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임추위 27일 ‘2차 후보군’ 공개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등장에 노조 ‘관치’ 반발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오는 27일 차기 회장 후보군을 압축한 숏리스트(2차 후보군)를 발표한다.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회장이 유력 후보로 급부상하면서 금융권 관치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사진=우리금융그룹)
(사진=우리금융그룹)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27일 차기 회장 1차 후보군(롱리스트) 7명 중 2~3명을 추려 발표하고, 내달 초 최종 후보자를 가릴 계획이다. 당초 후보군에 포함됐던 김병호 전 하나금융 부회장이 막판에 후보직을 고사하면서, 롱리스트는 현직 내부 인사 5명과 외부 인사 2명 등 7명이 추려졌다. 

내부 인사로는 이원덕 행장과 박화재 우리금융 사업지원총괄 사장, 김정기 우리카드 사장, 박경훈 우리금융캐피탈 사장, 신현석 우리아메리카 법인장 등 5명이 추천됐다. 외부인사로는 임종룡 전 위원장과 이동연 전 우리FIS사장 등 2명이 포함됐다. 

금융권에서는 이원덕 행장, 박화재 사장 등 내부 현직 인사들과 임종룡 전 위원장의 3파전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우선 그룹 내 대표 전략기획통으로 평가받는 이 행장은 공주사대부고와 서울대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한일은행에 입행했다. 우리은행 출범 후 전략기획팀 수석부부장과 자금부장, 미래전략단장, 경영기획그룹 집행부행장, 지주 수석부사장 등을 맡았다. 2022년부터 우리은행을 이끌며 현재 우리금융 비상임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광주상고를 나와 옛 상업은행에 입행한 박화재 사장은 주택금융사업단장, 서초영업본부장, 여신그룹 담당 부행장 등을 거친 그룹 내 영업통으로 통한다. 우리금융 내부에서도 온전히 업무 능력만으로 지주 사장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룹사 시너지와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에 기여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우리금융의 다올인베스트먼트 인수를 성사시키기도 했다. 

임 전 위원장은 영동고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나와 행정고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금융위원장과 국무총리실 실장, 기획재정부 1차관 등을 지낸 전통 관료 인물이다. 2013년부터 2년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역임했고, 금융당국 수장 시절 우리은행 민영화 작업에 관여해 현장과 정책의 영역을 두루 이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관료 출신인 임 전 위원장이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측에 차기 회장 입후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융권에선 모피아(옛 재경부 출신)와 관치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전국금융사업노동조합은 지난 2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회장후보 포함에 따른 우리금융 노동자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금융노조는 “차기 회장 1차 후보군에 지명된 임종룡은 기재부 관료 출신으로 2013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취임 후 최고경영자의 독단과 비리를 감시해야 할 사외이사자리에 정부 고위관료 출신 친분 인사 임명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며 “차기 회장 인선 이슈로 연일 기사화되고 있는 우리금융지주가 이번엔 모피아와 올드보이들의 놀이터로 전락하는 상황이 생길까 매우 우려스럽다”고 주장했다. 

이어 “임 전 위원장은 우리은행 민영화 때 금융위원장을 지내며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발표하고 당시 우리은행 민영화의 핵심 키워드는 자율경영임을 주장했다”면서 “우리은행이 2001년 공적자금 투입 이후 성장의 가장 큰 걸림돌은 정부의 경영간섭이라고 말했던 인물이다. 이런 인사들이 우리금융 수장 자리를 노린다면 스스로 관치를 입증하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한편, 우리금융 임추위는 27일 2~3명의 후보를 추린 숏리스트를 발표한 뒤 2월 초 경영에 대한 후보들의 프레젠테이션(PT)과 심층 면접을 실시하고 최종후보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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