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VCM서 기업 가치 지표로 ‘시총’ 제시
롯데그룹 시총 19조3320억원, 1년 새 0.55% 증가
롯데케미칼 시총 관리 우등생, 1년 새 27.67% 성장
4대 신성장동력 사업에 중점…미래 성장 TF 구성

[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기업가치를 측정하는 가장 객관적 지표는 시가총액이다. 자본시장에서 우리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원하는 성장과 수익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해달라”

지난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주요 계열사 CEO들에게 시가총액을 화두에 올리며 기업 가치 제고를 주문했다. 약 11개월이 지난 현재 롯데그룹 상장 계열사 10곳 중 시총이 상승한 곳은 3개사 뿐이다. 최근 재계 순위 5위에도 밀려나며 위기감이 고조되는 롯데그룹. 신 회장의 특명인 주가 관리를 위해 4대 핵심 신사업 키우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그래픽=뉴스포스트 강은지 기자)
(그래픽=뉴스포스트 강은지 기자)

롯데 계열사 시총 관리 성적표는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롯데그룹 상장 계열사 10곳(우선주 포함)의 시가총액은 19조4378억원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주가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지난해 7월 14일 기준 19조3320억원 대비 0.55% 상승한 수치다.

지난해 7월 이후 시총이 오른 기업은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 롯데케미칼, 롯데정보통신 등이다.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7월 초 롯데제과와 롯데푸드 합병으로 약 7500억원 대의 시총이 9000억원 규모로 증가했다. 지난 5일 종가 지준 롯데웰푸드의 시총은 1조425억원으로 계열사 중 가장 큰 폭(40.67%)으로 늘어났다. 다만 합병 이후 주가는 하락세다. 지난해 9월 30일 13만9000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이후 현재 11만원 대를 기록중이다.

롯데케미칼은 5일 기준 시총 7조4173억원으로 지난해 7월 14일 기준 5조8097억원 대비 27.67% 성장했다. 지난해 1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냈지만 손실 폭이 크게 줄어들며 2분기 실적 성장 기대감이 전망되고 있다. 롯데정보통신 시총은 4057억원에서 4426억원으로 9.1% 늘어났다.

반면 유통 사업을 담당하는 롯데하이마트‧롯데쇼핑 등의 시총은 줄었다. 롯데하이마트 시총은 3883억원에서 2715억원으로 30.28% 줄었다. 롯데쇼핑은 2조5488억원에서 2조2857억원으로 10.32% 감소했다.

롯데하이마트는 소비 침체 여파에 지난해 롯데그룹 인수 이후 첫 적자에 이어 1분기에도 수익성이 악화되며 주가가 부진하다. 롯데쇼핑은 1분기 체질개선을 통해 적자였던 마트와 슈퍼 부문 수익성이 개선되며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하이마트, 홈쇼핑 등 자회사 실적 부진 여파에 여전히 주가는 하락세다.

지주사인 롯데지주 또한 신 회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이다. 롯데지주(우선주 포함) 시총은 지난해 7월 3조4943억원에서 이달 초 3조275억원으로 13.36% 감소했다. 이 외에도 롯데렌탈(20.87%), 롯데칠성(16.4%‧우선주 포함), 롯데리츠(22.21%) 등의 계열사 시총이 줄었다.

시총 순위를 살펴보면 50위권 내에 롯데 계열사는 8일 기준 롯데케미칼(46위) 뿐이다. 100위권 내에는 없으며 롯데지주(101위), 롯데쇼핑(131위), 롯데정밀화학(166위) 순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롯데지주 제공)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롯데지주 제공)

5대그룹 자리 내줘... 포스코에 이어 6위

최근 롯데그룹은 재계 순위가 하락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3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에 따르면 자산총액 기준 롯데그룹은 129조6570억원으로 132조660억원을 기록한 포스코와 순위가 뒤바뀌며 6위로 밀려났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등으로 자산 총액이 8조원가량 늘었지만 포스코그룹의 자산 총액이 지난해 96조3000억원에서 30조원 가까이 오르며 순위가 뒤바꼈다. 다만 공정위는 포스코 자산 총액 증가에 대해 “포스코는 물적 분할 이후 포스코홀딩스가 보유한 포스코 주식 가치 약 30조원이 자산으로 추가 산정돼 자산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명목상 자산이 늘었지만 포스코의 실질 자산이 크게 변화한 것은 아니지만 롯데그룹 입장에서는 뼈아프다. 또 다른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자산 부문에서도 기존 순위를 유지하지 못했기 때문. 롯데그룹이 재계 5위를 내준 것은 2010년 이후 13년 만이다.

(사진=뉴스포스트DB)
(사진=뉴스포스트DB)

‘신사업’ 너만 믿는다…미래 성장 TF도 가동

한편 롯데그룹의 기업 가치는 신사업에 따라 재평가 될 전망이다.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성장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적극적으로 신사업을 발굴‧육성하고 있고 기존 사업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그룹사들과 함께 노력하고 있다”며 “안정적인 경영 성과 창출과 롯데그룹 브랜드 이미지 향상 및 리스크 관리에 힘써 시장에서 롯데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고 주주이익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롯데그룹은 헬스앤웰니스,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뉴라이프 플랫폼 4가지 테마의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공식화하고 적극 육성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5월 37조원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최근에는 그룹의 중장기 비전과 관련한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을 위해 롯데지주 경영혁신실 산하에 ‘미래 성장 TF’를 구성했다. 일본 롯데홀딩스에도 한국과 같은 TF가 구성돼 양국 시너지 강화에도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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