장은 고려대 법학과를 나왔다.
허 부회장은 윤 회장으로부터 KB국민은행장 자리를 물려받아 2017년 11월부터 2021년 말까지 역임했다. 임기가 끝난 2021년 국민은행의 총 당기순이익은 2조 5380억 원으로, 2017년 말보다 16.7% 증가했다.
은행장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허 부회장이 윤 회장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내부에선 이미 허 부회장이 보폭을 넓히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허 부회장은 그룹 부회장으로서 영업그룹과 글로벌, 보험 부문을 총괄하며 CEO로서의 자질을 다져 경쟁에 앞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이재근 국민은행장을 비롯한 김기환 KB손보 사장, 이창권 국민카드 사장 등 주요 계열사 사장단도 후보군에 포함될 전망이다. 이외에도 윤종규 회장 직전 KB금융을 이끌었던 임영록 전 회장과 같은 관료 출신 외부 후보도 거론된다.
한차례 더 회장직을 역임할 수 있는 윤 회장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 보험과 증권 등 굵직한 인수합병(M&A)에 성공하고 ‘리딩금융’ 타이틀을 거머쥐는 등 실적이나 성과 측면만 놓고 보면 연임 가능성도 적지 않다.
다만, 다른 주요 금융지주사의 회장들이 실적과 무관하게 세대교체를 진행한 만큼 KB금융도 변화에 동참해 ‘포스트 윤종규’ 시대가 열릴 것이란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 정부가 금융지주 최고경영자 연임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시각이 있어 윤 회장의 4연임은 어렵다고 보고 있다”며 “내부적으로는 허인 부행장이 이미 보폭을 넓히고 있다는 얘기도 돌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